정혜진 ㈜어여모 대표(정약사의 비타민약국장)
일반적으로 인체 유해한 담배를 단순히 커피처럼 기호식품 정도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하다. 하지만 흡연은 심혈관계, 치매, 암 등 치명적인 질환과 연관이 깊으며 무엇보다 반복적인 중재와 금연시도가 필요한 것으로 만성질환에 해당된다. 따라서 단순히 행동요법만이 아니라 금연치료제와 금연을 돕는 약물을 함께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고, 전문가의 올바른 지도와 심리적 지지가 꼭 필요한 영역이다.
2017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의 흡연 인구는 약 1천여명 정도로 추정되며, 성인흡연율을 줄이고자 정부 금연사업을 추진 중으로, 성인 남성 흡연율의 경우 꾸준한 감소세를 보이며 2017년 38.1%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2007년 이후부터 흡연율의 감소폭은 오히려 줄어드는 추세로 약 10여년간 금연에 성공하는 사람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실제로 흡연자 2명 중 1명이 금연을 시도하고 있지만 이 중 대다수가 실패를 경험하고 있다. 금연 실패의 가장 큰 이유는 흡연을 중단하면서 생기는 금단증상이 비흡연자가 상상하는 정도 이상으로 심하기 때문이다. 이를 본인 의지만으로 극복하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오죽하면 한번에 금연을 성공한 사람은 독해서 상종하지 말라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다. 금연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서 금연 성공까지 전문가의 지속적인 맞춤 금연상담이 꼭 필요하며, 니코틴대체제(NRT)의 적극적인 활용이 도움될 것이다.
약국은 병원이나 보건소에 비해 접근성이 좋고 금연에 필요한 개인의 병력이나 컨디션을 파악하기가 용이하다. 또 금연을 위해 약국을 찾은 흡연자의 경우 강한 금연의지가 있기에 약국에서 조금만 관심을 기울인다면 금연 성공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금연이 필요한 대상에게는 적극적으로 금연의 필요성을 강조해 금연 의지를 갖게 하는 것도 필요할 것이다. 약국에서는 금연 상담을 통해 흡연자의 특성을 파악해 금단 증상 해결로 금연 성공을 돕는 니코틴 대체제를 추천하고, 정확한 복약지도를 통해 환자를 도울 수 있다.
일반의약품 중 대표적 금연보조제인 니코틴 대체제는 금연의 약물 치료 가이드라인에서 1차 치료로 권장되며, 대표적으로 니코틴 껌과 패치가 있다. 이 중 니코틴 껌은 금연 첫 주에 최고조에 달하는 금단증상을 효과적으로 줄여줘 지속적으로 사용 시 의지로만 금연할 때 보다 금연 성공률을 2배 높여준다.
하지만 이 같은 장점과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니코틴 대체제에 대한 인식은 저조하고, 다양한 오해가 존재한다. 니코틴을 발암 물질로 오해하거나 니코틴 껌 중독에 대한 우려 등이 대표적이다. 니코틴 자체는 발암 물질이 아니며, 담배를 피울 때 함께 흡입하는 4000여 종 이상의 화학 물질이 암이나 기타 질환(만성 기관지염, 폐기종 등)을 유발한다. 니코틴 대체제는 소량의 니코틴을 공급해 금단 증상을 완화해 담배의 양을 점차 줄여가고 금연에 이를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또한 니코틴 껌, 패치에는 중독을 일으킬 만큼의 니코틴이 함유돼 있지 않다. 문제는 이러한 오인된 정보로 인해 금연 1차 치료로 권장되는 니코틴 대체제를 시도조차 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는 점이다.
약사들은 금연을 결심한 또는 금연이 필요한 대상에게 니코틴 대체제를 사용할 경우 금연 성공률이 올라갈 수 있음을 알리고 결국 건강에 이로운 것임을 알릴 필요가 있다. 특히 니코틴 대체제는 복약지도가 매우 중요한 제제로 용법?용량 및 흡연량에 따른 사용법을 제대로 지키지 않으면 울렁거림 등의 불쾌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고, 이로 인해 사용을 중단하게 되면 재흡연으로 이어질 수 있다. 약사는 흡연자에게 맞는 적절한 제제를 권해주고 정확하게 복약지도를 해주어야 한다.
니코틴대체제(NRT)는 약국에서 취급할 수 있는 일반의약품 금연보조제이지만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약국 효자 품목은 아니다. 하지만 다른 질환보다 흡연의 경우 환자상담과 금연관련 약물의 정확한 복약지도가 필요한 만큼 약사가 보다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국가의 금연 지원 정책과 더불어 질환과 치료 약물에 대한 이해를 통해 금연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많은 흡연자들에게 도움을 주도록 함께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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