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상샘암·유방암 과잉 진단의 실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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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 J의 생생한 연구소

암으로 인한 사망을 예방한 사람 1명.
건강에 큰 여향을 미치지 않았지만 불필요한 치료를 받은 사람 10명.
암으로 진단했다가 추가 검사에서 암이 아닌 것으로 판명된 사람 200명.

통증을 참아가며 받는 유방암 검사, 당신에게 꼭 필요한 검사일까요? 암은 늦게 발견할 수록 완치가 어려워 빠른 진단과 수술이 답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일부 암의 경우는 좀더 고려할 사항이 있습니다. 무리한 항암 치료를 받는 것보단 암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예후를 관찰하며 삶의 질을 보존하는 것이 더 중요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꾸준히 논란이 있었던 갑상샘암이 대표적입니다. 갑상샘암을 경험한 환자의 5년 상대 생존율은 100.2%로 오히려 일반인보다 높습니다. "목에 혹이 만져지는 등 증상이 없는 성인은 갑상샘암 조기 검진이 필요하지 않다.", "1㎝ 이상인 결절(혹)에만 추가 검사 후 수술을 시행하도록 권고한다." 등 국립암센터와 대한갑상선학회의 조기 검진 및 치료 권고에도 잘 드러나 있죠.

마찬가지로 최근 의료계 일각에서는 유방촬영 검사가 되레 환자에게 득보다 실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첫째, 과잉 진단의 위험이 크다는 점 입니다. 유방촬영 검사와 관련한 7개의 임상시험을 종합 분석한 연구를 살펴보면 유방촬영 검사로 이득을 보는 사람은 2000명 중 1명, 0.05%에 불과했고 불필요한 검사로 스트레스·불안에 시달리는 여성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코크란리뷰, 2013)

둘째, 정확도가 낮다는 점 입니다. 40대 여성의 유선조직은 밀도가 높아 X선 검사로 암을 정확히 진단하기 어렵습니다. 미국 질병예방특별위원회(USPSTF)가 40대 여성의 유방촬영 검사는 필수가 아닌  선택이라고 평가한 것도 이 때문입니다. 특히 한국인은 서양인보다 가슴이 작고 유선 조직이 촘촘해 정확한 진단이 어려울 가능성이 더 큽니다.

암에 대한 이해와 삶의 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지금, 우리나라도 신체적 특성에 맞는 정확한 조기 검진 가이드라인이 필요할 때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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