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이야기]집중력 높이고 성적 올리려 ADHD약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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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 올바른 ADHD약 복용법

일러스트 최승희 choi.seunghee@joongang.co.kr

대학수학능력시험(2019년 11월 14일)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지금은 집중력을 발휘해 시험 과목을 최종 점검하고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는 시기입니다. 그런데 수능 철만 되면 종종 거론되는 약이 있습니다. 바로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치료제입니다. '집중력 높이는 약' '공부 잘하는 약' '머리 좋아지는 약' '성적 올리는 약'으로 알려지면서 학습 능력 향상을 위해 복용하는 사례가 있어선 데요, 그러나 이 약은 일반인이 먹으면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어 오남용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이번 약이야기에선 '올바른 ADHD약 복용법'에 대해 알아봅니다.
 

ADHD는 주의력 결핍, 과잉 행동, 충동적 행동 같은 증상을 나타내는 정신 질환입니다. 증상은 어린 나이에 나타나며 여아보단 남아에서 더 흔합니다. 학교에 가기 시작하는 등 아이의 환경에 변화가 생길 때 증상이 더 두드러지곤 합니다. ADHD는 보통 나이가 들면서 증상이 개선됩니다. 그렇다고 성인에게 아예 나타나지 않는 건 아닙니다. 성인 ADHD는 과잉 행동 증상은 감소하지만 주의력 결핍은 더 심해지는 경향을 보입니다. ADHD가 있는 성인은 시간 관리, 정리 정돈, 목표 설정 등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습니다. 타인과의 관계 형성이나 중독 문제가 생기는 사례도 있죠.
 
발생 원인은 명확하지 않지만 유전적 소인이 있을 것으로 추정합니다. 예를 들어 부모나 형제가 ADHD 환자라면 본인도 ADHD를 겪을 위험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4~5배 높습니다. 뇌에도 특징적인 양상을 보이는데요, ADHD 환자의 경우 뇌의 신경전달물질이 불균형 상태이거나 주의력을 조절하는 영역이 덜 활성화돼 있습니다. 또 전두엽 부분을 다치면 충동과 감정을 조절하는 데 문제가 생길 수 있죠.
 

증상은 다양합니다. 주의력이 부족할 땐 ▶남의 이야기를 귀담아듣지 않는다 ▶멍하게 딴생각을 한다 ▶학습 놀이 중에 주의력이 쉽게 분산된다 ▶꼼꼼하지 못하고 부주의한 실수가 잦다 ▶지시대로 잘 따라 하지 못한다 ▶물건을 자주 잃어버린다 등의 모습을 보입니다. 과잉 행동·충동성이 있는 경우엔 ▶자리에 가만히 앉아있지 못한다 ▶손발을 꼼지락대고 만지작거린다 ▶지나치게 말이 많다 ▶순서를 지키는 것을 힘들어한다 ▶다른 사람의 활동을 방해하고 간섭한다 ▶질문이 채 끝나기 전에 성급하게 대답한다 등의 행동을 보일 수 있습니다.  
 

ADHD는 예방하거나 완치할 수 있는 질환이 아닙니다. 다만 조기에 발견해 적절히 치료하면 증상을 효과적으로 조절할 수 있습니다. 일부 부모는 정신 질환에 대한 편견 탓에 아이가 ADHD 진단을 받아도 치료를 무작정 거부하려고 합니다. 그러나 치료 시기가 늦어지면 집중력 장애, 약물 남용 같은 더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을 반드시 기억해야 합니다.
 
ADHD 증상은 대부분 약물치료로 조절이 가능합니다. 국내에서 사용되는 ADHD 치료제는 메틸페니데이트, 아토목세틴, 클로니딘 성분이 있습니다. ADHD 환자는 뇌에서 주의집중력을 조절하는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과 노르에피네프린이 부족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뇌에서 도파민과 노르에피네프린을 증가시키는 약물이 ADHD 치료제로 사용되는 것이죠.
 
메틸페니데이트는 뇌에서 도파민과 노르에피네프린을 증가시키며, 아토목세틴은 노르에피네프린을 선택적으로 증가시킵니다. 클로니딘은 기본적으로 고혈압 치료제로 알려져 있지만 약물이 서서히 방출되는 서방형의 경우 ADHD 치료에 사용할 수 있도록 승인을 받았습니다. 뇌에서 감정이나 주의력, 행동을 관찰하는 영역에 작용해 ADHD 증상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추정합니다. ADHD약은 성분과 제형에 따라 사용 연령, 용법에도 조금씩 차이가 있습니다[위 표 참조]. 약물치료와 함께 비약물요법을 병행하면 더 큰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비약물요법으로는 행동 수정과 사회성 훈련, 인지·행동요법 등이 활용됩니다. 
 

메틸페니데이트와 아토목세틴은 유사한 부작용을 보입니다. 불면증, 식욕 저하, 신경과민, 혈압·심박동수 증가, 두통, 복통, 어지럼증, 기분 변화 등입니다. 특히 불면증 부작용을 우려해 메틸페니데이트와 아토목세틴은 저녁을 피해 아침과 점심에 복용하는 것이 권장됩니다. 클로니딘은 메틸페니데이트와 아토목세틴과 달리 불면증이나 식욕 저하, 신경과민 같은 부작용이 없습니다. 대신에 피로, 두통, 변비, 어지럼증이 나타날 수 있죠. 클로니딘은 혈압·심박동수도 오히려 감소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문제는 ADHD 환자가 아닌데 약을 먹을 때입니다. ADHD로 인한 집중력 장애와 일반인의 집중력 감소는 완전히 다른 문제입니다. ADHD라면 앞서 설명드린 신경전달물질 부족 등이 원인이지만 일반인에게 나타난 집중력 감소는 대부분 체력 저하나 피로 탓입니다. 그런데 일반인이 '집중력을 높여 공부를 잘 하게 하는 약'으로 알고 잘못 먹으면 부작용이 나타날 가능성이 큽니다. 메틸페니데이트의 경우 두통과 불안감은 물론 심각하면 환각·망상이 나타나고 자살 시도까지 할 위험이 있습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도 "ADHD 치료제는 절대 성적을 올리는 약이 아니고 약물을 오남용하면 자살에 이르는 심각한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사용 전 의사·약사와 상의해 증상에 맞게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권고했습니다.
 

ADHD약을 복용할 때 주의할 점도 있습니다. 메틸페니데이트와 아토목세틴은 모두 소아의 성장을 지연시킬 가능성이 있습니다. 따라서 약물을 복용하는 동안 성장 지표를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합니다. 기대만큼 성장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면 치료를 중단할 수 있습니다. 아토목세틴은 눈에 자극을 줄 수 있어 캡슐을 열지 말아야 하며 캡슐 내용물이 눈 안으로 들어갈 경우 즉시 물로 헹구고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또한 체내에서 약물이 일정한 속도로 배출하는 ‘서방형 제제’는 씹어서 먹거나 가루로 만들어 복용해선 안 됩니다. 약이 한꺼번에 흡수돼 순간적으로 과용량을 복용한 것과 같은 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이죠. 클로니딘은 졸음과 진정을 유발할 수 있어 운전이나 기계를 작동할 땐 주의가 필요합니다. ADHD 치료제는 오해가 많은 약입니다. 정신 질환이라는 편견 때문에 치료를 외면해서도, 섣부른 욕심에 오남용해서도 안 된다는 점을 꼭 기억하시길 바랍니다. 
 
※ 약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으면 메일로 보내주세요. 주제로 채택해 '약 이야기'에서 다루겠습니다.(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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