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화기능 약해도 어지럽다? 한의학에서 보는 어지럼증 원인과 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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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 명의 솔루션] 경희대한방병원 안이비인후센터 남혜정 교수

한방 이비인후과질환 명의 남혜정 교수가 말하는 ‘어지럼증’

A씨(30세)는 공무원 시험을 준비중이다. 6개월이 넘도록 매일 아침 일찍 도서관에 가서 밤늦게까지 도서관에서 공부룰 하고 밤 12시가 넘어서 잠자리에 드는 생활을 되풀이했다. 시험을 생각대로 잘못봐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던 어느날 공부를 하던 중 갑자기 왼쪽 귀에서 강한 “윙” 소리가 나면서 구역감과 함께 눈앞이 흔들리는 어지럼증이 발생해 쓰러졌다. 병원에서 여러 검사를 하더니 메니에르병이 의심된다고 했다. 이뇨제와 어지럼증약을 처방받아 복용하고 있는데도 계속해서 1개월에 2-3회 갑자기 귀가 먹먹하면서 쓰러질 정도의 강한 어지럼증이 반복됐다. 병원에서는 계속해서 어지럼증이 심하면 수술이 필요하다고 했다.   

 
신체 중심 유지하는 것은 '전정 기능' 덕분

우리 귀가 하는 가장 중요한 업무는 2가지가 있다. 첫째는 청력이고 둘째는 평형이다. 평형감각은 일상생활에서 자세 변동으로 인해 신체의 무게중심이 이동했을 때 자세의 부조화를 방지하고 균형을 유지하기 위한 기능이며 여기에는 시각, 고유감각기, 그리고 전정계 등이 함께 작용하게 된다. 다시 말하자면 신체의 중심을 유지한다는 것은 우리 몸이 위치 및 자세, 그리고 운동을 감수해 반사적으로 수의근 특히 구간근(軀幹筋), 안근(眼筋), 다시 자율신경계에도 반응을 일으켜 소뇌의 명령에 의해 중력, 관성, 원심력 등에 대하여 본래의 위치, 자세를 항시 재조정하려고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누가 나를 뒤에서 밀었다고 생각해보자. 내 몸이 밀리면 내 몸이 앞으로 쏠리면서 전정계가 기울어지고 있다는 신호를 보내고, 시각 정보가 땅이 다가오고 있다는 정보를 보내고 이에 내가 의도하기도 전에 이미 한쪽 다리가 앞으로 힘차게 나와 내 몸이 땅에 쓰러지는 것을 막아주게 된다.

이 상황에서 수의근, 구간근, 안근, 자율신경계 등의 작용이 깨지고 전정기의 질병이나 역치 이상의 강도 혹은 이상자극을 받게 되면, 인체의 평형이 깨지고 어지럼증이 나타나게 되거나 심하면 균형을 잃고 땅에 그대로 쓰러지게 된다. 

우리 몸의 평형을 관장하는 최종 '보스'는 소뇌지만, 전정기는 소뇌 못지않게 중요한 기관이다. 전정기만이 선택적 또한 전문적으로 평형에 관여하며 전정계의 반응이 시각계의 반응보다 훨씬 빠르다(눈을 감고 청룡열차를 타면 스릴이 증가되지만, 전정기능에 문제가 생기면 청룡열차는 '그림의 떡'이 된다.)
 
이석증·메니에르 질환, 어지럼증 유발

어지럼증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귀 질환은 전정신경염과 이석증, 메니에르 질환이 있다. 전정신경염은 발생 원인이나 기전에 대해 아직 확실히 규명된 것이 없는 질환이며, 어지럼증을 주요한 증상으로 내원하는 많은 질환 중의 하나이다. 주로 감기 몸살, 혹은 급성 장염 등을 앓은 이후에 잘 발생한다. 주로 갑작스러운 어지럼증이 있는데 흔들리는 느낌이 안정되지 않고, 머리 위치에 따라서 심한 어지럼증이 생긴다. 어두운 곳에서 가만히 누워있을 때 가장 편안해진다. 청력과 무관하다.


이석증은 이석기관의 문제로 인한 이석탈출이 가장 큰 원인으로 인식되고 있어 정복요법(이석을 다시 원위치로 돌리는 것)을 치료의 첫 번째로 생각한다. 환자는 주로 아침에 잠자리에 일어날 때 갑자기 눈앞이 핑핑 도는 현훈과 평형장애를 발작적으로 경험하며, 특히 베개를 베거나 목을 구부렸다 위를 쳐다보는 행동을 할 때 순간적으로 평형장애가 발생한다. 자율신경계의 자극증상인 메슥거림, 구토, 두통, 가슴 두근거림, 식은땀 등이 나타난다. 회전감 있는 어지럼증은 1분 이내로 짧게 지속되며 머리를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있으면 곧 소실된다. 머리 위치를 바꾸는 행동을 하지 않으면 일상생활에는 지장이 없다. 역시 청력과 무관하다.
 
한의학 관점으로는 '간(肝)', '비(脾)'가 어지럼증 관장

한의학에서 어지럼증에 관여하는 장부는 크게 2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간(肝)이고 또다른 하나는 비(脾)다. 먼저 오해가 없도록 하기 위해서 한의학에서의 장부는 오늘날의 해부학적 장부 기능에 더해 인체의 각 부분에서 다양한 역할을 포괄하는 일종의 시스템(system)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간과 어지럼증에 대해서 한의학의 전통서적인 내경에서는 '모든 몸이 흔들리고 어지러운 것은 간에 속한다(諸風倒懸 皆屬於肝)'라고 적혀 있다. 이 무슨 말이 안되는 소리냐고 하겠지만 여기에 나오는 한의학 용어인 간은 오늘날 'Liver'를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다. 한의학은 하나의 단어가 때로는 다양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어지럼증에서의 간은 '간은 근육을 주관한다 (肝主筋)', '눈을 주관한다 (肝主目)', '풍에 속한다(肝屬於風)' 라고 하는 3가지 의미가 합해져서 눈과 몸이 흔들리고 어지러운 것은 간이 주관하는 바가 된다는 것이다.

한의학에서는 장부, 근골, 혈기의 정이 맥과 합쳐져서 목계가 되는데  그 목계가 위로는 뇌에 이어지고 뒤로 가서 목덜미 가운데로 나오게 된다. 나쁜 기운이 바로 이 뒷 목덜미로 들어가서 몸 깊숙이 침입하면 강력한 어지럼증을 일으킨다고 하였으니 우리가 어지럼증에서 주목해야 할 치료 대상이 바로 경추를 중심으로 한 뒤 목덜미가 된다는 것이다.

임상에서 많은 어지럼증 환자들의 경추 주변부 근육과 양쪽 혹은 한쪽의 흉쇄유돌근이 과도하게 긴장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어지럼증을 앓고 있는 환자라면 한 번 자신의 뒷목과 옆 목줄기를 만져보도록 해보자.

한의학에서 비(脾)는 에너지인 기를 만드는 장부이면서 그 기의 순환에 중심이 된다. 그러므로 소화기 장애가 발생하면 기 순환에도 역시 장애가 발생하게 되고 기 순환 장애는 우리 몸에서 담(痰)이라고 하는 부산물이 생기게 된다. 담은 어지럼증을 일으키는 주요 요인 중 하나로 어지럼증 환자 중 구역, 구토, 속이 미식거림 등 소화기 증상을 거의 항상 동반하는 경우가 여기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이 경우는 비의 문제가 더 많이 발생하는 것이다. 이런 환자들은 복진을 하면 윗배, 아랫배 혹은 양쪽 모두에서 이상 반응이 나타나게 된다.

그러므로 한의학에서는 간과 비라고 하는 큰 장부의 틀에서 먼저 환자 검사 및 문진을 통해서 어느 쪽이 더 문제가 되는지를 파악하게 된다.

소화 기능에 문제가 심각하면 무엇보다도 소화 기능 개선에 초점을 맞추어야 하고, 소화 기능에 별다른 문제가 없다면 경추와 흉쇄유돌근을 중심으로 하는 목 근육의 과도한 긴장을 완화시키는 쪽으로 치료 방향을 결정한다. 일단 방향이 결정되면 일반 체침치료, MPS 침치료, 뜸치료, 부항치료, 전기치료 등과 같은 물리적 치료에 병행해 약물치료가 함께 결정된다. 소화기능 장애가 심한 경우는 5-7일 입원해 금식 혹은 절식을 통하여 소화기를 빠르게 안정시키는 방법을 사용하기도 한다.

기력이 허약하거나 고령자의 경우 가벼운 일반 체침치료와 부항치료의 병행으로 주 1-2회의 치료를 받게 되며 체력에 문제가 없고 젊은 층의 경우는 주 2-3회, 체침치료, 부항치료, 경항부 MPS 침치료 등을 함께 받게 된다. 약물 치료의 경우도 환자의 기력과 연령에 따라서 선택되는 약물과 농도가 달라지게 되며 하루에 복용하는 횟수도 2회에서 4회로 차별화 된다.

때로는 평생 이렇게 생활해야 하느냐고 불평하는 환자분들도 있지만 이런 주의사항들은 어지럼증에서 벗어나게 해주는 것일 뿐 아니라 몸을 더욱더 건강하게 만들어줄 수 있으니 즐겁게 지켜나갔으면 한다.

TIP. 어지럼증 줄이는 생활습관
-매일 밤마다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을 하자
-식사는 가볍게, 약간 부족한 듯이 하는게 좋다
-생활을 단순하게 설계하라
-피부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하자
-저염식은 평생 가능한 정도로 한다.
-스트레스를 쌓아두지 말자
-잠을 잘 자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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