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변에 피 보이고 옆구리에 통증 있으면 신장암 검사 받아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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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의 칼럼]인하대병원 비뇨의학과 강동혁 교수

인하대병원 비뇨의학과 강동혁 교수 

평소 별다른 증상 및 지병없이 건강하게 지내던 김 모씨 (39)는 4개월 전 검강검진에서 깜짝 놀랄만한 결과를 들었다. 건강검진으로 시행한 초음파에서 우측 신장에 약 2 cm 정도 크기의 신장종양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걱정된 마음에 부랴부랴 대학병원을 찾은 김씨는 정밀신장CT를 촬영했고 그 결과 악성신장종양, 즉 신장암을 진단 받았다. 다행히 신장주변부나 임파선 혹은 먼 곳 전이가 없어 국소신장암으로 진단된 김씨는 수술을 결정하게 됐고 의사에 자세한 설명을 들은 뒤 로봇 신장부분절제술을 택해 수술을 시행 받았다.

김씨는 수술 후 떼어낸 종양의 조직검사 결과 신장암의 가장 흔한 조직학적 분류인 투명세포형(clear cell type) 신장암으로 확진 됐으며, 절제면에 암침범소견이 없어 몸 밖으로 완전히 신장암을 제거할 수 있게 됐다. 젊은 나이에 신장암으로 진단된 김씨는 앞으로 주기적인 추적관찰이 필요하겠지만 현재까지는 남아있는 암세포는 없는 상태이며 완치를 매우 강력하게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신장은 생명 유지에 필수적인 기관이다. 신장의 가장 주요한 기능은 소변 형성을 통한 노폐물 배출이다. 우리 몸의 불필요한 물과 염분, 체내 세포들의 활동 과정에 만들어진 찌꺼기들을 몸 밖으로 내보내어 몸을 항상 일정한 상태로 유지하게 한다.

이 밖에 혈압 조절과 관련된 호르몬을 분비하며 칼슘 대사를 조절해 비타민을 합성하고 적혈구 생성을 조절하는 물질을 만들어내 몸의 원활한 작동을 돕는 기능도 가지고 있다.

신장암은 말 그대로 이러한 신장에서 생기는 원발성 종양으로, 85-90%가 신장에서 소변을 만드는 세포들이 모여 있는 신실질에서부터 발생하는 신세포암으로 분류된다. 여성보다 남성에게서 발병률이 더 높으며 과거 60~70대 노년층에서 주로 발병됐지만, 최근 들어 50대 이하에서도 발병률이 늘어나고 있다. 신장암은 대부분의 경우에서 특징적인 자각 증상이 없으나 혈뇨, 지속적인 옆구리 통증, 발열, 복부에 만져지는 종괴 혹은 체중감소 등의 증상이 있을 수 있으며 이 경우 병이 이미 진행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40세 이상의 경우에는 복부 초음파검사 등 조기 검진을 시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신장암은 병기, 환자의 나이, 전신 상태 및 동반된 질환의 유무 등에 따라 치료가 다양하게 결정이 된다. 국소신장암의 경우 신절제술을 통해 암세포를 제거하는 것이 표준치료법이다. 종양의 완전하게 제거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며 신기능을 최대한으로 보존하는 것 또한 중요한 부분이다. 예전에는 신종양의 완전한 제거를 위해서 신장 전체를 다 제거하는 광범위신절제술이 대부분의 수술적 치료였지만 수술 기법의 발전과 더불어 신기능보존의 중요성이 대두되면서 적절한 적응증이 될 경우 부분적으로 종양만 제거하는 부분신절제술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또한 최근 최소절개 및 최소침습수술의 장점이 부각되면서, 적응증이 되면서 기술적으로 가능하다면 개복 수술보다 회복이 빠른 장점이 있는 복강경 혹은 로봇 수술이 많이 시행되고 있다. 특히 로봇 수술을 이용할 경우 전통적인 복강경 수술 보다 부분신절제술에 있어서 신혈관 결찰 후 종양의 제거 및 봉합의 시간을 유의하게 단축 시킴으로써 수술 시간을 단축 시키고 더 높은 신기능의 회복을 기대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일부 환자에서는 신절제술 이외에 고주파 열치료술, 냉동요법 등이 시행 가능하다. 진행성 신장암 (전이성)의 경우에는 환자의 병기 및 상태에 따라 수술적 치료 (종양의 감축), 면역치료, 표적치료, 항암화학요법, 임상 시험 치료 (clinical trials)등을 적절히 시행해 볼 수 있다.

흡연은 신장암을 발생시키는 위험인자로 암예방을 위해서는 금연이 필수적이다. 동물성 지방을 줄이고 과일과 채소를 섭취하는 식이조절 및 규칙적 운동은 신장암 예방에 도움이 된다. 고혈압은 신장암 위험인자로 적절하게 혈압조절이 필요하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신장암은 초기 자각증상이 없는 경우가 상당히 많으므로 복부 초음파나 전산화 단층촬영 등을 통한 꾸준한 건강검진이 조기 발견에 매우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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