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많은 '프로포폴' 안전하게 사용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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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취 유도와 회복 빠르나 오남용이 문제…사용 전 민감성 검사하기도

 “내시경 검사를 하는 데 프로포폴을 사용한대요. 프로포폴을 맞으면 중독되거나 죽을 수 있는 거 아닌가요?” 최근 들어 수면 마취제인 프로포폴을 사용하는 병원에서 종종 볼 수 있는 광경이다. 프로포폴은 수면 마취제의 한 종류다. 빠른 시간 내 마취가 가능해 내시경과 같은 간단한 검사부터 외래 수술, 성형 수술 등에 자주 사용한다. 하지만  올해만 해도 벌써 여러 번 발생한 사고 소식에 프로포폴을 접해보지 못한 이들도 거부감부터 앞선다. 사용을 완강히 거부하거나 대체 약물을 요청하는 사례가 빈번하다. 

요즘 병원에서 많이 사용하는 수면 마취제는 미다졸람·케타민·프로포폴 등이다.  미다졸람은 진통 작용이 거의 없거나 있어도 아주 약하다. 대신에 망각 효과가 뛰어나다. 그래서 검사를 받을 때 통증을 느끼는 데도 검사가 끝난 후에 통증을 기억하지 못한다. 진정 및 기억 상실 효과 외에도 적정 혈중 농도에 도달했을 때 음주를 한 듯 편안하고 이완된 효과가 나타난다. 심혈관계 억제 효과는 적은 편이나 혈압이 소폭 감소할 수 있고 회복되는 시간이 오래 걸린다. 

케타민은 수면 마취 시 성인에서는 단독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드물지만 미다졸람이나 프로포폴과 병행하면 보다 탁월한 진정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호흡 억제가 적어 기도 유지에 용이하며 진통 작용이 있다. 그러나 뇌 혈류와 뇌압 증가, 심박 수와 혈압 상승, 환각, 망상, 악몽 등이 나타날 수 있다. 

프로포폴은 정맥으로 투여하는 수면 마취제다. 주로 수면 내시경이나 간단한 시술, 성형수술 시 마취제로 쓴다. 특징은 다른 마취제보다 마취 유도와 마취 회복이 빠르다는 점이다. 약 성분은 정상 성인을 기준으로 봤을 때 간에서 대사돼 체내에 남지 않고 소변으로 모두 빠져나온다. 다른 마취제와 달리 오심이나 구토를 일으키지 않아 흔히 사용하는 마취제다.

오남용으로 인한 호흡 억제가 사고로 이어져
유독 프로포폴 사고가 많은 이유는 뭘까. 아이디병원 이혜진(마취통증의학과) 원장은 “프로포폴이 문제가 되는 건 중독(오남용)과 호흡 억제로 인한 사망 때문이다”며 “프로포폴은 마취 후 메스꺼움, 두통, 불쾌감 없이 충분한 숙면 후 느끼는 쾌적함, 개운함을 주기에 일부 환자에서 중독이 생기고 이는 오남용으로 이어진다. 다량 투여 시 호흡 억제로 인한 무호흡, 곧 사망에 이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프로포폴은 향정신성 의약품이기 때문에 반드시 마취과 전문의의 감독하에 필요한 목적에만 사용해야 한다. 나이, 체중, 병력을 고려해 환자별 용량을 달리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 평소 수면 무호흡증이나 약물, 음식 알레르기 등 병력이 있는 경우 의료진에게 필히 얘기해야 한다.

프로포폴은 대두유(콩기름), 정제란 인지질(난황) 등이 함유된 약물이다. 평소 콩이나 땅콩, 콩기름에 알레르기 증상이 심한 경우 주의를 요한다. 일반적인 계란 알레르기 환자에서 프로포폴 투약은 가능하지만 계란 아나필락시스(후두부종, 호흡곤란, 저혈압 쇼크로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심한 알레르기 반응을 말함) 병력이 있는 경우 피하는 것이 안전하다. 프로포폴 알레르기가 발생하는 경우 가볍게는 두드러기가 생겼다가 호전되지만 심하면 호흡곤란, 저혈압 쇼크로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최근에는 환자의 위험과 불안감을 낮추기 위해 프로포폴 사용 전 개인별 마취제 민감성 검진을 시행하는 병원도 생겼다. 아이디병원의 경우 마취과 전문의 상주하에 프로포폴 사전 검진을 통해 환자의 유전자-프로포폴 민감성을 미리 파악한다. 아이디병원 박상훈(성형외과) 대표원장은 “프로포폴은 마약류 품목으로 분류돼 있어 전문의를 통한 철저한 관리와 사용이 기본이다”며 “검사를 통해 의료진은 사전에 위험성에 대비할 수 있고 환자도 불안감에서 해방될 수 있다”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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