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의약품안전처와 대한성형외과학회는 국내에서 유방보형물 연관 역형성 대세포 림프종(BIA-ALCL·Breast Implant Associated-Anaplastic Large Cell Lymphoma) 환자가 보고됐다고 16일 밝혔다. BIA-ALCL은 면역체계 관련 희귀암의 한 종류로 유방암과는 별개 질환이다.
식약처에 따르면, 40대 여성인 이 환자는 약 7~8년 전 유방 보형물 확대술을 받았다. 최근 한 쪽 가슴이 심하게 부어 이달 6일 성형외과를 방문했다가 BIA-ALCL 의심 소견으로, 곧바로 대학병원에서 다학제 진료를 받은 끝에 같은 달 13일 최종 확진됐다. 이런 사실은 그 다음날 대한성형외과학회와 식약처에 보고됐다. 이번에 첫 확인된 BIA-ALCL 환자는 회수 대상인 엘러간의 제품을 이식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미 FDA는 엘러간의 거친 표면 유방 보형물이 다른 제조사 제품보다 BIA-ALCL 발병 확률이 6배 가량 높다는 연구를 발표하기도 했다. 면역체계와 관련된 희귀암으로 발병확률은 낮지만 일단 발병하면 치사율이 높다.
식약처는 현재는 수입·제조업체와 함께 부작용 발생으로 인한 치료비 보상 등 대책을 수립 중이다. 이와 함께 유방 보형물 부작용 조사 등 환자 등록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대한성형외과학회는 “갑작스러운 유방 모양의 변화나 덩어리, 피부 발진 등 의심 증상이 발생하는 경우에는 반드시 병원에 방문하라”고 권했다. 다만 증상이 없다면 예방적 유방 보형물 제거는 필요없다는 입장이다. 미국이나 유럽 등에서도 BIA-ALCL 발생 위험이 낮고, 제거 수술 관련 마취, 수술 후 혈종, 염증, 감염 등 위험성을 평가했을 때 예방적 유방 보형물 제거를 권장하지 않고 있다.
한편 자진 회수가 진행 중인 엘러간의 인공유방 보형물은 2007년 허가 이후 약 11만개가 수입됐다. 최근 3년간 약 2만 9천개가 유통된 것으로 파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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