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진료기록 분석…심장병 사전에 파악해 돌연사 위험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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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지병원 등 '‘급성 관상동맥 증후군’ 예측모델 개발

돌연사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급성 관상동맥 증후군을 환자의 응급실과 외래 진료기록만으로도 예측할 수 있는 모델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을지대 을지병원 심장내과 박지영 교수와 한양대 컴퓨터공학과 노영균 교수, 고대 구로병원 심혈관센터 나승운 교수, 고려대 보건대학교 최병걸 교수 등 공동연구팀은 전자의무기록(EMR)과 기계학습을 활용해 고성능의 급성 관상동맥 증후군 예측모델을 개발했다고 2일 밝혔다.

연구의 핵심인 기계학습은 인공지능의 한 분야다. 컴퓨터가 데이터로부터 학습할 수 있는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이를 통해 빅데이터를 분류 처리한다. 최근에는 의학 분야에서도 활발하게 응용되고 있다. IBM 왓슨 헬스에서 의사들의 암 진단 및 치료에 기계학습 알고리즘을 도입해 암 진단 속도와 정확성을 높이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박지영 교수팀은 이러한 기계학습 알고리즘을 적용해 EMR 자료를 비교 분석했다.

EMR 자료로부터 추출한 유병 질환, 검사결과, 투약 정보 등 20가지 환자 정보를 변수로 급성 관상동맥 증후군 환자 2344명과 급성 관상동맥 증후군이 아닌 급성 흉통 환자 3538명을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환자의 응급실과 외래 진료기록만으로도 급성 관상동맥 증후군 의심환자를 85% 이상 예측할 수 있었다. 급성 관상동맥 증후군이 아닌 환자는 97%까지 예측 가능했다.

을지대 을지병원 심장내과 박지영 교수 [사진 을지대 을지병원]

박 교수는 “빅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한 예측모델을 통해 급성 질병을 초기 발견하면 가장 적합한 치료로 환자의 예후를 개선하고 개인 맞춤 치료법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번 연구는 신속한 진단과 치료가 관건인 급성 질병을 보다 정확하게 예측해 오진을 방지하고 결과적으로 환자의 예후를 개선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해당 논문 (A Machin Learning-Based Approach for the Prediction of Acute Coronary Syndrome Requiring Revascularization(관상동맥 재관류가 필요한 급성 관상동맥증후군 예측을 위한 기계학습 기반 접근법)’은 SCI급 국제학술지 Journal of Medical Systems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박정렬 기자 park.jungry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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