턱만 보지 말고 전신을 살펴봐야 하는 ‘턱관절 장애’ 경추·골반 같이 교정해야 근본 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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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 명의 솔루션] 경희대한방병원 침구과 이승훈 교수

한방 척추·관절질환 명의 이승훈 교수가 말하는 ‘턱관절 장애 솔루션’

나쁜 자세와 스트레스 질환이 증가함에 따라 입을 벌리거나 음식을 씹을 때 턱관절에서 소리가 나거나 통증을 느끼는 턱관절 장애(temporomandibular disorder: TMD)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
 
김하나(가명·38·워킹맘)씨가 그렇다. 언제 부턴가 아침에 일어나면 턱 주위가 뻐근하더니 통증이 시작되고 입이 잘 벌어지지 않았다가 한 달이 지나니 턱을 벌릴 때마다 소리가 났다. 동네 치과에서는 치아 문제는 아니니 스트레스 받지 않고 쉬면 좋아질 거라고 얘기를 들었지만 통증과 소리가 줄어들지 않았다.
 
2018년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건강보험 지급자료 분석 결과에 따르면 턱관절 장애 환자는 2010년 24만4천708명에서 2018년 39만 8천 401명으로 9년 사이에 무려 62.8% 이상 급증했다. 같은 기간 요양급여비용은 무려 2.6배 증가했다.
 

그런데 턱관절 장애가 생기면 이런 증상만 단독으로 잘 생기지 않는다. 우리병원에서 2015년부터 2018년까지 턱관절 장애로 진단 받은 환자 387명을 분석한 결과, 약 62.5%에 해당하는 242명이 턱관절 장애와 함께 다른 척추 관절 질환을 동반했다. 특히 42.3%에 해당하는 164명은 경추의 문제를 같이 치료를 받았다고 한다.

또한 국민건강영양조사 제5기(2010∼2012년) 1만7575명 자료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골관절염, 우울증, 편두통 등의 만성 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 턱관절 장애 환자 비율이 1.51배 높았으며, 특히 이명, 안구건조증, 어지러움증 등의 이비인후과 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에는 1.91배 높았다.

 
턱관절 장애 환자들은 다양한 증상을 동반하며 서로 영향을 주면서 만성적으로 악화되기 때문에 단순히 턱 관절만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질환과의 연관성을 고려하여 다각적인 치료 접근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턱관절 통증, 턱 주변 근육 과도하게 긴장해 발생

턱관절 장애가 생기면 어떤 증상들이 나타날까. 우선 턱관절 주위에 통증이 느껴진다. 입을 벌릴 때 딱딱 나는 관절음 소리가 나고, 턱 벌림 제한으로 3대 주요 증상이 단독 혹은 동시에 생긴다.
 
‘턱관절 통증’은 턱관절에 인접한 턱, 볼, 관자놀이 등에 해당하는 근육이 과도하게 긴장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턱을 한쪽으로 괴는 습관, 턱에 충격이 가해지는 경우, 잘못된 치아의 위치관계 등이 원인일 수 있으나 대부분은 정신적인 긴장으로 인해 생긴다. 즉,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 안면의 근육과 목 근육이 긴장되면 통증이 자주 발생한다. 특히 수면 장애가 동반되어 아침에 일어날 때 턱관절 주변이 뻐근하고 아픈 경우가 많다.
 
‘입을 벌릴 때 나는 관절음’은 턱관절이 움직일 때 윗턱과 아랫턱 사이에 있는 디스크가 제 자리를 벗어나면서 나는 소리인 경우가 많다. 턱관절 디스크는 윗턱과 아랫턱 사이에서 완충 역할을 하면서 턱관절이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도록 해야하지만 대부분 아랫턱이 뒤로 빠지고 디스크가 앞으로 나오게 되면 이와 같은 관절 소리가 나게 된다. 처음에는 가끔씩 ‘딸깍‘ 소리가 나지만 증상이 심해지면 턱을 벌릴 때 마다 소리가 나게 되고, 증상이 더 심해지게 되면 모래 가는 것과 같은 소리가 들린다. 오래되면 소리가 줄어들어 증상이 나아진 것 같이 생각되나 디스크가 제자리를 완전히 벗어나고 턱관절 뒷쪽 인대에 부담을 줘 이후 턱관절 염증과 퇴행을 유발하기 쉽다.
 
‘턱벌림 제한’은 입을 다문 상태에서 입을 벌리기 어렵거나 입을 크게 벌린 상태에서 입을 다물기 어려운 증상을 말한다. 이 증상 또한 턱관절 디스크가 정상적인 관절 위치에서 벗어나 턱관절을 움직일 때 순간 멈춤 현상이 벌어지기 때문에 발생한다. 보통 입을 벌렸을 때 2, 3, 4번째 손가락이 입에 들어가야 정상(약 35~40mm)이며 이 동작이 힘든 경우 턱벌림 제한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간혹 입을 벌릴 때 턱이 부드럽게 똑바로 벌려지는 것이 아니라 옆으로 틀어지면서 벌려지는 경우도 이에 해당한다.
 
턱관절 장애 초기에는 약한 통증이 느껴지거나 입을 벌리거나 다물 때 귀 앞에서 소리가 나다 얼마 후 사라진다. 하지만 점차 입을 벌릴 때 ‘딸각’ 소리가 심해지거나 잘 다물어지지 않고, 통증이 턱관절뿐만 아니라 옆머리와 어깨까지 확대된다.
 
만성 스트레스로 인한 심리적 요인이 가장 많아
그렇다면 턱관절 장애는 왜 생기는 걸까? 턱을 강하게 부딪히는 외상이나 부정교합 같은 치아 자체의 문제가 영향을 미칠 수는 있지만 턱관절 장애의 근본적인 원인은 대부분 턱 자체에서 시작되지 않는다. 만성적인 스트레스로 인한 심리적 요인과 잘못된 자세로 인한 목뼈의 불균형이 턱관절에 영향을 미쳐 턱관절 장애가 시작된다.
 

최근 20~30대 젊은 층에서 턱관절 장애가 유독 많이 발생하고 있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 사용이 잦다 보니 잘못된 자세로 일자목 거북목이 생기면 목 주위 근육이 긴장하게 되고, 결국 턱관절이 뒤로 이동하며 중심축이 틀어져 움직임을 제한하게 된다. 턱관절 주위 근육의 긴장을 내버려두면 턱관절 내 디스크까지 손상돼 통증이 악화되고 치료가 더 어려워진다.

 
또한 과도한 업무, 정신적 긴장으로 스트레스가 늘면 교감신경이 항진돼 턱과 목 주위 근육이 더 굳게 된다. 잠을 잘 때는 온몸의 근육이 이완돼야 하는데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은 턱관절 장애 환자들은 잠잘 때 미간을 찡그리며 인상을 쓰거나 긴장을 풀지 못해 더 무리가 온다.
 
그런데 턱관절 장애가 오래되면 오히려 전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턱관절은 독립적으로 움직이는 관절이 아니다. 치아, 근육, 인대, 뼈와 상호 보완적으로 움직이는 복잡한 구조로 돼 있어 안면과 두개골에도 영향을 미친다. 특히 아래턱뼈 융기가 턱관절 안에서 뒤로 밀려 올라가면 뇌로 가는 혈관을 압박해 혈류장애가 생길 수 있다. 또 턱관절 중심축이 경추 1, 2번 쪽에 있기 때문에 턱관절의 위치가 변하거나 손상되면 상부 경추가 틀어져 척추에 영향이 갈 수 있다. 턱관절 장애로 안면 비대칭이나 두통, 뒷목 통증이 생기고 심지어 척추가 틀어질 수도 있다. 또한 많은 환자들이 수면장애와 우울증과 같은 질환을 동반한다.
 
침으로 근육 이완하고 전신 교정 통해 근본 치료

턱관절 장애는 척추의 구조적 문제와 스트레스로 인해 발생하기 때문에 단순히 턱만의 문제로 보고 다뤄서는 근본적으로 해결 할 수가 없다. 턱관절 치료를 받아도 자꾸 재발하는 이유이다. 따라서 턱관절 장애 치료는 턱관절 자체의 문제 뿐만 아니라 반드시 경추(목) 관절을 치료하고 긴장과 스트레스를 억제하는 등 전신적인 측면에서 접근해야한다. 그러나 아직까지 턱관절 장애 환자들은 어떤 병원, 어떤 진료과에서 치료를 받아야 하는지 확실히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한의원을 가는 것이 좋은지 치과의원을 가는 것이 좋은지 의원을 가는 것이 좋은지 속 시원하게 말해주는 사람이 없다.

 
우리병원 침구과에서는 협진 진료를 통해 턱관절 엑스레이(X-ray)나 자기공명영상장치(MRI)와 같은 영상학적 진단기기 뿐 아니라 체형분석기, 근전도 검사기, 자율신경 검사기, 한방맥진 검사기기 등 다양한 진단기기를 가지고 있어 턱관절 장애의 정확한 진단이 가능하다. 또한 근본적인 턱관절 치료를 위해 3단계 치료법을 제시한다.
 
1단계 ‘턱관절 국소 자극 치료’는 우선 '턱관절 경근이완침법‘으로 긴장된 턱관절 근육의 단축을 풀어 진통제 없이 통증을 바로 해결한다. 턱관절 디스크가 제자리를 벗어나서 턱이 잘 벌려지지 않고 소리가 나는 증상은 '턱관절 교정추나'을 통해 정상으로 회복시킨다. 또한 ’턱관절 약침요법‘을 통해 턱관절 자체의 염증을 봉독약침요법으로 완화한다. 특히 초기 턱관절 통증은 단 1-2회 치료 만으로도 통증이 좋아진다.
 
2단계 ‘전신 구조 교정 치료’는 경추(목뼈)와 골반을 교정해 턱관절의 위치 이상을 해결한다. 2번 경추는 턱관절 움직임의 중심축으로 긴장된 목 근육을 풀고, 틀어진 상부 경추를 교정해 턱관절의 균형을 맞춘다. 또한 근막경선 중 심부전방선이 턱관절부터 골반까지 연결돼 있어 골반을 교정해 턱관절의 움직임을 조정한다.
 
3단계 ‘심신 근본 원인 치료’는 한약과 기공요법 등을 통해 턱관절 질환을 악화시키는 근본원인인 스트레스를 줄이고 자율신경 실조(교감신경 항진)을 해결한다. 또한 턱관절 긴장을 악화시키는 가장 중요한 생활 요인인 수면장애를 개선해 턱관절 장애 발생을 예방할 수 있다. 평소에 턱관절 건강을 위해선 손으로 턱을 괴지 말고 척추를 꼿꼿이 세워 바른 자세를 유지해야 한다. 또한 편안히 호흡을 하며 긴장을 푸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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