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이야기]이명약 복용할 땐 감기약·멀미약 같이 먹지 말고 운전 삼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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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 이명 증상 완화 약 복용법

일러스트 최승희 choi.seunghee@joongang.co.kr

별다른 이유 없이  '삐' 소리나  '윙' 소리가 반복적으로 들리는 이명. 언뜻 보면 별것 아닌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증상이 지속하면 스트레스와 수면 장애, 집중력 저하, 불안 후유증이 나타나 일상에 지장을 줄 수 있습니다. 최근 이런 이명 증상을 완화하는 데 도움을 주는 약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약의 작용 원리와 이명에 대처하는 법을 알아봅니다.
 

이명의 발생 원인은 다양하고, 원인이 불분명한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가장 흔한 경우는 외이·중이·내이 등 귀 기능의 문제입니다. 중이염 등 귀 관련 질환이 있거나 충치·치은염·턱관절 이상이 있을 경우, 뇌혈관성 질환이나 고혈압·경동맥경화증 환자에게서 질병의 동반 증상으로서 이명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분노·흥분·스트레스가 과한 상태가 이명의 원인이기도 합니다. 이비인후과를 찾아 청력 검사와 어지럼증 검사를 포함한 다양한 검사를 통해 이명에 대한 정확한 진단을 먼저 받는 것이 좋습니다. 
 

고용량 아스피린 등도 이명 원인 
이명의 또 다른 원인은 복용 중인 약의 부작용 때문입니다. 고용량 아스피린같이 내이의 섬세한 구조를 손상할 수 있는 약물을 이독성(耳毒性) 약물이라고 합니다. 약 150가지 이상이 있으며 주요 원인 약물은 아미노글리코시드계열 항생제, 세포독성 항암제, 진통소염제, 아스피린, 루프이뇨제 등입니다.
 
이명은 주로 이독성 약물의 부작용 초반에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초기 이명은 청력이 나빠지기 시작한다는 신호를 보내는 것으로 이를 무시하지 말고 청력 검사를 받아봐야 합니다. 더불어 대체 가능한 약물이 없는지 의사와 상의해야 합니다.
 

약국에서는 별다른 원인을 찾지 못하는 이명의 증상 완화를 위해 구입할 수 있는 일반 약이 있습니다. 귀의 혈액 흐름을 원활하게 하고, 청각 세포 손상을 방지해 원래 기능을 유지하는데 도움을 주는 원리입니다. 약의 종류는 크게 두 가지 종류입니다. 혈관 확장·영양제 복합 성분의 의약품과 혈행장애 개선을 위한 은행잎 추출물 성분의 의약품입니다.
 
먼저 대표적인 것은 실비도(태전그룹AOK), 노이제로정(태극제약)과 같은 혈관 확장제입니다. 혈관 확장을 통한 혈액순환, 신경전달조절 등을 통해 이명 증상을 완화해주는 것이 특징입니다. 이 약들의 니코틴산아미드·파파베린염산염 성분은 귀 주변 모세혈관의 혈관을 확장하고, 혈류량을 늘려 몸의 평형을 담당하는 전정 신경계(귓속 미로에서 뇌까지 이어지는 감각 기관)의 기능을 개선합니다. 함께 든 성분인 비타민B군(리보플라빈, 티아민염산염)은 스트레스 완화에 도움을 주고, 노회(알로에)는 신경계의 흥분 증상을 완화하는데 도움을 줍니다. 또 클로르페니라민은 항히스타민제 성분으로 진정 작용을 나타냅니다. 이명의 원인 중 하나가 외부의 청각 신호가 없는데도 신경이 흥분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되므로 과하게 흥분된 신경을 안정시키는 성분을 넣은 것입니다.
 

위 약들은 졸음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복용 후 운전이나 세밀한 기계조작 등은 삼가야 합니다. 또 멀미약·감기약·해열진통제·진정제·진해거담제·항히스타민제 성분의 약을 동시에 복용하면 안 됩니다. 녹내장이 있으면 안압이 증가할 수 있으므로 사전에 전문가와 상담해야 합니다.
 

충분한 휴식과 영양 섭취해야
또 다른 약은 은행잎 추출물(징코톡신·징코빌로바)로 만든 기넥신(에스케이케미칼)·징코민(동방바이오)·타나민(유유제약) 등의 약입니다. 은행잎 추출물의 플라보노이드·테르펜노이드가 주요 성분입니다. 두 성분은 강력한 항산화 기능과 혈행 증가 개선 기능이 있습니다. 신경과 혈관, 심장근육이 산화물질에 손상되는 것을 막고 혈류를 원활하게 해 상부 쪽 혈행 순환 장애에 도움을 줍니다. 실비도·노이제로정이 이명에만 효능·효과가 있는 것과 달리 은행잎 추출물 의약품은 이명뿐 아니라 말초동맥 순환장애와 집중력 장애, 어지러움 등에도 효능·효과가 있습니다.
 
은행잎 성분의 약물은 항응고제 역할을 하므로 내시경검사를 하거나 치고 발치 치료를 받기 전에 7일 전부터 드시면 안 됩니다. 병원 안내에 따라 아스피린 같은 항혈전제를 중단하라고 들으면 본인이 드시는 약 중에서 이 약도 같이 복용을 중단하면 됩니다.
 

이명은 원인을 명확히 규명하는 게 어렵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여러 가지 치료법이 현재 사용되고 있으나 아직 획기적인 치료법은 없습니다. 환자마다 다양하지만 평소 피로할 때, 조용할 때, 신경을 쓸 때 이명 증상이 심해진다고 보고됩니다. 영양 상태나 심리적 상태에 따라 이명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얘깁니다. 소음에 노출되는 것은 가능한 피하고충분한 휴식과 영양 섭취로 피로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약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으면 메일로 보내주세요. 주제로 채택해 '약 이야기'에서 다루겠습니다.(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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