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게 자도 이석증 잘 생겨
이름부터 생소한 메니에르병은 병명 때문에 희귀병이나 난치병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지만 생각보다 흔한 질환이다. 프랑스 의사인 메니에르(Prosper Meniere)가 19세기 중반에 처음으로 이 병을 보고했다고 해 이름이 붙여졌다. 명확한 기전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내림프 수종(endolymphatic hydrops)이 주된 원인으로 추정된다.
반복적으로 회전감 있는 어지럼증이 발생하고, 어지럼증 이외에 귀의 증상이 함께 나타나며 난청, 이명이 가장 흔한 동반 증상이다. 이러한 증상은 돌발적으로 발생하여 20~30분에서 수 시간 동안 지속된다. 귀에 뭔가 꽉 찬 듯한 충만감과 속이 메스껍거나 토하는 증상이 동반되기도 하며, 때에 따라서 두통도 같이 발생한다. 3분의 2 가량이 50세 이전에 발생하는 특징이 있다. 증상이 반복되면 영구적인 청력 저하가 발생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이석증은 머리와 몸의 위치를 일련의 순서로 변환시키는 치료법을 적용한다. 이른바 '에플리(Epley)'라는 물리치료법이다. 머리의 위치를 바꿔 세반고리관 내에서 떠다니는 이석조각을 어지럼증을 유발시키지 않는 부위로 옮겨주는 방법이다.
메니에르병은 이보다는 치료가 더 어렵다. 원인이 다양하고 환자마다 발작증세의 주기가 다르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급성 어지럼 발작시의 증상 억제 치료와 내림프수종을 경감시키는 장기적 치료로 구분할 수 있다. 급성 어지럼 발작 시에는 전정억제제와 오심 및 구토 억제제가 필요하며, 수분을 공급하고 전해질을 보충해줘야 한다.
어지럼증을 관리할 때는 생활습관을 개선하고 약물을 쓸 수 있다. 엄격한 저염식(하루 소금 섭취량 1.8g 이하)과 술, 담배, 카페인이 함유된 음식을 피하고 스트레스를 완화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약물치료로는 베타히스틴과 이뇨제가 효과적이라고 보고된다. 만약, 약물치료에 효과가 없고 증상이 계속되면 내림프낭 감압술과 같은 수술적 치료나 고실내 약물주입과 같은 침습적 요법을 고려할 수 있다.
박정렬 기자 park.jungry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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