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이야기]유산균보다 생존율 강하고 장질환·비만·당뇨 개선하는 프로바이오틱스 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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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 주목받는 프로바이오틱스 '낙산균'

일러스트 최승희 choi.seunghee@joongang.co.kr

건강을 유지하는 데 면역력만큼 중요한 것도 없습니다. 근데 이 면역력의 70%를 장(腸)이 관장한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죠. 그래서 사람들이 장을 건강하게 유지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프로바이오틱스에 관심을 갖고 꾸준히 섭취하는 것도 이 때문이죠. 프로바이오틱스는 유익균으로 장내 유익균과 유해균의 균형을 맞춰주기 때문입니다. 가장 친숙하고 잘 알려진 프로바이오틱스가 바로 유산균인데요, 유산균보다 강력하고 빠르고 기능도 다양한 프로바이오틱스가 최근 주목받고 있습니다. 바로 '낙산균(酪酸菌)'입니다. 이름이 생소한 분도 계실 텐데요, 이놈이 참 알면 알수록 신기한 녀석입니다. 이번 약 이야기에서는 '프로바이오틱스의 끝판왕'으로도 불리는 낙산균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낙산균'은 유익균으로서 영어로 'butyric acid bacteria' 입니다. 한마디로 '뷰티르산(낙산)'을 만들어내는 균이라는 의미입니다. 근데 뷰티르산이 뭐냐 하면, 장내에 상주하면서 병원성 세균에 강하게 작용하는 균입니다. 항염 작용을 담당합니다. 즉 뷰티르산이 낙산균의 다양한 효과를 만들어 내는 원천인 것입니다. 하지만 유산균은 뷰티르산이 아닌 젖산을 만들어냅니다. 또한 낙산균은 대장에서 작용을 하는 반면 유산균은 소장에서 작용을 하는 차이점도 가지고 있습니다. 여기서 '잘 모르겠지만 뭔가 강력하고 몸에 유익한 균'이라는 느낌은 오실 겁니다. 그럼 그 실체를 알아보기로 할까요?
 
낙산균 중 대표적으로 알려진 균은 미야이리균인데요, 1933년 일본의 치바의과대학의 미야이리 박사에 의해 발견됐습니다. 근데 이 낙산균이 우리가 잘 아는 비피더스균과 락토바실러스균 등 장내 유익균과 공생하면서 정장(整腸) 효과를 발휘합니다. '장을 깨끗하게 하면서 장의 기능을 바로잡는다'는 얘기죠. 지금까지 밝혀지고 가능성이 제기된 효과도 참 다양합니다.
 

캡슐이 필요하다고? "NO, 나 혼자서 충분"
낙산균의 대표적인 특징이 몇 가지 있는데요, 그 중 하나가 안정성입니다.
 
보통 유산균이라고 하면 위산에 약한 것으로 알려져 있죠. 그래서 혼자서는 장까지 살아서 도달하기 어렵습니다. 게다가 대장은 공기가 거의 없는 환경이라 유산균이 사멸하기 쉬운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래서 온갖 특허 받은 기술로 코팅해야 비로소 장까지 살아서 갑니다.
 
근데 낙산균은 이런 코팅이 필요 없습니다. 낙산균 스스로 자연캡슐인 아포(spore)를 만듭니다. 아포는 외부의 물리화학적 작용에 저항할 수 있는 일종의 방어막이죠. 낙산균은 기특하게도 유산균과 달리 스스로 코팅을 하는 능력을 갖춘 셈입니다. 자신을 보호하는 능력이 탁월하기 때문에 위산, 소화효소, 담즙산, 항생제 등에서도 살아남습니다. 항생제를 먹으면 항생물질이 장 내 유익균을 파괴하여 설사 등의 장 트러블을 겪기 마련인데 이를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이죠. 게다가 공기가 없는 환경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성질(혐기성)을 가졌습니다. 낙산균의 장 도달률이 높은 이유죠.
이뿐만이 아닙니다. 장까지 도달하는 속도도 빠릅니다. 낙산균 섭취 후 30분만에 소장 상부, 2시간 후엔 소장 하부까지 모두 도달하는 것이 쥐 실험 결과 확인됐습니다.
 

장 트러블, 크론병, 면역력, 비만, 당뇨 개선 효과까지
효과는 더욱 놀랍습니다. 묽은 변, 변비 등 장 트러블을 개선해줍니다.
이토 이즈미 박사의 연구(1997)에 따르면 하루 5회에 달했던 묽은 변 배변 횟수는 낙산균 섭취 후 지속적으로 줄어 4주 후엔 약 1.3회로 감소했습니다. 또 약 77%였던 변 중 수분이 차지하는 비율도 섭취 4주 후 65%로 줄었습니다. 묽은 변 증상이 해소됐다는 거죠. 또 약 1.3회에 그쳤던 변비 환자의 배변횟수는 낙산균 섭취 후 평균 1.6회로 개선됐습니다.
 
실제 과민성 대장 증후군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서 6주간 낙산균으로 치료한 결과 복통, 복부 불편, 배변 후 긴급함 등 증상이 전반적으로 개선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심지어 8주간 하루 4g의 낙산균을 경도?중등도 크론병 환자에 투여한 결과 9명 중 7명에서 치료 효과가 나타났다는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게이오대학 연구팀은 "낙산균의 일종인 미야이리균이 T세포를 증가시켜 염증성 장질환과 알레르기를 억제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면역력 강화에 탁월한 효과가 있는 것이 밝혀진 것이죠.
 

연구에 따르면 낙산균의 체중감량 효과에 대해서는 일반 쥐와 낙산균 투여 쥐를 비교했을 때 체지방 함량이 10%로 유지되어 "낙산균이 신체의 에너지 소비를 증가시키고, 인슐린 저항성에 영향을 미쳐 당뇨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이 밖에도 결장암·대장암·방광암 등 암 억제 효과, 치매 쥐 미로 테스트를 통한 신경보호 및 혈관성 치매 개선 효과 등 연구결과가 잇달아 나오고 있습니다.
 

낙산균이라는 녀석, 참 대단하죠? 시중에는 이미 낙산균을 섭취할 수 있는 제품이 나와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신신제약 '미야리산U'와 '미야리산 엔젤과립'입니다. 각각 8세 이상, 생후 3개월부터 먹을 수 있는 제품입니다. 이들 제품에는 간 노폐물 및 독소를 배출하는데 도움이 되는 UDCA나 발육 촉진에 좋은 비타민B가 함유돼 있어 낙산균으로 얻을 수 있는 효과 외에 다른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동안 유산균에만 쏠려 있던 프로바이이오틱스에 대한 시야를 좀 넓혀보는 건 어떨까요? 그러면 자신에게 맞는 프로바이오틱스를 찾을 수도 있습니다.
 
※ 약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으면 메일로 보내주세요. 주제로 채택해 '약 이야기'에서 다루겠습니다.(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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