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압 정상이여도 '녹내장' 안심할 수 없는 이유

인쇄

한국인, 정상 안압 녹내장 많아…안압하강제, 레이저 치료 등 고려

녹내장은 3대 실명 질환 중 하나다. 만성적으로 안구 뒤쪽에 위치한 시신경 손상이 진행되면 녹내장 특유의 시야 결손이 유발되고 말기가 되면 실명할 수 있다. 녹내장은 나이가 들수록 유병률이 증가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17년 녹내장 환자는 2015년 대비 10만 명가량 증가한 87만 명이다.

녹내장은 크게 폐쇄각 녹내장, 개방각 녹내장으로 나뉘는데 우리 눈 속에 존재하는 물(방수) 배출경로가 막혀 안압이 오르면 폐쇄각, 배출경로가 열려 있으면 개방각 녹내장으로 분류한다.

안압 상승은 녹내장 발병과 진행의 주요 위험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한국인 녹내장 환자의 90%는 개방각 녹내장이고, 이 중 약 80%는 안압이 정상 범위(10~21mmHg)다. 이들은 녹내장성 시신경 손상이 있는 ‘정상 안압 녹내장’으로 분류된다. 안압이 높은 녹내장 환자가 대다수인 서양과는 큰 차이를 보인 대목이다.

순천향대 부천병원 안과 이시형 교수는 “외래 진료 중에 하는 안압 측정은 하루 24시간 중 1분도 채 안 되는 시간에 진행된다”며 “대부분 낮 시간이기 때문에 밤이나 새벽의 안압은 확인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보고된 연구에 따르면 하루일과 중 정상인의 안압 변동 폭은 3~6mmHg이며, 녹내장 환자는 이보다 변동 폭이 더 크다고 알려져 있다. 안압 상승폭은 야간에 누워서 잘 때 자세나 호르몬 변화로 인해 더 증가할 수 있다.

심혈관계 질환이나 시신경 혈류 저하 역시 정상 안압 녹내장의 발병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위험 요인을 줄이기 위해선 약물로 심혈관계 질환을 조절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 이시형 교수는 “시신경 쪽 혈류를 직접적으로 증가시키는 방법은 없지만 안압을 낮추면 시신경 혈류가 증가하는 효과가 있다”며 “정상 안압 녹내장 환자는 안압을 낮추는 치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안압하강제인 프로스타글란딘 유사체 계열은 평균 안압뿐만 아니라 안압 변동과 야간 안압 상승을 효과적으로 감소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안압하강제 점안에도 녹내장 손상이 진행될 경우에는 레이저나 수술적 치료를 통해 평균 안압이나 안압 변동폭을 더욱 감소시켜야 한다.

< 저작권자 © 중앙일보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