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인데 다리 통증 방치하면 절단까지 이르는 질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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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을 때 통증 유독 심하면 ‘말초동맥질환’ 의심

다리 혈관은 심장에서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데다 직립보행으로 인해 피가 아래로 쏠리기 때문에 혈관 질환이 생기기 쉽다. 고혈압이나 당뇨병 등을 앓는 혈관질환자가 걷거나 뛸 때 다리에 통증이 있고 발의 상처가 잘 낫지 않으면 말초동맥질환을 의심해야 한다. 위험한 혈관질환에 대해 알아본다. 
 

▶‘하지동맥 폐색증’, 50대부터 정기검진 

하지동맥 폐색증은 다리를 지나는 혈관인 하지동맥이 막히는 질환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작년  하지동맥 질환자는 남성(1282명)이 여성(698명)보다 약 80% 더 많았다. 50대부터 급증하는 경향을 보인다. 강동경희대병원 혈관외과 조진현 교수는 “서구화된 식습관으로 당뇨·고혈압 등 만성질환을 앓는 30~40대가 늘면서 50대부터 하지동맥 폐색 환자 빈도가 높아지고 있다"며 "당뇨·고혈압 등을 앓거나 오랫동안 흡연을 해 온 50대라면 가벼운 다리 통증도 가볍게 보지 말고 즉시 전문의와 상담을 받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발목 혈압이 팔 혈압보다 10% 이상 낮으면 의심

하지동맥 폐색증은 쉬면 증상이 금방 가라앉기 때문에 모르고 지나치는 일이 많다. 어느 정도 진행되면 다리 온도가 차갑고 발가락 색깔이 검어지며 발의 상처가 잘 낫지 않는다. 진단은 동맥경화협착검사로 쉽게 아 수 있다. 편안히 누운 상태에서 양팔과 양다리혈압을 동시에 잰다. 만약 발목에서 잰 혈압과 팔에서 잰 위팔 혈압 비율이 0.9 이하(발목 혈압이 10% 이상 낮을 때)면 하지동맥 폐색증을 의심해볼 수 있다. 이후 초음파와 CT 검사를 통해 막힌 정도를 파악해 치료 계획을 수립한다.

▶고관절 부위 통증 있으면 ‘장골동맥’ 검사해야

장골동맥 폐색증은 동맥경화로 인해 다리에 피를 공급하는 장골동맥(복부 대동맥에서 다리로 내려가는 골반 내에 위치한 큰 동맥)에 쌓인 피떡(혈전)으로 인해 피돌기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는 병이다. 이 질환 역시 남성에게서 많이 나타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2018년 환자 수는 남성 558명, 여성 142명으로 남성에게서 약 3.9배나 많았다. 또 60대 이상 환자가 전체 환자의 81.3%에 이를 정도로 고령에서 많이 나타난다. 
 

장골동맥 폐색증은 엉덩이 부위로부터 허벅지 쪽으로 이어지는 근육에 통증이 느껴진다. 고관절과 척추 부위 이상이 발견되지 않을 경우 반드시 장골동맥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처음에는 엉덩이와 허리, 고관절 부위에 통증을 느끼는 정도이지만 계속 방치하면 피가 통하지 않게 된 부위의 말단 조직이 썩게 돼 절단할 수밖에 없게 된다.

▶‘하지동맥 폐색’ 이럴 때 의심해 보세요!

- 초기 상태

  · 걷거나 달릴 때 다리에 통증 또는 경련이 있지만 쉬면 증상이 금방 가라앉는다.

-중기 이상

  · 다리 쪽 피부가 차갑다.

  · 발가락 색깔이 검다.

  · 발에서 맥박이 약하게 잡힌다.

  · 발의 상처가 잘 낫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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