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이야기]햇볕에 입은 화상, 얼음찜질 대신 보습·재생 돕는 연고 써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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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 일광화상에 사용할 수 있는 약과 대처방법

일러스트 최승희 choi.seunghee@joongang.co.kr

여름철 강한 자외선에 오래 노출되면 햇볕에 화상을 입을 수 있습니다. 이를 일광화상이라고 합니다.  
피부가 붉어지고 화끈거리며 심한 경우 붓고 물집이 잡힐 수도 있습니다. 자칫 2차 감염으로 이어지거나 색소가 침착될 수 있으므로 적절한 대처가 필요합니다. 이번 약 이야기에서는 일광화상에 사용할 수 있는 약과 대처방법을 알아봅니다.
 

가벼운 일광화상은 물집이 잡히지 않고 피부 표면이 손상된 정도입니다. 피부가 불그스름해지고, 통증이 심하지는 않습니다. 2도 화상의 경우에는 피부 표면뿐 아니라 좀 더 깊숙한 진피 부위까지 손상돼 물집이 생기고 부종이 생기기 쉽습니다.
 
화상을 입었을 때 가장 중요한 응급처치는 화상 부위의 열기를 제거해 주는 것입니다. 깨끗한 물을 화상 부위에 흘려주어 피부를 식혀줍니다. 화상을 입은 초기에 이러한 응급조치를 잘해주면 통증도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습니다. 차가운 수건으로 서서히 피부의 온도를 떨어트리는 것도 좋습니다. 단, 얼음을 직접 갖다 대면 외려 피부가 손상될 수 있으니 삼가세요. 얼음 주머니를 수건에 싸서 간접적으로 냉찜질을 해주는 정도가 좋습니다. 피부 온도를 빨리 떨어트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급격한 온도변화가 피부에 자극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얼음찜질을 너무 오래 하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비누나 샤워 타올은 화상을 입은 피부를 자극할 수 있으므로 자제해야 합니다.
   
열감을 식혀준 다음에는 화상 연고를 발라주면 도움이 됩니다. 화상 연고는 피부 보습과 재생을 도와주는 역할을 합니다. 대표적인 제품으로는 비판텐(바이엘), 아즈렌(태극), 비아핀 에멀전(얀센)이 있습니다.
 

비판텐(바이엘)의 주성분은 덱스판테놀 성분입니다. 체내에 흡수되면 비타민B5로 전환됩니다.비타민B5는 피부의 주요 조직인 섬유아세포·콜라겐 생성을 도와 손상된 피부를 재생시켜주는 효과가 있습니다. 또 수분 장벽을 강화해 수분 손실을 막고 보습유지에 도움이 됩니다. 피부 각질층이 손상되면 피부 수분이 빠르게 소실됩니다. 수분이 부족하면 적은 자극에도 피부가 잘 손상되고 회복이 느려집니다. 비판텐에는 스테로이드나 방부제 색소가 없습니다. 아이들도 햇볕 화상을 입었을 때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아즈렌(태극)은 구아야줄렌이란 성분의 연고인데 국화과 일종인 케모마일에서 추출한 생약 제제입니다. 햇볕 노출 전·후에 사용할 수 있습니다. 자외선차단과 진정 작용, 조직 재생 작용을 하고 항염증 효과가 있습니다. 뜨거운 햇볕 아래 오랜 시간 야외활동을 할 예정이라면 자외선 차단제와 함께 미리 발라서 화상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비판텐과 마찬가지로 독성과 부작용이 거의 없어 장기간 사용 가능합니다. 아기나 임신부의 일상화상에도 사용 가능합니다.
 

세 번째는 비아핀 에멀전(얀센)으로, 일명 '프랑스 국민 연고'로 불립니다. 트롤아민이라는 성분의 연고인데 1도 화상부터 가벼운 2도 화상까지 사용할 수 있습니다. 통증을 감소시켜 주고 피부 조직에 수분을 공급해 상처가 마르지 않도록 해줍니다. 피부 세포 자체의 항균 능력을 증가시켜줘 균에 의한 감염을 예방해주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피부가 벗겨진 상처에도 사용 가능합니다. 2도 화상에 드레싱이 필요할 때는 비아핀을 0.5cm 두께로 두껍게 바른 뒤 축축한 무균 패드로 덮고 드레싱을 끝냅니다. 건조한 드레싱은 약물로부터 수분을 흡수해 상처를 손상시키므로 사용하지 않도록 주의합니다.
 

일광화상 뒤 허물이 벗겨지는 증상은 정상적인 회복 과정입니다. 인설(피부에서 하얗게 떨어지는 부스러기)이 한꺼번에 벗겨지면서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억지로 떼어내지 말고 그대로 두거나 보습제를 발라주면 됩니다.
  
화상물집은 터뜨리지 마세요. 물집은 피부 재생을 도와주고 감염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물집 주변에 연고를 발라 완화할 때까지 관리합니다.  
 
화상 부위가 넓거나 피부 손상이 심하다면 병원에 가서 적절한 처치를 받아야 합니다. 만약 감기와 비슷한 증상이 나타나거나 열이 난다면 일사병을 동반했을 확률이 높으므로 즉시 병원에 내원해 치료를 받도록 합니다.
 
평소 복용하는 약 때문에 일광화상과 비슷한 '알레르기'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강한 자외선이 약물의 특정 성분과 만나 광과민반응을 일으키는 겁니다. 고혈압약, 혈당강하제, 이뇨제, 심장약, 당뇨병약, 항히스타민제, 케토프로펜·나프록센 같은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가 광과민반응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이런 약을 먹는데 자주 피부가 가려운 사람은 약물에 따른 '햇빛 알레르기'가 아닌지 의심해봐야 합니다. 화끈거리고 가려움을 동반한 붉은 반점이나 여러 형태의 발진, 진물 등이 나타나는 게 특징입니다. 약물이 몸속 소화효소 등에 흡수·분해되면서 일부 성분이 빛에 민감한 화학 성분으로 바뀌기 때문입니다.
 

약물로 햇빛 알레르기가 생기면 항히스타민제 등으로 증상을 완화할 수 있습니다. 이후 어떤 약이 문제인지 검사받고, 다른 성분의 약으로 바꿉니다. 약물 대부분 자외선A와 반응하기 때문에 자외선 차단제 중 자외선A 보호 기능이 있는 것을 골라 쓰는 것도 예방법 중 하나입니다.  
 
일광화상을 입은 자리에 다시 직사광선을 받을 경우 변색이 되어 회복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햇볕을 바로 쬐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일광화상을 입어 치유 중이거나 약물 때문에 광과민반응이 나타났을 땐 햇빛을 최대한 피해야 합니다.  
 
※ 약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으면 메일로 보내주세요. 주제로 채택해 '약 이야기'에서 다루겠습니다.(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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