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질병 자녀에게 대물림 하지 않으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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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혈압·당뇨병·암·비만 등 대표적인 가족력 질환

가족끼리는 외모, 체질, 취향뿐만 아니라 앓는 질환마저 비슷한 사례가 많다. 병원에서 건강검진을 받을 때 꼭 체크하는 필수문항 중 하나가 가족력이다. 그만큼 가족력은 미래 질병 예측의 지표가 될 수 있다. 을지대병원 가정의학과 오한진 교수의 도움말로 가족력 질환에 대해 알아봤다.

의학적으로 3대(조부모, 부모, 형제)에 걸쳐 같은 질환을 앓는 환자가 2명 이상이면 ‘가족력’이 있다고 본다. 집안에 같은 질환을 가진 환자가 많이 생긴다는 점에서 유전성 질환과 혼동할 수 있지만 이 둘은 엄연히 다르다.

유전성 질환은 특정한 유전 정보가 자식에게 전달돼 질병이 발생하는 것으로 이상 유전자의 전달 여부가 질병의 발생을 결정한다. 반면에 가족력은 혈연 간 유전자를 일부 공유한 것 외에도 비슷한 직업, 사고방식, 생활습관과 동일한 식사, 주거환경 등 특정 질병을 유발하는 환경을 공유하기 때문에 나타난다. 일종의 ‘후천적 유전자’로 가족력 질환은 생활습관을 교정하거나 조기 진단을 통해 치료하면 예방이 가능하거나 적어도 발병 시기를 늦출 수 있다.

부모 비만이면 자녀 비만 확률 60~70%
대표적인 가족력 질환은 고혈압, 성인 당뇨병, 심장병, 고지혈증, 뇌졸중, 비만 등이다. 이들 질환은 생활습관과 관련이 깊다. 또한 유방암, 대장암, 폐암, 위암 등 일부 암도 가족력 질환으로 꼽힌다.

부모나 가족 중 심장병 환자가 있으면 심장병 발생 위험이 다른 사람에 비해 두 배 이상 높다. 오한진 교수는 “심장병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은 흡연, 고지혈증, 고혈압, 비만, 운동 부족 등으로 이런 요인들과 가족력이 합쳐지면 발병 위험은 더욱 커진다”고 설명한다.

고혈압의 경우 부모 모두 정상일 때 자녀가 고혈압일 확률은 4%에 불과하지만 부모 중 한쪽이 고혈압이면 30%, 양쪽 모두이면 50%까지 올라간다. 어머니가 골다공증인 경우 딸에게 발병할 가능성은 일반인보다 2~4배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부모 중 어느 한쪽만 비만인 경우 자식이 비만이 될 확률은 30~35% 정도이고 부모 모두 비만인 경우는 60~70%까지 높아질 수 있다. 암 역시 가족력 질환에 속한다.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대장암 환자의 15~20%가 1대의 친척(형제, 부모, 자식)에게서 물려받은 것이고 전체 대장암 환자의 10~30%는 가족성으로 발생하는 가족성 대장암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어머니, 자매, 딸 등 직계 가족 중 유방암 환자가 있다면 유방암 발생 위험성은 2~3배 높다. 특히 직계 가족 중 1명 이상이 폐경기 이전에 유방암에 걸렸다면 유전성 유방암일 가능성이 있고 이 경우 암 발생 확률은 최고 9배까지 높아질 수 있으므로 조기에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정기 검진 받고 생활습관 교정해야
특정 질병의 가족력이 있다면 가족 모두가 부지런히 식생활 개선과 운동에 관심을 쏟아야 한다. 예컨대 고혈압 가족력이 있으면 과식, 과음, 짜게 먹는 습관이 가족 전체에게서 나타나기 쉽다. 이때는 식습관을 고쳐 혈압을 낮추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만약 직계 가족 중 암 환자가 있다면 40대 이후부터 1년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위·대장 내시경, 유방촬영술 등 조기 발견을 위한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특히 가족 중 40세 이전에 성인병이나 암에 걸린 사람이 있을 경우 보다 이른 나이부터 정기 검진을 시작해야 한다.

오 교수는 “가족력이 있다고 그 병에 걸리는 것은 아니지만 발병 가능성이 큰 것은 사실”이라며 “금연, 절주, 규칙적인 운동, 절제하는 식생활 등 바람직한 생활습관을 가지면 가족력 질환에 걸릴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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