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이야기]일반 진통제를 먹었는데도 생리통이 여전하다면? 진경제를 선택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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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 심한 생리통을 위한 약 선택법

일러스트 최승희 choi.seunghee@joongang.co.kr

가임기 여성은 한 달에 한 번 생리를 합니다. 가임기 여성의 자궁내막은 주기적으로 분비되는 호르몬에 의해 증식합니다. 배아의 착상을 준비하기 위해서인데요, 이때 임신이 되지 않으면 자궁내막이 저절로 떨어져 나가면서 생리(월경)를 하게 됩니다. 일반적으로 여성은 초경을 시작으로 약 35년간 생리를 합니다. 어떤 여성에게는 생리가 고통스러운 기억일 수 있습니다. 바로 생리통 때문인데요, 생리통은 월경곤란증의 한 종류로 대부분은 아랫배나 골반, 꼬리뼈 부위의 통증을 호소합니다. 생리통이 심해 학교에 결석하거나 직장에 휴가를 내는 사람이 있을 정도로 생리통은 여성의 삶의 질을 크게 좌우하는 요소입니다.
 
생리통을 겪는 사람들은 생리통을 해소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시도합니다. 진통제 복용도 그 중 하나죠. 하지만 약을 먹어도 통증이 완전하게 가라앉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요, 생리통약도 종류가 다양합니다. 성분과 효과를 제대로 알고 복용해야 기대하는 통증 경감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이번 약 이야기 주제는 ‘심한 생리통을 위한 약 선택법’입니다.
 

생리통은 월경 주기와 직접적으로 연관돼 나타나는 통증을 말합니다. 생리를 시작하기 수시간 전 혹은 직전에 통증이 시작돼 2~3일간 이어집니다. 최근 25~39세 한국인 여성 1000명을 대상으로 생리통 설문조사를 한 결과, 1000명 중 91.2%가 최근 1년 동안 생리통을 경험했다고 답했습니다. 이들에게 생리통의 강도를 물었더니 ‘매우 심하다’(10.1%) 또는 ‘심하다’(42.5%)고 답한 여성이 절반이 넘었습니다. 생리통이 여성의 삶의 질에 얼마나 큰 영향을 주는지 알 수 있는 결과였습니다.
 
이들은 생리통을 해결하기 위해 어떻게 했을까요. 지난 1년간 어떤 조치를 취했느냐는 질문에 79.1%가 ‘약국에서 일반의약품을 구입해 복용했다’고 답했습니다. 일반약을 복용한 응답자의 대다수(97.8%)는 진통제를 먹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40%는 ‘진통제의 효과에 만족하지 않는다’고 답했습니다.
 

생리통은 원발성(primary : 최초로 생기는 것)과 속발성(secondary : 원발성 외의 질환 또는 이상의 결과로 발생하는 것)으로 나눕니다. 원발성 생리통은 골반 내에 특별한 이상소견 없이 자궁 자체의 원인 때문에 생리통이 발생합니다. 반면에 속발성 생리통은 자궁내막증·자궁근종·염증 같은 자궁이나 골반 내 발생한 질병이 원인인 경우입니다. 대부분의 여성이 겪는 생리통은 원발성입니다.
 

원발성 생리통은 자궁내막 안에 ‘프로스타글란딘’이란 물질의 생성이 증가하면서 나타납니다. 생리할 시기가 되면 여성의 몸에는 황체 호르몬 농도가 낮아지는데요, 이때 사이클로옥시게나아제(COX)라는 효소가 활성화하면서 프로스타글란딘이 생성됩니다. 프로스타글란딘은 몸에서 염증을 생성하고 통증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래서 프로스타글란딘이 과도하게 생성되면 자궁 근육이 긴장하고 혈관이 수축돼 통증을 일으키는 것이죠. 프로스타글란딘은 자궁에서만 작용하는 것이 아니라 혈액을 타고 돌기 때문에 생리를 할 때 배만 아픈 것이 아니라 허리통, 근육통, 두통 등을 동반할 수 있습니다.
 

이때 진통제를 먹으면 통증이 어느 정도 가라앉습니다. 진통제는 크게 아세트아미노펜 성분과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NSAIDs) 등 두 가지로 구분합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타이레놀·펜잘·게보린 등은 아세트아미노펜 성분 진통제, 애드빌·이지엔6프로·탁센 등은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에 속합니다. 이들 진통제는 COX 효소의 활성을 직·간접적으로 억제해 프로스타글란딘 생성을 줄여 통증을 완화합니다. 그런데 왜 상당수 여성들은 진통제 효과에 만족하지 못할까요.
 

물이 든 풍선에서 갑자기 물이 빠지면 풍선이 쪼그라들기 마련이죠. 생리도 이와 비슷합니다. 자궁에서 혈액이 빠져나가면서 자궁 근육과 혈관이 강하게 수축하면서 경련을 일으킵니다. 원발성 월경통에서 나타나는 통증은 복강 내 염증에 따른 일반적인 통증과 달리 쥐어짜는 듯한 양상을 띱니다. 이럴 때는 일시적으로 통증을 줄여주는 진통제와 함께 근육을 이완시켜서 경련을 완화하는 진경제를 함께 복용하는 것이 더 효과적입니다. 
 

진통제와 진경제가 모두 들어있는 생리통약은 부스코판플러스정이 대표적입니다. 진경 성분인 부틸스코폴라민브롬화물 10㎎과 진통 성분인 아세트아미노펜 500㎎을 동시에 함유한 복합 제제입니다. 부틸스코폴라민브롬화물은 경련이 일어나는 부위에 직접 작용합니다. 생리통의 근본적인 원인이 되는 자궁 근육의 경련을 이완시켜주는 효과가 우수합니다. 진통제 복용만으로 심한 생리통이 해결되지 않을 경우, 진경과 진통 성분이 모두 있는 약을 복용하면 빠르고 확실하게 해결하는데 효과적입니다.

 

생리통이 심한 사람은 약 복용과 더불어 평소 생활습관을 점검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카페인은 자궁 수축을 악화하고 몸에서 수분을 빼앗아 가서 생리통이 악화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과도한 카페인 음료·식품 섭취는 피하는 게 좋습니다. 흡연도 자궁 건강에 악영향을 주는 요인입니다. 생리통 발병 위험을 키울 수 있으니 금연할 것을 추천합니다. 비타민B가 풍부한 음식이 생리통을 비롯한 생리 전 증후군을 줄인다는 연구결과가 있습니다. 평소에 비타민B가 풍부한 계란·시금치·곡류·콩류 위주로 식단을 짜 먹으면 도움이 됩니다. 
 
‘참는 것이 미덕이다’라는 옛말은 생리통에서 만큼은 예외입니다. 통증을 무작정 참기 보다 효과 빠른 생리통약을 복용하고 꾸준히 생활습관을 관리하는 게 현명한 대처라는 점 잊지 마세요.
 
참고자료 : 약학정보원 약물백과, 대한의사협회지(2008), 제98차 대한산부인과학회 학술대회 강연 자료
 
※ 약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으면 메일로 보내주세요. 주제로 채택해 '약 이야기'에서 다루겠습니다.(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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