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 첩약에 혈액검사 추나에 X선 적극 사용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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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협, 기자회견 열고 천명…안전성·유효성 확보 차원

대한한의사협회가 한방의료기관에서 현대 의료기기(진단검사) 사용을 확대하겠다는 입장을 공식 천명했다. 

대한한의사협회는 13일 오전 10시 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한의계는 자발적으로 나서 의료기기를 적극 사용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한의협이 밝힌 활용 대상은 혈액검사와 X선 검사 두 가지다. 
 

대한한의사협회 최혁용 회장

한의협이 내세운 의료기기 사용 명분은 '국민 건강 증진'이다. 우선 혈액검사와 관련해선 한약 투약 전후 안전성과 유효성 확보를 위해 혈액검사 결과 활용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올해 하반기 첩약 건강보험 시범사업이 예정된 상황에서 첩약의 효과에 대한 근거 마련을 위해서라도 혈액검사 활용은 필수라는 것. 


이날 기자회견장에 참석한 최혁용 한의협 회장은 "첩약을 먹을 때 안전상 문제는 없는지, 환자가 한약을 먹어서 간이나 신장이 나빠지는 것인지 간이나 신장이 나쁜 환자가 한약을 먹은 것인지 구별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동안 의료계를 중심으로 한약에 독성이 있어 한약을 먹을 경우 간이나 신장이 나빠지거나 해당 질환자의 상태가 악화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 왔다. 

한의협은 현재 한의사가 혈액검사와 그 결과를 활용하는 것은 합법적이라는 부분을 분명히 했다. 최 회장은 "혈액 검사는 보건복지부가 일관되게 한의사가 사용할 수 있는 한방 의료범위에 포함된다고 유권해석을 내린 바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아직 혈액검사가 한방 의료기관에서 활성화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 "의사협회가 일종의 불매 운동을 한다. 검사 수탁기관이 한의사가 보낸 혈액 샘플을 받아 검사해주면 업체에 징계를 준다"며 "이것이 그동안 한약이 안전성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하는 이유가 됐다"고 주장했다. 한의협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는 이같은 의료계의 한의사 거래 거절 강요 행위에 대해 2016년에 11억3700만원의 과징금을 의사단체에 부과한 바 있다. 

즉, 한의원을 포함한 한방의료기관에서 한약 처방 시 혈액검사를 위해 혈액을 채취, 수탁 검사기관에 혈액 샘플을 보내고 그 결과를 환자에게 제시해 한약 안전성의 근거로 활용하는 한편, 이들 대규모 검사 데이터를 모아 첩약과 한방의료기관 혈액 검사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의 근거로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최 회장은 "10만건 이상의 혈액검사 데이터가 모이면 한약 처방 시 혈액 검사를 해야 한다는 근거가 될 것"이라며 "한의원 등에서 시행한 혈액검사에 대해서도 건강보험 급여 청구가 가능하도록 요구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현재 의료기관에서 하는 혈액검사는 건강보험이 적용되지만 한방 의료기관에서 시행한 혈액검사에 대해서는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환자가 그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단, 한의협은 향후 한방의료기관에서 시행한 혈액검사 비용에 대해 건강보험이 적용되기 전에는 협회 차원에서 일부 지원하겠다는 입장이다. 

또 X선 검사에 대해선 지난 4월 8일부터 건강보험이 적용된 추나요법 치료의 임상적 근거 마련을 위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 의료체계 상 X선 등 의료기기 안전관리 책임자에 한의사는 포함돼 있지 않다. 따라서 한방 의료기관에서 X선 검사 시 영상의학과 전문의의 감독과 판독이 수반돼야 한다. 최 회장은 "미국의 수기요법인 카이로프락틱 치료사 조차도 의사는 아니지만 X선 사용 권한이 있다"고 전제하고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안전관리 책임자에 치위생사나 방사선사, 심지어 전자공학과 석사도 포함돼 있지만 한의사가 포함되지 않은 게 이상하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대법원 판례에서도 한의사의 X선 검사 사용, 감독 권한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최 회장은 "국내 의료체계 하에서는 추나요법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선 X선 검사를 해야 하지만 현재는 불법이라 척추구조를 제대로 보지 못하고 있다"며 향후 별도의 방법으로 추나요법 시 X선 검사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제고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분당 10mA 이하의 저출력 X선을 활용하고자 한다"며 "저출력 X선의 경우 아직 한의사 사용에 대한 규정이 없다. 법적, 행정적 공백이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이어 "저출력(휴대용) X선 조차 사회적 갈등과 법적인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저출력 X선을 사용하는 것이 국민 건강에 유익하다는 근거를 만들고, 그 과정(고소·고발 등)을 모두 이겨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혈액검사의 경우 단순히 한약 부작용 책임 면피용으로 비춰질 수 있고, X선 검사는 공개적으로 편법을 정당화하는 것이어서 국민 건강 증진과 한의학의 유효성·제고라는 한의협의 명분이 국민으로부터 얼마나 설득력을 얻을 수 있을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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