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 없는 피로와 체중 변화, 갑상샘 기능 점검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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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상샘호르몬, 대사 조절에 중요한 역할

봄 날씨가 완연하다. 몸이 이유 없이 피곤하고 무기력해져 춘곤증인가 하고 무심코 넘기는 경우가 많은데, 갑상샘 기능 이상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갑상샘은 목 앞쪽에 있는 나비 넥타이 모양의 기관으로 갑상샘 호르몬을 생성·분비하는 역할을 한다. 갑상샘 호르몬은 체내 여러 조직의 산소 소비와 열량 생산 등을 촉진해 대사를 조절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런 갑상샘 호르몬이 지나치게 많으면 ‘갑상샘항진증’, 적으면 ‘갑상샘저하증’을 유발한다.

갑상샘항진증은 체내 대사가 항진돼 더위에 민감해지고 땀이 많이 난다. 체중 감소나 가슴 두근거림, 불안감, 안구 돌출, 호흡 곤란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심하면 심방세동, 협심증 같은 심장 질환을 유발하기도 한다. 극도로 악화하면 ‘갑상샘 중독 발작’이 와서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

반면에 갑상샘저하증은 갑상샘항진증과 증상이 반대다. 추위에 민감해지고 인지 기능이 떨어진다. 체중 증가와 변비, 탈모, 우울증 같은 증상이 생길 수 있다. 대사가 지나치게 억제돼 고지혈증, 고혈당을 유발할 수 있다. 심하면 심부전이 발생하기도 한다. 갑상샘저하증 역시 극도로 악화되면 ‘점액부종혼수’에 이르러 생명이 위독할 수 있다.

호르몬제, 식사 30분 전 공복에 복용해야
갑상샘 기능 이상 질환은 일반적으로 약물치료가 원칙이다. 갑상샘항진증은 갑상샘 호르몬 수치를 떨어뜨리는 항갑상샘제, 갑상샘저하증은 수치를 높이는 갑상샘 호르몬제를 쓴다.

항갑상샘제는 피부 두드러기와 소화불량과 같은 부작용이 5% 정도에서 나타날 수 있다. 드물지만 무과립구증이나 간염과 같은 치명적인 부작용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어 주치의와 반드시 상의해 복용해야 한다. 갑상샘호르몬제는 반드시 아침 식사 30분 전 공복에 복용한다. 식후에 먹거나 위장약 같은 다른 약제와 함께 복용하면 흡수율이 떨어지므로 주의해야 한다.

약물 치료가 실패한 경우 갑상샘절제술이나 방사성요오드요법을 고려할 수 있다. 갑상샘항진증과 갑상샘저하증 모두 체내 갑상샘 호르몬 수치를 정상으로 만드는 것이 목적이므로 치료 중에는 정기적인 채혈 검사를 통해 갑상샘 호르몬 수치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순천향대 부천병원 내분비대사내과 최덕현 교수는 “갑상샘은 우리 몸의 대사를 조절해 균형을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며 "특별한 이유 없이 무기력하거나 체중 변화, 가슴 두근거림, 손 떨림, 혹은 다른 사람과 비교할 때 추위와 더위를 반대로 느낄 때가 많다면 갑상샘 기능 이상을 의심해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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