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이야기]영문 처방전 챙기고, 약은 포장지 그대로 가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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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 해외여행 시 챙겨야 할 의약품과 약 복용법

일러스트 최승희 choi.seunghee@joongang.co.kr

해외여행을 준비하고 있다면 설렘에 앞서 꼼꼼히 준비해야 하는 것이 있습니다. 건강과 관련한 주의사항입니다. 익숙한 곳을 벗어나 해외로 떠나는 것 자체가 질병의 요소입니다. 만성질환을 앓거나 상대적으로 약한 체력·면역력은 여행의 즐거움을 반감시킬 수 있는 복병입니다. 해외여행 시 챙겨야 할 의약품과 약 복용법을 알아봅니다.
 

1. 복용하는 약 영문 처방전 준비
고혈압·당뇨·천식과 같은 만성질환자의 경우 평소 복용하던 약을 여행지에서 구입하기 쉽지 않습니다. 복용을 중단하면 질환이 악화할 수 있으므로 복용하던 약은 넉넉히 챙겨야 합니다. 인슐린을 맞는 당뇨환자는 현지에서 바늘을 구할 수 없는 경우가 많으므로 여유 있게 가져가는 게 좋습니다. 처방약과 함께 준비해야 할 것이 진단명이 포함된 영문처방전입니다. 항공기 탑승이나 입국 시 약이 반입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증빙서류가 필요합니다. 영문처방전은 병·의원에서 진료받을 때 요청하면 됩니다. 영문 처방전의 개인정보는 여권 정보와 같아야 합니다. 해외에서 증상이 악화해 병원이나 약국을 방문해야 하는 경우 병명과 현재 상태가 영문으로 적힌 처방전이 있으면 상태를 빠르게 전달할 수 있고 정확한 처방을 받을 수 있습니다.
 
2. 약은 포장지 그대로 가져가고 지퍼백에 보관
여행 시 짐의 부피를 줄이기 위해 상비약의 박스 포장을 버리거나 다른 용기에 덜어서 가져가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나 포장을 벗길 경우 약의 용량·복용법 등 주의사항을 확인하기 힘듭니다. 다른 용기에 담아가는 경우 약의 품질이 저하하거나 다른 약과 혼동될 수 있습니다. 원래 포장된 그대로 가져가는 것이 좋습니다. 약은 직사광선과 습기를 피해 상온에 보관해야 합니다. 포장된 약은 지퍼백 등 방수·방습이 가능한 곳에 넣어 보관하는 것이 좋습니다.
 

3. 시차 6시간 이상이면 인슐린 양 조절
6시간 이상 시차가 있는 지역으로 여행을 갈 땐 약을 복용하는 시간이나 인슐린 양을 조절해야 합니다. 특히 당뇨환자는 필요한 인슐린 양이 달라집니다. 동쪽(미주)으로 떠날 경우 도착한 첫날은 짧은 하루를 보내는 만큼 환자는 출발하는 날에 인슐린을 평소 복용량의 3분의 2로 줄여 투여합니다. 또 휴대용 키트로 혈당을 스스로 측정해 필요한 인슐린 양을 파악하는 게 좋습니다. 서쪽 방향으로의 여행 시에는 시차 정도와 상관없이 기존 인슐린 용량을 그대로 맞은 후 출발하는 것이 권고됩니다. 이밖에 매일 복용하는 약은 현지에서 먹기 쉬운 시간에 맞춰 한국에서 미리 조정합니다. 일정상 아침이 바쁘면 저녁 시간에 먹는 식입니다.
 

4. 여행 6~8주전 필요한 백신 접종
여행 6~8주 전에는 병원 내 여행의학센터 등을 찾아 전문의와 상담하는 게 좋습니다. 개인의 질병 이력과 여행 종류·기간, 현지의 기후환경에 따라 권장 백신과 처방약이 달라집니다. 항체가 형성되려면 2~3주 이상 필요합니다. 일부 지역에서는 예방 접종을 하지 않으면 입국을 거부당할 수도 있습니다.
 

5. 시차 적응엔 수면제 대신 햇빛 쬐기
시차 부적응은 먼 거리를 짧은 시간에 여행해 생긴 시간차를 신체리듬이 따라가지 못하는 것입니다. 연령이 높을수록, 동쪽(미주)으로 갈수록 적응기간이 더 걸립니다. 밤에 불면에 시달리기 쉬운데 이때 수면제를 쓰는 건 좋지 않습니다. 햇빛을 충분히 보는 게 생체리듬을 가장 빨리 바꾸는 방법입니다. 동쪽(미주)으로 여행할 때는 출발 3~4일 전부터 한 시간 일찍 자고 1시간 일찍 일어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서쪽(유럽) 방향의 여행은 반대로 합니다.

6. 알러지약·소화제·살균소독제 등 챙기기
급성설사와 소화불량은 여행객에게 가장 흔한 질환입니다. 지사제와 소화제를 준비하면 도움이 됩니다. 해열·진통제는 고열이 있거나 심한 통증이 있을 경우 복용합니다. 여행 중 넘어지거나 긁히는 외상이 발생하면 살균소독제와 상처 연고로 소독·도포해 추가 감염을 막는 것이 중요합니다. 알러지약도 챙겨가면 도움이 됩니다. 해외에는 접해보지 못했던 음식·음료나 식물이 많아 두드러기 등 알러지 반응이 생길 수 있습니다.
 

여행 중 발생한 건강 문제는 귀국 후 증상이 호전됐더라도 병원을 찾아 당시 증상과 현지에서 복용한 약물, 처치 받은 상황을 자세히 설명합니다. 질병에는 잠복기간이 있습니다. 귀국 후 설사·발열·불면증 등 이상 증상이 있으면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 약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으면 메일로 보내주세요. 주제로 채택해 '약 이야기'에서 다루겠습니다.(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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