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 나올수록 미세먼지로 인한 고혈압 위험 더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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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국립암센터 공동 연구

복부 내장비만이 심할수록 미세먼지(PM10)로 인한 고혈압 위험이 더욱 커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박진호 교수, 국립암센터 암빅데이터센터 김현진 책임연구원 공동 연구팀은 복부비만 수준에 따른 대기오염과 고혈압의 연관성을 분석한 결과를 네이처 자매지 ‘사이언티픽 리포트’ 최근호에 발표했다고 19일 밝혔다.

내장지방과 피하지방 모식도 [사진 서울대병원]

공동 연구팀은 2006~2014년 서울대병원 건강검진센터를 방문해 복부 CT 검사를 한 성인 남성 1417명의 내장 및 피하 복부지방 단면적을 측정했다. 또 수진자들의 주소를 통해 거주지와 가까운 에어코리아 측정소의 연평균 미세먼지 농도도 함께 조사해 연관성을 탐구했다. 

그 결과, 일반적으로 미세먼지 농도가 약 10μg/㎥ 증가하면 고혈압(수축기 140mmHg 또는 이완기 90mmHg 이상) 가능성이 약 1.3배 증가했다. 하지만 단면적 200cm2를 초과하는 복부 내장지방을 가진 사람의 고혈압 가능성은  1.7배 늘어 더 높았다. 복부 내장지방 단면적이 100cm2 이하거나 피하지방은 미세먼지로 인한 고혈압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속적으로 미세먼지에 노출되면 혈관에 염증 반응을 통해 고혈압과 관련된 혈관 내피세포의 기능장애가 발생한다. 또한 지방세포는 염증을 유발하는 다양한 사이토카인을 분비하고 활성산소종을 생산하는데 피하지방보다는 내장지방 축적과 더 관련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서울대병원 박진호 교수(왼쪽)과 국립암센터 김현진 책임연구원 [사진 서울대병원]

김현진 책임연구원은 “미세먼지가 내장지방 세포가 결합돼 염증 반응과 산화 스트레스가 더욱 더 활성화되면 결국 고혈압 위험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복부 내장지방이 많은 성인이 미세먼지 농도에 노출되면 고혈압 위험이 훨씬 크다는 것을 처음으로 규명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박진호 교수는 “복부 내장비만이 있는 사람은 그 자체로 각종 심뇌혈관 질환 위험이 크다"며 평소 미세먼지 노출을 최소화하는 생활 습관과 함께 복부 내장지방 감량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정렬 기자 park.jungry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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