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 나른함과 피로, 2주 이상 지속되면 '이것' 의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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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곤증과 헷갈리는 질환

봄에 춘곤증을 호소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우리 몸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면서 나타나는 일종의 생리적인 피로감으로 무기력증, 나른함, 집중력 저하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의학적인 질병은 아니지만 지속되는 피로감이 두통, 식욕부진, 소화불량 등 건강 문제를 낳기도 해 관심이 필요하다.

경희대병원 신경과 황경진 교수는 “햇빛을 보지 않고 일하는 직장인, 운동을 하지 않거나 과로,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보다 쉽게 춘곤증을 느낄 수 있다”며 “주로 점심시간 이후 심한 피로감을 호소하는데, 이는 식곤증이 동시에 나타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춘곤증을 해소하는 방법은 첫째, 식이요법이다. 봄이 되면 단백질, 비타민, 무기질 등이 겨울보다 많이 필요하게 돼 과일이나 채소로 해당 영양소를 충분히 섭취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봄나물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냉이’다. 단백질 함량이 가장 높고, 칼슘, 철분, 비타민 A가 많아 춘곤증 예방에 효과적이다. 

둘째, 규칙적인 운동과 충분한 수면이다. 산책, 자전거 타기, 줄넘기 등 유산소 운동을 일주일에 3회 이상 꾸준히 하면 신체에 활력을 줄 수 있다. 또한, 최소한 7시간 이상의 숙면을 권장한다. 숙면을 위해 침실온도를 25도로 유지하고, 너무 푹신한 침구는 피해야 한다. 

경희대한방병원 사상체질과 이준희 교수는 “혈액순환을 도와 노폐물과 피로물질의 원활한 제거를 도와주는 적당한 운동과 충분한 수면, 마사지, 목욕 등은 봄철 피로를 이기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심한 피로감을 느끼면 점심 시간 30분 정도 낮잠을 자는 것도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

다만, 피로감이 2주 이상 지속되거나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느낄 정도의 극심한 피로, 심한 주간졸음증은 춘곤증이 아닌 수면장애를 포함한 다른 질환일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경희대병원 가정의학과 김선영 교수는 “피로는 우리 몸에 없어서는 안 될 꼭 필요한 신호”라면서도 “다만 심한 피로는 간염, 당뇨병, 폐결핵, 빈혈, 갑상선질환, 우울증 등의 초기 증상일 수 있는 만큼 장기간 증상이 지속되면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렬 기자 park.jungry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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