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플란트 오래 쓰고 싶다면 이것 기억해야

인쇄

구강 건강관리

임플란트는 고령층의 구강 건강을 지켜주는 마지막 보루다. 빠진 치아를 대신해 씹고 맛보는 즐거움을 유지해준다. 음식을 잘게 씹는 저작능력을 자연치의 80%까지 회복해 덜그럭거리는 틀니보다 안정적으로 치아를 사용할 수 있다. 한국은 건강보험 보장성이 강화되면서 비교적 단기간에 임플란트 대중화가 진행됐다. 하지만 임플란트 품질에 대한 관심도는 낮은 편이다. 임플란트는 치아·잇몸 건강과 밀접하게 관련이 있다. 임플란트를 안전하고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는 선택·관리법을 알아봤다.

치아는 단순히 음식물을 씹고 소화시키는 것에만 관여하지 않는다. 사고나 치주 질환 등으로 부득이하게 치아를 잃었을 땐 가능한 빨리 임플란트를 심는 것이 좋다. 치아가 빠지면 이를 지지하는 잇몸도 함께 망가진다. 치아 뿌리를 단단하게 붙잡아 잇몸 뼈를 고정하던 치주인대가 사라지고 잇몸이 내려앉아 쪼그라든다. 음식을 제대로 십지 못하고 발음도 부작확해진다. 더 진행되면 앞니가 벌어지고 치아배열이 틀어진다. 당뇨병, 인지장애 위험도 높아진다는 연구도 있다. 다행히 지난해 7월부터는 만 65세 이상 고령층의 임플란트 건강보험 본인 부담률이 50%에서 30%로 인하돼 비용 부담도 줄었다.

친수성 재질로 잇몸 재생·회복속도 높여
임플란트를 오래 쓰기 위해서는 상처 난 잇몸의 재생·회복속도를 높이고, 입속 세균 감염을 차단하는 것이 관건이다. 이는 임플란트의 나사 디자인, 표면 처리 기술, 재질에 따라 달라진다. 겉으로는 비슷해 보이는 임플란트지만 어떤 제품의 임플란트로 시술받았느냐에 따라 임플란트 성공률, 장기 안정성, 임플란트 주위염 발생률 등에 차이가 난다는 의미다. 물론 환자의 잇몸 건강상태나 시술자의 숙련도는 비슷하다는 가정에서다. 

임플란트의 나사 디자인은 각도가 완만하고 끝이 둥글수록 좋다. 임플란트를 고정할 때 잇몸 손상을 최소화해 잇몸 뼈와의 결합을 촉진한다. 표면 처리 기술은 잇몸의 치유·재생에 적합한 환경을 구축하는 역할을 한다. 혈액·단백질을 끌어당기는 생체 친화적 친수성 표면 처리 방식으로 마무리해야 임플란트와 닿는 잇몸 뼈에 혈액 공급량이 늘어난다. 그래야 잇몸 뼈 회복이 더뎌 임플란트 이식이 힘들었던 당뇨·암 환자도 치료할 수 있다. 관련 연구결과에 따르면 임플란트 표면을 친수성 물질로 처리한 임플란트를 이식한 당뇨·방사선 치료 환자군의 임플란트 성공률은 100%였다. 재질도 중요하다. 티타늄·지르코늄 합금 재질로 만든 임플란트는 기존 티타늄 재질 임플란트보다 강도가 80% 정도 높다. 그만큼 임플란트 뿌리에 해당하는 지주대의 크기를 작게 만들어 잇몸 뼈를 더 많이 보존할 수 있다. 임플란트는 다양한 요건을 충족해야 잇몸 뼈에 빠르고 안정적으로 결합한다. 이 같은 점을 고려한 임플란트 제품(록솔리드 에스엘액티브)도 있다. 

임플란트 후 잇몸 상태 살펴야
이를 입증한 대규모 연구결과도 있다. 스웨덴 예테보리대 연구팀은 임플란트 제품별 치료 효율성을 파악하기 위해 임플란트 수술을 받은 환자 596명(임플란트 2367개)을 대상으로 임플란트 유지 여부를 9년 동안 추적·관찰했다. 그 결과 전체의 7.6%가 적어도 1개는 임플란트를 제대로 유지하지 못했다. 주목할 만한 점은 제품에 따라 임플란트 실패율이 적게는 5.2배에서 많게는 58.2배까지 차이를 보였다는 점이다(Journal of Dental Research, 2015). 임플란트 제품 선택에 따라 치아·잇몸 건강이 갈린 셈이다.

임플란트의 장기 안정성도 중요하다. 임플란트는 한 번 식립하면 없어진 치아를 대신해 오랫동안 사용한다. 따라서 지속적으로 사용했을 때 이상이 없는지, 얼마나 오랫동안 안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지 등을 살펴봐야 한다. 연세대 치과병원 치주과 조규성 교수 연구팀은 2003년부터 2009년까지 스트라우만 브랜드의 임플란트로 치료한 환자 881명(임플란트 개수 1692건)을 대상으로 임플란트 장기 생존율과 소실 패턴을 분석했다. 임플란트 환자를 대상으로 10년 동안 안정성을 추적관찰한 국내 최초의 연구다. 그 결과 누적 생존율이 98.2%로 우수했다. 임플란트 식립 후 10년 이라는 긴 기간이 지나도 별다른 문제가 나타나지 않았다는 얘기다. 

잇몸 상태도 살펴야 한다. 임플란트 주위염이 대표적이다. 임플란트를 심으면 기존 치아·잇몸 등과 조직 구조가 완전히 다르다.  임플란트는 잇몸 뼈와 임플란트 표면이 직접 맞닿아 있다. 그만큼 입속 세균이 공격하기 쉽다. 만일 임플란트 주변에 염증이 생기면 자연치 조직보다 빠른 속도로 퍼진다. 임플란트를 심은 후 9년이 지났을 때 임플란트 주위염의 발생률이 45%에 달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이 중 14.5%는 처음 임플란트를 심었을 때보다 잇몸 뼈가 30%가량 사라진 중증 임플란트 주위염을 앓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플란트 주위염이 심해지면 임플란트를 지지하지 못해 결국 제거해야 한다. 최근에는 초기 생착률이 높은 임플란트의 주위염 발생률이 낮다는 연구결과(Journal of Dental Research·2016)도 있다.

임플란트는 구강 건강관리의 끝이 아닌 시작이다. 임플란트 치료 후에도 1년에 한·두번씩 정기적으로 치과를 방문해 치과검진을 받아야 한다. 칫솔질 등 개인 구강위생관리에도 철저한다. 오징어·쥐포 등 딱딱한 음식은 되도록 피한다. 외부 충격을 줄여줘 임플란트 수명을 늘려준다.
 
관련 기사

< 저작권자 © 중앙일보에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