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 의료기기 '설진기' 국제 표준 제정 쾌거

인쇄

뜸, 피내침, 일회용 부항 등 이어 다섯 번째

한의학의 주요 진단법인 설진을 과학화·정량화하기 위해 개발된 설진기가 국내 제안기술에 따라 국제 표준으로 제정됐다.

한국한의학연구원은 18일 "한국의 주도적 제안에 따라 한의학 진단기기인 설진기가 ISO(국제표준화기구) 국제 표준으로 제정됐다"고 밝혔다. 연구원이  주도적으로 개발한 전통의학 관련 ISO 국제 표준은 ‘뜸’, ‘피내침’, ‘한약제품 라벨링 요구사항’, ‘일회용 부항’에 이어 이번 ‘설진기’가 다섯 번째다.

한의학의 주요 진단법인 설진을 과학화·정량화하기 위해 개발된 설진기가 국내 제안기술에 따라 국제 표준으로 제정됐다. ISO 국제 표준 본문 [사진 한의학연구원]

국제 표준의 주요 내용은 ▶혀 위치의 정위 ▶혀 영상 촬영을 위한 조명부 ▶영상 획득부 ▶데이터 처리부 ▶디스플레이 ▶안전성 등으로 이번 국제 표준은 설진기의 안전성 확보와 핵심 성능 수행을 위해 요구되는 공통 사항을 규정한다. 정식 명칭은 “혀 영상 획득 시스템 일반 요구사항”(ISO 20498-1:2018(E))이다.

설진은 혀의 색깔과 형태를 통해 건강 상태와 병을 진단하는 한의학의 대표적인 진단법이다. 국내에서 개발·생산되는 설진기의 사양이 국제 표준으로 채택되면서 시장을 주도하는 것은 물론 국가별로 달랐던 설 영상 데이터 간 통합도 가능해지게 됐다. 

한의학연구원 김종열 원장은 “국내 한방의료기기 산업의 열악한 환경에서도 국내 여건에 맞는 표준안을 국제 표준으로 개발하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며 “이번 국제 표준 제정이 한방의료기기가 세계 시장을 개척하고 선점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한의학연은 2017년 3차원 디지털 영상 측정·분석 기술을 접목한 ‘설 영상 측정장치(K TAS-4000)’를 개발해 2018년에는 보건신기술(NET) 인증을 받은 바 있다.
박정렬 기자 park.jungryul@joongang.co.kr

< 저작권자 © 중앙일보에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