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식증, 동영상 보며 언제 어디서든 치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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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백병원, ‘보드캐스트(동영상클립) 활용’ 생태학적 실시간 치료법 개발

언제 어디서든 실시간으로 사용할 수 있는 거식증 치료법이 개발됐다. 거식증은 섭식장애의 하나로 장기간 심각할 정도로 음식을 거절함으로써 나타나는 질병이다.

서울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율리 교수팀은 영국 킹스 칼리지 런던의 자넷 트레져 교수팀과 공동으로 거식증의 치료 전략을 짧은 보드캐스트(동영상 클립)로 제작해 모바일기기에 탑재시켜 환자가 필요할 때마다 활용할 수 있게 했다.

보드캐스트 제작에는 동기강화 기법과 설명적 심리교육 같은 치료 전략을 활용했다. 동기강화 기법이란 거식증을 회복하는 데 동기 부여를 하고 두려운 회복 과정을 감내할 수 있도록 자신에 대해 확신을 갖게 하는 면담 기법을 말한다. 이번 동영상 클립에는 거식증에서 회복한 환자의 독백을 담았다.

설명적 심리교육은 섭식장애에 대한 정보와 회복에 필요한 지식을 가르치는 것이다. 보드캐스트를 시청하면서 문제가 되는 생각과 행동을 변화시킬 수 있는 자신만의 전략을 짤 수 있도록 유도했다.
 

한 여성이 거식증 치료를 돕는 보드캐스트를 시청하고 있다. [사진 서울백병원]


연구팀은 국내 거식증 환자를 대상으로 기존 치료와 병행해 보드캐스트 부가 치료의 효과와 적합성을 평가했다. 거식증 환자를 대상으로 3주간 우울하거나 불안할 때, 음식에 대한 거부감이 들 때, 폭식 충동이 들 때 등 일상생활에서 필요할 때마다 보드캐스트를 사용하게 했다.

그 결과, 섭식장애 병리 감소, 긍정적 정서 증가, 부정적 정서 감소 효과를 보였다. 연구 참가자는 보드캐스트가 심리적 지지, 치료 접근성, 회복에 필요한 정보 제공이라는 긍정적 효과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 연구는 스마트의료 분야 국제학술지(Telemedicine and e-health) 온라인판 최신호에 게재됐다.

학계에서는 IT 기술과 의료를 접목한 ‘스마트 헬스케어’를 통해 섭식장애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다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 김율리 교수는 “회복한 동료가 주는 경험을 토대로 섭식장애 환자를 지지해주는 실시간 개입이 환자의 병적 행동을 변화시키게끔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거식증은 정신과 질환 중 사망률 1위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거식증을 청소년에게서 가장 우선적으로 치료해야 할 질환 중 하나라고 보고한 바 있다.

김 교수는 “거식증은 극심한 신체적 쇠약과 정서적 메마름을 동반한다"며 "전문의료기관을 찾아 환자의 건강 상태를 제대로 평가받고 환자에게 적합한 전문 치료를 시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보드캐스트 치료 같은 생태학적 실시간 개입은 외래 진료의 부가 치료로 획기적인 방법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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