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이야기]치료 시엔 백신 접종도 조절해야 합니다

인쇄

#67 류머티스 관절염 치료제 바로 알기

일러스트 최승희 choi.seunghee@joongang.co.kr

최근 한 독자분께서 메일을 보내주셨습니다. 손가락 관절 통증이 심해 병원에 가니 류머티스 관절염이 의심된다는 얘기를 들으셨다면서요. 현재 큰 병원에서 검사를 받고 확진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하셨습니다. 누구나 어떤 질환 진단을 받으면 치료제의 효능과 안전성에 대해 궁금해지기 마련인데요, 이분 역시 류머티스 관절염 치료에 쓰이는 약제와 장기 복용에 따른 안전성 등에 대한 문의를 주셨습니다. 이번 약 이야기에서는 류머티스 관절염 치료에 처방되는 약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류머티스 관절염은 잘 알려져 있다시피 자가면역 질환입니다. 자신의 면역체계가 스스로 공격하는 질환이죠. 이로 인해 관절을 싸고 있는 활막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입니다. 염증, 통증, 조조강직, 부종 등이 주요 증상입니다.
 
류머티스 관절염을 치료에는 크게 네 가지 약이 사용됩니다.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NSAIDs), 스테로이드, 항류머티스약제, 생물학적제제입니다. 왠지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NSAIDs)→스테로이드→항류머티스약제→생물학적제제 순으로, 즉, 단계적으로 사용할 것 같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물론 아주 옛날에는 '이 약이 안들으면 다음 단계 약'을 처방했다고 하네요.
 

소염진통제와 스테로이드는 거들 뿐
이제는 가이드라인이 완전히 바뀌었죠. 초기에 공격적으로 치료합니다. 관절이 변형되고 부식돼 돌이킬 수 없도록 삶의 질이 떨어지고 질환이 악화하는 것을 막기 위함이죠.
 
류머티스 관절염 확진을 받게 되면 가장 기본이 되는 치료제는 바로 항류머티스약제입니다. 근데 이들 약제는 처방·투여 후 바로 효과가 나타나는 것이 아닙니다. 3~6개월 정도 경과를 지켜봐야 합니다. 그리고 이 항류머티스약제의 효과가 보일 때까지 각종 증상을 관리하는 데 쓰이는 것이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와 스테로이드입니다.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는 통증을 조절하는 데, 스테로이드는 염증과 관절 부종을 조절하는 데 사용됩니다. 즉, 항류머티스약제가 잘 자리잡을 때까지 거드는 역할을 한다고 할까요? 항류머티스제 복용 중 그때 그때 증상 관리에 쓰입니다.
 
항류머티스약제도 여러 가지 있습니다. 가장 근간이 되는 것은 '메토트렉세이트(methotrexate)'입니다. 줄여서 MTX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확진이 되면 보통 이 약을 처방합니다. 그러면서 환자의 질병 활성도에 따라 병용요법을 하는데요, 항염증제인 '설파살라진(sulfasalazine)'이라는 약이랑 말라리아 약인 '하이드록시클로로퀸(hydroxychloroquine)', 면역억제제인 '레플루노마이드(leflunomide)' 등이 항류머티스약제로 사용됩니다.
 
최근 각광 받고 있는 생물학적제제(※'약 이야기 #56 다양한 생물학적 제제' 참조)는 항류머티스약제로 관리가 안 될 때 다음 단계로 시도하는 처방입니다. 주로 주사제형으로 나왔었지만 지금은 먹는 생물학적제제도 개발됐습니다.
 

약 복용 만큼 중요한 의사의 지시·권고 사항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 하는 게 안전성과 부작용일텐데요. 기본적으로 항류머티스약제는 장기복용해야 하는 약입니다. 완치와 비슷한 개념인 '완전 관해'라는 것이 있긴 하지만 이에 도달하는 환자는 소수입니다. 평생 약으로 관리해야 하는 질환이죠. 장기 복용은 큰 위험 사항이 아닙니다.
 
류머티스 관절염에 사용되는 약(항류머티스약제)은 단순히 부작용을 조심해야 하는 약이라기보다는 용법·용량을 제대로 지키되 의사와의 소통이 충분히 이뤄져야 하는 약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앞서 언급한 MTX라는 약은 잘못 복용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원래 일주일에 한 번씩 복용해야 하는 약입니다. 근데 실수로 매일 복용하거나 같은 날 중복 복용하는 경우가 있다고 하네요. 이렇게 되면 점막에 염증 생기고 백혈구 등 수치가 뚝 떨어지기도 합니다.
 

하이드록시클로로퀸(항말라리아제)의 경우 망막에 부작용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사전에 류머티스 내과에서는 정기적인 안과 검진을 의뢰하는 데 환자 중에 대수롭지 않게 생각해 검사를 안 받는 경우가 있답니다. 나중에 시야와 시력이 떨어지는 결과를 초래합니다. 반면 설파살라진은 맞지 않으면 곧바로 두드러기나 혈관 부종 등 알러지 반응이 생깁니다.
 
반면 생물학적제제의 경우 잠복 결핵이 활성화될 수 있습니다. 생물학적제제 중 TNF 차단제의 경우 류머티스 관절염을 일으키는 중간 물질인 TNF를 차단해 염증 반응을 막습니다. 근데 이 TNF 고유의 방어막까지 무너져 결핵이 생길 수 있게 됩니다. 따라서 의료진은 처방 전에 잠복결핵, 활동성 결핵 유무를 면밀히 파악하고 예방조치를 취합니다.
 
또 면역억제제의 경우 대상포진이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실제 대상포진 백신은 면역억제제를 사용하는 경우 접종 금기입니다. 국내에 출시된 대상포진 백신은 균을 약화해 만든 생백신밖에 없다보니 면역이 억제된 상태가 되면 활성화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류머티스 관절염 치료 전에 백신을 접종하는 방법을 택하기도 합니다. 단 인플루엔자, 폐렴 등 백신은 사백신으로 나와 있어 투여기간 중 접종해도 괜찮습니다.
 
치료제 외의 각종 건강식품이나 민간요법이 문제가 될 수도 있습니다. 약효를 반감시키거나 오히려 과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죠. 간에 부담을 줄 수도 있습니다. 약 외에 먹고 있는 것들을 담당의사에게 숨기지 말고 얘기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일반적으로 '전문의와 충분히 상담하라'는 말이 있죠. 의례적이고 상투적인 말이지만 류머티스 관절염 치료 시에는 특히 유념해야 합니다. 실제로 발열 등 각종 감염 증상이 치료 기간 중 발생해도 의사에게 말하지 않아 질환을 악화시키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약이 맞지 않으면 교체하거나 용량을 조절해야 하는데 이상 증상에도 꼬박꼬박 용량·기간을 지키는 경우도 있고요.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류머티스 관절염 환자라면, 판단이 잘 안 되는 증상이나 사소한 불편감이라도 충분히 의사에게 전달해 치료에 반영되도록 해야 한다"고요. 진료가이드라인에도 충분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판단하고 설명하는 것이 첫 항목으로 명시돼 있다네요.
 
도움말: 고대구로병원 류마티스내과 김재훈 교수, 약제팀 복약상담실 김명래 약사
 
※ 약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으면 메일로 보내주세요. 주제로 채택해 '약 이야기'에서 다루겠습니다.(jh@joongang.co.kr)

< 저작권자 © 중앙일보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