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이야기]해외 직구 가격 비교할 때 성분 검색도 꼭 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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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건강기능식품·의약품 해외 직구 가이드

일러스트 최승희 choi.seunghee@joongang.co.kr

요즘 ‘해외 직구(해외 직접구매)족’이 많습니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해외 직구 규모는 1494만 건(13억2000만 달러)입니다. 2017년도 상반기 대비 건수 기준 36%, 금액 기준 35% 증가한 수치입니다. 해외 직구의 증가세가 가히 폭발적이라 할 만합니다. 그중에서도 건강 관련 제품은 직구족의 인기 품목입니다. 다양한 종류의 건강기능식품(건기식)·의약품을 더욱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는 이점 때문이겠죠. 하지만 건기식·의약품은 건강과 직결되는 만큼 가격뿐만 아니라 성분을 꼼꼼히 따져보고 해외 직구에 나서야 합니다. 이번 약 이야기 주제는 ‘건기식·의약품 해외 직구 가이드’입니다.
 

해외 직구는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외국에서 직접 물건을 주문해 구입하는 구매 방식을 의미합니다. 건기식은 지난해 상반기 해외 직구 1위 품목입니다. 총 308만 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나 증가했죠. 가장 많은 직구가 이뤄진 나라는 미국인데요, 미국 건강기능식품 직구 건수는 2015년 238만 건에서 2017년 423만 건으로 꾸준한 증가세입니다.
 

해외 직구가 이처럼 인기있는 이유는 뭘까요. 한국소비자원이 2016년 해외 직구 경험이 있는 소비자 1000명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벌인 적이 있습니다. 이들에게 해외 직구를 하는 이유(복수응답)를 물었더니 '동일한 제품의 가격이 국내보다 저렴해서'(79.5%), '국내에서 구하기 어려운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서'(52.1%), '제품의 종류가 다양해서'(14.3%), '제품의 품질이 더 좋아서'(7.5%) 순으로 답했습니다. 특히 소비자들은 해외 직구가 국내에서 구매하는 것보다 평균 31.7% 저렴하다고 체감했습니다.
 
이는 건기식 분야에서 더욱 뚜렷합니다. 한국소비자원이 미국산 건기식 4개 브랜드 21개 상품의 국내 온·오프라인 구입가와 해외 직구 가격을 비교해봤더니 국내 오프라인 매장 판매 가격 대비 온라인 판매 가격이 평균 20.7% 저렴했고 해외 직구 가격은 평균 54.4%나 쌌습니다. 건강을 중시하는 웰빙 소비 풍조와 맞물려 더욱 다양한 종류의 건기식을 저렴한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으로 작용한 것입니다.
 

해외 직구는 직접 물품을 눈으로 확인하거나 판매자에게 제품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없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건강과 밀접한 제품이라면 더욱 그렇겠죠. 우선 건기식은 6병까지 통관을 허용하고 있습니다. 6병을 초과한 부분에 대해서는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발급한 건강기능식품수입신고필증을 발급받아 수입해야 합니다. 다만 의사소견서를 첨부한 질병 치료용은 6병 넘게 살 수 있습니다.
 
의약품도 비슷합니다. 그전에 알아둬야 할 정보가 있는데요, 한국에선 약사법상 모든 의약품의 온라인 판매가 불법입니다. 하지만 관세법상으로 의약품의 온라인 해외 직구는 허용하고 있습니다. 약사법은 의약품 오·남용 방지를 위해 의약품 판매 경로를 엄격히 제한하는 반면, 관세법은 자가 소비에 한해 의약품 통관을 허용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약사법은 의약품의 온라인 거래를 허용하지 않지만 관세법상으로는 오·남용 우려 의약품(전문의약품)의 경우 의사 처방전에 정해진 수량 이하로 통관이 가능합니다. 일반의약품은 자가 사용 목적으로 간주되는 분량(3개월치 또는 6병)은 국내로 들여올 수 있습니다. 의약품 해외 직구의 합법 여부가 2개 법에서 상충하고 있는 실정인 것이죠. 이로 인해 국회에서는 원칙적으로 온라인으로 외국산 의약품을 구매·반입할 수 없도록 하는 ‘약사법개정안’을 발의한 상태입니다.
 

해외 직구를 좀더 안전하게 하려면 제품에 들어 있는 성분을 꼼꼼히 확인하는 게 좋습니다. 보건당국이 2017년 해외 사이트에서 판매한 식의약품 1155개를 검사한 결과 205개 제품에서 유해물질이 검출됐습니다. 대표적인 것을 알아볼까요. 다이어트 제품 567개 중 102개에는 동물용 의약품으로 사용되는 요힘빈과 변비 치료제로 사용되는 센노사이드가 나왔습니다. 요힘빈은 환각, 빈맥, 심방세동, 고혈압 같은 부작용이 나타날 우려가 있습니다. 센노사이드는 장의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장 무기력증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이게 다가 아닙니다. 각성제로 사용되는 베타메틸페닐에틸아민도 검출됐는데요, 이것은 사람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이 이뤄지지 않아 안전성이 입증되지 않았고 뇌혈관 파열, 심부전, 고열을 일으킬 수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성기능 개선 제품에서는 타다라필 성분이 나왔는데 이는 심혈관계 질환자가 섭취하면 심근경색, 심장마비와 같은 치명적인 부작용을 낳을 수 있습니다. 일부 근육 강화 제품에는 요힘빈과 엘-시트룰린이 함유돼 있었습니다. 엘-시트룰린은 신기능이나 아미노산 대사 장애가 있는 사람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어 주의해야 합니다.
 

특히 해외 직구가 늘면서 마약류나 수입이 금지된 성분인지 모르고 구입하는 일이 종종 발생합니다. 마약류란 마약·향정신성의약품 및 대마를 말합니다. 종류는 양귀비, 아편, 코카잎, 그리고 이것에서 추출한 물질 등 다양합니다.
 
요즘 '햄프씨드 오일'이 암 예방과 면역력 증강에 좋다고 알려져 해외 직구를 이용해 많이 구매하는데요, 원래 햄프씨드는 대마의 씨앗으로 햄프씨드 제품은 해외 직구가 가능합니다. 하지만 해외직구 사이트를 보면 '햄프오일'도 심심찮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는 햄프씨드 제품과는 엄연히 다른 제품입니다. 마약류로 분류되니 절대 구매를 해선 안 됩니다. 양귀비 제품도 모르고 구매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외국에서는 양귀비 씨앗이 제빵의 식감 개선용으로 팔리고 영양 간식 개념으로 과자에 넣어 판매가 되고 있는데요, 국내에서는 모두 불법이란 점을 알고 계셔야 합니다.
 
이처럼 국내 반입이 금지된 성분을 알고 싶다면 식약처 식품안전나라 사이트(www.foodsafetykorea.go.kr)의 위해·예방정보→해외 직구 정보→위해식의약품 정보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구매하기 전 꼭 검색해보시길 권합니다.
 
※도움이 될만한 사이트
식품안전나라 : www.foodsafetykorea.go.kr
관세청 : www.customs.go.kr
국제거래 소비자 포털 : crossborder.kca.go.kr
 
※ 약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으면 메일로 보내주세요. 주제로 채택해 '약 이야기'에서 다루겠습니다.(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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