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다고 안심 말라…설사·복통 4주 이상 지속하면 의심해야 하는 '이 병'

인쇄

조기 발견 중요한 '염증성 장질환'

젊다고 안심해선 안되는 질환이 있다. 궤양성 대장염, 크론병같은 염증성 장질환이 그것이다. 과거 서양에서 흔한 병이었지만, 식생활이 서구화되면서 우리나라도 환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 2017년 염증성 장질환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약 6만명(궤양성대장염 4만명, 크론병 2만명)에 달한다.

염증성 장질환은 장 내부에 비정상적인 염증이 반복되는 만성 질환이다. 환자 대부분이 35세 이하일만큼 젊은 나이에 호발하는 특징이 있다. 고대안암병원 소화기내과 진윤태 교수는 "염증성 장질환은 염증이 반복되는 과정에서 장에 회복할 수 없는 손상을 입을 수 있어 조기 발견해 합병증이 생기지 않도록 치료, 관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면역세포 비정상적 활성화가 원인

염증성 장질환은 우리 몸을 보호하기 위한 면역체계가 장 점막을 외부 물질이라 오인해 공격하면서 발생한다. 장 점막의 면역세포가 장내 세균이나 바이러스 등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지나치게 활성화돼 장 점막을 공격하는 것이다. 유전적인 요인에 가공식품, 흡연, 항생제 등 환경적 요인이 더해져 발병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추정된다.


궤양성 대장염은 대장점막에 다발적으로 궤양이 생기며 대장점막이 충혈되면서 붓고 출혈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염증이 몇 군에 떨어져 있지 않고 이어져 있는 것이 특징이다. 대장에만 국한돼 발생한다. 어두운 색의 출혈, 점액 등이 변에 섞여 나오거나, 심한 경우 하루 수십 회의 설사와 복통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의심해야 한다.

반면 크론병은 궤양성 대장염과 달리 입부터 항문까지 소화기관의 어느 부분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 병변이 연속되어있지 않고, 띄엄띄엄 관찰된다. 진윤태 교수는 "염증성 장질환은 과민성 장증후군, 감염성 장염, 치질 등과 증상이 비슷해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만약 배변 장애 등의 증상이 4주 넘게 지속되고 호전과 재발을 반복한다면 병원을 찾아 대장내시경 등의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사회적 이해와 배려 절실해
염증성 장질환은 증상이 사라졌다고 완치된 것으로 판단하지 않는다. 일시적으로 증상이 없는 상태일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과로, 과식, 감기, 스트레스 등 가벼운 자극에도 증상이 재발하기 쉽다. 또한, 급작스럽게 증상이 악화되어 심한 설사와 출혈은 물론 장마비를 일으키거나 장천공이 생기기도 한다. 대부분 약물로 치료하지만 증상이 급격히 악화해 대량출혈이 멈추지 않거나, 대장 천공으로 복막염이 된 경우라면 대장의 전부 혹은 일부를 잘라내는 수술이 필요할 수 있다. 

진윤태 교수는 “염증성 장질환은 고혈압이나 당뇨병처럼 평생 관리하는 병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면서 “증상이 없더라도 안이하게 생각하지 말고 주기적으로 철저히 관리해야 재발의 횟수나 정도를 줄일 수 있고 결과적으로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진 교수는 “염증성 장질환은 반복되는 재발로 우울감을 호소하는 젊은 환자들이 많다”라며 “환자 뿐 아니라 가족들에게도 힘든 질환이기 때문에 사회적인 이해와 배려가 절실히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박정렬 기자 park.jungryul@joongang.co.kr

< 저작권자 © 중앙일보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