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환자 64%가 겪는 통증, 어떻게 치료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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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물, 신경차단으로 통증 완화

암 환자가 겪는 가장 흔하면서도 고통스러운 증상은 ‘암성 통증’이다. 암 환자의 삶의 질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암성 통증은 진행암 환자의 약 64%가 경험한다. 경희대병원 마취통증의학과 박성욱 교수의 도움말로 암성 통증의 치료·관리법을 알아봤다.

암성 통증은 암 환자가 겪는 통증을 뜻한다. 원인은 크게 ▶종양 ▶수술 및 방사선 치료 등 암 치료 ▶치료에 의한 전신 쇠약 ▶환자가 갖고 있는 두통 등 기타 질환으로 나눈다. 통증의 정도는 암의 종류와 진행 정도, 환자 상태에 따라 다르다.

박성욱 교수는 “암성 통증의 치료는 환자 상태, 약물 부작용 등 개인별로 고려할 요소가 많다”며 “환자별 맞춤화된 치료 계획을 바탕으로 약물 치료, 중재적 통증 치료, 방사선 치료, 심리 사회적 지지 등을 포괄한 다학제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내성 우려 있어 주기적인 모니터링 필수
대표적인 암성 통증의 치료는 ‘약물’을 활용하는 것이다. 환자의 통증 강도, 동반 질환, 전신 상태 등을 고려해 환자에게 적절한 진통제를 투여한다. 진통제는 마약성과 비마약성으로 구분한다. 마약성 진통제는 통증 단계와 상관없이 투여해 증상을 조절하는데, 경구 투여를 원칙으로 한다. 물론, 적정 용량은 있다. 부작용 없이 통증이 조절되는 용량으로 환자마다 정도가 달라 개별화해 투여해야 한다.

약물치료의 단점은 내성과 신체적 의존성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초기 용량 대비 진통 완화 기간이 짧아지는 것으로 무조건적인 증량보다는 환자 상태에 대한 주기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조절할 필요가 있다.

박 교수는 “통증에 따라 고용량의 진통제가 필요하다면 복합 성분보다는 단일 성분 진통제를 권한다"며 "충분히 증량해도 통증이 지속하거나 부작용이 발생하면 통증을 재평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재평가 후에는 진통제를 바꾸거나 보조 진통제 투여, 중재적 통증 치료 등을 고려한다.

마약성 진통제와 비마약성 진통제를 혼용하면 한 가지만 사용하는 것에 비해 진통 효과가 좋다. 각각의 용량을 줄일 수 있으며 마약성 진통제를 적게 쓸 수 있기 때문이다. 단, 비마약성 진통제는 위장장애가 있거나 감염 가능성이 있는 환자에게 사용 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암성 통증 환자의 대부분은 2주 이상 마약성 진통제를 사용한다. 중독을 우려할 수 있지만 굉장히 드물다.

신경차단법, 약물 치료와 병행하면 효과
중재적 통증 치료는 통증 전달을 억제하거나 척수강, 신경총에 약물을 투여해 통증을 조절하는 방법이다. 대표적으로 신경차단, 척수 진통법이 있다. 약물치료 간 통증이 조절되지 않거나 투여에 어려움에 있는 환자에게 권장된다. 패혈증, 시술 부위의 감염, 혈액 응고 장애가 있다면 적합하지 않다.

박 교수는 “중재적 통증 치료는 약물 치료와 병행해야 통증 해소 및 진통제 증량에 따른 부작용 감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며 “중재적 통증 치료만으로는 완전한 통증 해소를 기대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통증 조절의 최후이자 보조적인 수단으로 고려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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