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암 환자는 수술 후 항문 보존 어렵다? 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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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강경·로봇 수술 기술 발전…"적극적으로 치료 나서야"

수술을 앞둔 직장암 환자는 항문을 보존할 수 있을지를 가장 걱정한다. 평생 인공 항문을 달고 살아야 하는 건 아닌가 우려한다. 대장은 항문에서 약 15㎝ 이내의 곧게 뻗은 부위인 직장과 그 외 부위인 결장으로 나뉜다. 직장은 배변 시 대변을 배출시키는 역할을 한다. 항문과 가깝기 때문에 수술 후 대변이 가늘어지거나 잔변감, 혈변, 점액성 대변 등 배변 기능에 변화가 올 수 있어 수술할 때 주의가 필요하다.

예전에는 암이 항문 가까운 곳에 있는 환자는 주로 복회음 절제술을 받았다. 이 수술은 항문 괄약근을 모두 제거하기 때문에 아랫배에 영구적인 인공항문을 만들었다. 환자의 미용적 측면과 삶의 질 모두에 큰 영향을 미쳤다. 중앙대병원 대장항문외과 김범규 교수는 “최근에는 수술 기술의 발전과 보조 항암 약물치료, 방사선 치료의 발달로 괄약근을 살리는 게 가능하다”고 말했다.

첫째, 복강경 괄약근간 절제술이다. 항문을 통해 외괄약근을 보존하고 암 종양만을 선별적으로 제거해 항문을 살릴 수 있는 수술법이다. 국내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암 종양이 항문에서 3~4㎝ 이내에 위치한 하부 직장암 환자에게 복강경 괄약근간 절제술을 실시한 결과 항문 보존율이 95% 이상으로 높아졌다.

둘째, 대장·항문 문합술이다. 직장 전체를 절제하고 결장과 항문 사이를 연결해 항문을 보존하는 방식이다. 복강경 수술은 절개 부위가 작아 수술 후 통증이 적고 회복이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김범규 교수는 “복강경 수술과 로봇 수술을 시행하면서 수술 시야가 7~10배 확대됐다”며 “출혈이 거의 없이 자율신경, 항문 괄약근 보존이 쉬워졌다”고 말했다.

로봇, 정밀도 높고 합병증 줄여
요즘에는 로봇을 이용해 수술하기도 한다. 복강경 수술과 달리 자유롭게 관절이 움직이며(540도 회전) 수술을 하고 3D 화면을 통해 정밀하게 복강 내 조직을 관찰할 수 있다. 특히 개복 수술이나 복강경 수술에 비해 하부 직장암에서 접근성이 대단히 용이하고 신경 손상이나 혈관 손상 같은 합병증을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다만 로봇수술은 아직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비용이 비싼 것이 단점이다.

김 교수는 “많은 환자가 직장암은 항문을 살리기 어렵다는 두려움이 있다"며 "복강경 및 로봇 수술과 같은 의료 기술의 발전으로 과거와 달리 항문을 보존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치료에 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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