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외 임신 1000명 당 17.3명 꼴…나이 많을수록 증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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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지병원 육진성 교수팀 연구결과

우리나라 자궁외 임신 발생률이 임산부 1000명당 17.3명꼴인 것으로 조사됐다.

을지대 을지병원 산부인과 육진성 교수는 2009~2015년 임신 기록(분만·유산·자궁외 임신)이 있는 36만970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자궁외 임신은 총 8556건으로 임신 1000건당 17.3±0.3건이었다. 자궁외 임신이 발생한 신체 부위는 난관 및 난소에 임신한 경우(91.5%)가 대부분이었으며 자궁각 임신(5.9%), 자궁 경부 임신(1.9%), 복강 내 임신(0.9%) 순으로 나타났다. 

자궁외 임신이 나타난 여성의 평균 연령은 31.1세였다. 연령별로 살펴봤을 때 나이가 많을수록 자궁외 임신 발생률이 증가한다는 점을 확인했다. 이는 나이가 들수록 나팔관의 구조와 기능이 떨어지고 골반염 등으로 나팔관이 손상됐을 확률이 커지기 때문이다.

자궁외 임신이란 수정란이 난관, 난소, 자궁경부, 복강내 등 자궁 내부가 아닌 다른 곳에 착상되는 것을 말한다. 산부인과에서 가장 흔하게 보는 응급질환으로 임신과 관련된 사망 원인의 7%를 차지한다.

정상적인 난자와 정자의 수정은 난관에서 일어나는데, 이때 생긴 수정란은 난관을 지나 3~4일 후에 자궁에 도달한다. 그러나 과거 골반염 등으로 난관이 손상된 상태에서는 수정란이 자궁으로 이동할 수 없어서 난관에 착상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결과적으로 수정란이 자궁 바깥에 있어 정상적으로 성장할 수 없는 데다 복강내 과다 출혈을 유발해 생명이 위험할 수 있다.

인공유산 비율, 7년간 큰 변화 없었을 것으로 추정
한편 이번 연구결과에 따름녀 15~24세의 비교적 젊은 여성이 25~39세 여성보다 자궁외 임신 발생률이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런 현상은 결혼 적령기인 25~39세 사이의 여성이 15~24세 여성에 비해 인공유산을 적게 하기 때문인 것으로 추측한다.

육진성 교수는 “7년간 자궁외 임신의 발생률에 큰 변화가 없었다는 점은 인공유산의 비율이 변화가 없음을 의미한다"며 "최근 낙태 반대 운동이 있었지만 그 효과가 미미하다는 것을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연구결과 네이쳐 자매지인 ‘사이언티픽 리포트 (Scientific Reports)’에 최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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