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기술의 혁신성 평가, 첫 번째 기준은 ‘환자 이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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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댄 왕 J&J이노베이션 아시아태평양 대표

“혁신적인 의료 아이디어는 무엇보다 환자에게 이익이 되는 기술이어야 한다. 기술이 아무리 화려하고 멋져도 환자의 치료 결과나 삶을 개선하지 않는다면 우리가 찾는 기술이 아니다”

지난 14일 열린 ‘서울 이노베이션 퀵파이어 챌린지’를 위해 한국을 찾은 댄 왕 존슨앤드존슨(J&J)이노베이션 아시아태평양 대표의 말이다. J&J이노베이션은 매년 한국을 비롯해 싱가포르·미국 등 세계 각국에서 퀵파이어 챌린지라는 이름의 공모전을 열고 있다. 올해 서울에서는 한국J&J메디칼과 J&J이노베이션, 서울시 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공동으로 ‘로봇 및 디지털 수술’’을 주제로 퀵파이어 챌린지를 개최했다. 최종 우승자인 ‘메디픽셀’과 ‘바이랩'은 각각 인공지능(AI) 로봇 수술과 비침습적 심폐 기능 모니터링 기기를 개발하는 곳이다. 이들에게는 1억5000만원의 연구비가 지원되고 서울 바이오허브 1년 입주 자격이 주어진다. 1년간 J&J로부터 기술개발과 상업화와 관련돼 멘토링을 받을 수 있고 글로벌 창업가들과 교류 기회도 가질 수 있다.
 

댄 왕 존슨앤드존슨(J&J)이노베이션 아시아태평양 대표

글로벌 기업인 J&J가 이처럼 끝없는 ‘의료 혁신’을 추구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댄 왕 대표에게 퀵파이어 챌린지 개최의 의미와 J&J이노베이션이 추구하는 혁신의 방향을 물었다.
 
 질의 : 퀵파이어 챌린지에 대해 소개해달라.
응답 : “퀵파이어 챌린지는 J&J이노베이션의 JLABS가 주관하는 공모전이다. 이제는 J&J만의 독특한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고 자평한다. 세계 여러 도시에서 그 시기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질환과 기술을 주제로 진행하고 있다. 혁신을 추구하는 창업가들이 전 세계 환자를 위해 만들어낸 창의적인 솔루션을 J&J이노베이션은 조건 없이(no-strings-attached) 인큐베이팅한다. 의료 생태계를 이루는 스타트업과 연구기관, 학계를 연결해 혁신을 가속화하는 것이 목표다. 이번에 서울 퀵파이어 챌린지의 주제인 ‘로봇과 디지털 기술’은 빠른 발전과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분야로 우리도 관심이 크다.”
 질의 : 호흡기 질환, 암, 알레르기 등 다양한 주제 선정이 돋보인다. 지금까지의 결과 중 가장 인상 깊었던 아이디어가 있다면.
응답 : “퀵파이어 챌린지 각각의 주제 모두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감염병, 심혈관계 질환 등 다양한 질환을 비롯해 디지털 기술이나 외과 수술과 관련한 의료기기 등 의료 전 분야를 총망라하기 때문에 각각 공모전에 대한 애정이 크다. 지난해 8월 서울에서 열린 퀵파이어 챌린지의 성과도 인상 깊었다. 환자에게 혁신적인 경험을 줄 수 있는 디지털 플랫폼을 개발해 기억에 남는다.”
 질의 : 올해 서울 퀵파이어 챌린지 주제는 로봇과 디지털 수술이다. 특별히 이 주제를 선정한 이유가 있나.
응답 : “의료 분야의 ‘밸류 체인(가치 사슬)’에 있어 ‘의료서비스가 어떻게 환자에게 제공되느냐’는 아주 중요한 문제다. 이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소가 바로 로봇·디지털 수술이라고 생각한다. 업계의 판도를 바꿀 혁신적인 아이디어, 소위 ‘게임 체인저(Game Changer)’를 빠르게 발굴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국은 로봇과 디지털 기술이 가장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국가다. 그런 만큼 이 주제와 적합한 곳이라 생각했고 서울시와 협업해 이번 퀵파이어 챌린지를 진행하게 됐다.”
 

퀵파이어 챌린지는 호흡기 질환, 암, 디지털 기술 등 다양한 주제로 전 세계에서 진행된다.  서울 퀵파이어 챌린지는 JLABS가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개최한 여섯번째 퀵파이어 챌린지로 한국에서는 작년에 이어 두번째로 개최됐다. [사진 퀵파이어 챌린지 홈페이지 캡쳐]

 질의 : 다른 나라와 비교해 한국이 가장 빠르게 혁신하고 있는 의료 분야는 무엇이라 생각하나.
응답 : “한국인은 혁신 잠재력이 큰 나라다. 암, 심혈관계 질환 등에서 혁신적인 신약 후보 물질이 발굴되고 있고 의료기기에 디지털 기술을 적용하는 데도 강점을 갖고 있다. 디지털 기술은 환자-의사-병원을 효율적으로 상호 연계할 수 있는 기술이다. 환자에게 제공되는 의료 서비스가 훨씬 효율적으로 제공되도록 돕고 결과적으로 치료 결과도 향상시킬 수 있다. 로봇 역시 한국이 선도하는 분야다. 로봇은 수술 소요 시간을 단축하고, 치료 성적을 높이는 기술로서 환자와 의료진 모두에게 이익이다.”

댄 왕 존슨앤드존슨(J&J)이노베이션 아시아태평양 대표

 질의 : 퀵파이어 챌린지를 통해 J&J가 얻는 이익은 무엇인가.
응답 : “공모전은 무언가를 주고 받기 위해 개최하는 것이 아니다. J&J이노베이션의 기본 철학은 환자가 최상의 치료 효과를 얻을 수 있도록 아이디어와 기술, 사람을 연결시켜주는 것이다. 궁극적으로 더 많은 환자에게 이익이 돌아가도록 돕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한 효과적인 접근 방법 중 하나가 바로 공모전, 퀵파이어 챌린지다. 그래서 시작했고, 덕분에 좋은 아이디어를 갖고 있는 파트너를 발굴·협력할 수 있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 J&J가 세계적인 규모의 회사이긴 하지만 새로 발전하는 기술이나 의료 트렌드, 환자가 요구하는 점 등을 모두 알기는 어렵다. 의료 기관이나 스타트업, 또 다른 혁신가들도 마찬가지다. 모두를 위해 ‘접점'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
 질의 : 의료 분야에 ‘혁신적 아이디어’를 평가하는 것은 힘든 일이라 생각한다. 아이디어를 평가할 때 우선 고려하는 점을 3가지와 각각의 이유를 말해준다면.
응답 : “퀵파이어 챌린지는 엄격한 내부 프로세스와 포괄적이고 체계적인 심사 기준을 거쳐 우승자를 뽑는다. 굳이 세가지 기준을 꼽는다면 첫째, 이 기술로 환자에게 돌아가는 이익이 얼마나 큰지를 본다. 기술 자체는 화려하고 멋질 수 있지만, 이것이 환자의 치료 결과나 삶을 개선시키지 못하면 우리가 찾는 기술은 아니다. 둘째, 과학적으로 볼 때 과거보다 개량된(transformationl) 기술인지 따진다. 색다른 접근을 통해 보다 빠르고, 나은 결과를 얻어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환자의 수명을 연장하고 삶의 질을 개선시키는 지도 검토한다. 마지막은 회사가 갖고 있는 기술과 비즈니스 모델이 다른 회사와 확실한 차별 점이 있느냐다. 향후 성공 여부를 가늠하는 지표가 될 수 있어서다.”
 

댄 왕 존슨앤드존슨(J&J)이노베이션 아시아태평양 대표가 지난 14일 서울에서 열린 퀵파이어 챌린지에 참석해 기조 강연을 하고 있다.

 질의 : J&J이노베이션이 추구하는 목표는.
응답 : “세계는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기후변화, 고령화 등으로 인해 질환 양상이 바뀌고, 질병으로 인한 부담이 커지면서 보건·의료 분야에 환자의 요구(needs)도 다양해지고 있다. 예컨대 고령화는 그 자체가 보건·의료 측면의 위협으로 작용한다. 심혈관계 질환, 치매·암·당뇨병 등 만성질환 유병률이 과거보다 훨씬 높아졌다. 또, 중산층이 확대되면서 더 나은 의료 서비스를 받고 싶어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이런 전체적인 흐름에서 볼 때 의료 분야의 혁신은 반드시 필요하고, 또 수용돼야 한다. J&J 이노베이션은 전 세계에서 일어나는 모든 단계의 혁신을 가속화하고 기업가와 학계, J&J를 상호 연계시켜 각각이 가진 혁신을 나눌 수 있게 돕고 있다. 우리가 추구하는 혁신은 환자가 필요로 하는 혁신이다. 이를 위해 좋은 아이디어가 있다면 그것이 어디에서 나오 나오든 상관없이 취합하고 수용하겠다. 궁극적으로 환자를 위한 보다 나은 솔루션을 찾기 위해 더 많은 혁신가와 함께하겠다.”

박정렬 기자 park.jungry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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