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유아 취약한 호흡기세포융합 바이러스, 11~1월 유행 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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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화 시 호흡곤란·청색증 나타나 주의

예년보다 쌀쌀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매년 10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호흡기세포융합 바이러스(RSV, Respiratory Syncytial Virus)’가 유행하는데, 특히 11~1월 사이 절정을 이룬다. 11월 현재 호흡기세포융합 바이러스 감염이 유행하고 있어 심한 기침과 호흡곤란으로 병원을 찾는 아이가 크게 늘었다.

호흡기세포융합 바이러스는 침, 가래 등 비말에 오염된 물건과 접촉하거나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과의 직접 접촉으로 감염된다. 처음에는 가벼운 콧물·발열·기침으로 시작해 점점 기침이 심해지고 쌕쌕거리는 호흡 증상이 나타난다. 더 악화하면 호흡 곤란과 얼굴이 창백해지는 청색증이 발생한다.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일반적으로 가벼운 상기도 감염 양상을 보이지만 3세 미만의 영아나 어린 소아는 세기관지염이나 폐렴이 생길 수 있다. 미숙아로 출생한 아이나 선천성 심장 기형, 만성 폐질환이 있는 경우 심하게 앓을 위험이 커 특히 주의해야 한다.

치료제 없어 평소에 철저한 손 위생 중요 

호흡기세포융합 바이러스의 잠복기는 2~8일로 평균 5일이다. 주요 증상이 나타나기 수일 전부터 감염된 환자로부터 바이러스가 배출될 수 있으며 약 1주일간 바이러스가 배출된다.

호흡기세포융합 바이러스는 전염성이 강해 유행 시기마다 영아의 절반 정도가 초감염을 경험하게 된다. 2세까지는 거의 모든 소아가 한 번 이상 감염된다. 바이러스에 한 번 걸렸다고 해서 면역력이 생기는 건 아니기 때문에 다시 걸리는 경우도 흔하다. 재감염 시에는 초감염보다 가벼운 경과를 보인다.

현재 호흡기세포융합 바이러스의 치료제는 없다.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호흡기 치료, 산소 투여 같은 대증적 치료를 시행한다. 탈수가 동반된 사례가 많아 적절한 수액 치료도 중요하다. 중이염 등 2차 세균 감염 소견이 보이는 경우를 제외하고 항생제 치료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아직까지 예방 백신 역시 없다. 순천향대 부천병원 소아청소년과 신미용 교수는 “감염을 막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손 위생을 철저히 해야 한다"며 "성인이 호흡기세포융합 바이러스에 감염됐을 경우에는 아이에게 옮길 수 있으므로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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