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체 마비돼도 남이 하는 활동 보면 '신경 세포' 회복 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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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졸중 동작관찰훈련의 이론적 바탕…컴퓨터 활용해 참여도 높여

본인이 동작을 할 수 없더라도 다른 사람이 시행하는 동작을 관찰하면 자신이 동작할 때와 같은 운동신경이 활성화된다. 이른바 거울 뉴론 이론이다.

이에 기초한 동작관찰훈련(AO)은 실제 뇌졸중 재활치료에 활용되고 있다. 훈련에 사용하는 영상은 다양한 물체를 잡는 동작, 음식을 가져다 먹는 동작, 열쇠로 문 열기, 피아노 치기, 레고 쌓기 등이다. 하지만 일방적인 동영상 시청에 그쳐 뇌졸중 환자의 충분한 참여를 이끌어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최근에는 새로 개발된 뇌 컴퓨터 인터페이스를 이용한 동작관찰훈련(BCI-AO)이 주목받는다. BCI-AO는 본인이 동작관찰을 얼마나 잘 수행하고 있는지 관찰 점수와 관찰 시간을 실시간으로 제공한다. 훈련의 흥미와 집중도를 높여 충분한 재활훈련과 빠른 회복을 돕는다.

뇌-컴퓨터 인터페이스를 활용한 동작관찰훈련(BCI-AO) 모습. 뇌졸중 환자가 공 집는 모습 등의 영상을 시청하면(위) 컴퓨터가 뇌파를 측정해 참여도를 점수로 알려준다. [사진 을지병원]

을지대 을지병원 재활의학과 최효선 교수는19명의 뇌졸중 환자를 대상으로 평균 25.89일동안 BCI-AO와 AO의 효과를 비교했다. 거울 뉴런 시스템이 활성화되면 뮤 리듬이 억제되는 원리를 활용해 뮤 억제지수를 살펴봤다. 그 결과 모든 통계 분석에서 유의한 값을 보이며 BCI-AO군에서 운동신경이 활성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을지병원 재활의학과 최효선 교수


최효선 교수는 이번 연구로 지난달 26일부터 양일간 열린 재활의학회 추계 학술대회 최우수연제상을 수상했다. 최 교수는 “충분한 재활훈련은 빠른 회복을 돕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며 “BCI-AO는 본인의 훈련에 대한 피드백이 실시간으로 이루어져 흥미와 집중도를 유발할 수 있었다. 앞으로도 재활치료와 첨단 공학을 접목하는 연구를 지속적으로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을지대 재활의학과(최효선· 강윤주 교수, 임태오 물리치료사, 조윤경 작업치료사, 송제영 작업치료사)는 계명대 의공학교실(구정훈 교수)과 기존의 재활치료에 가상현실, 모바일 게임, 뇌 컴퓨터 인터페이스 등 첨단 공학을 접목하는 연구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지금껏 국내외 관련 논문을 20편 이상 발표했으며 대한재활의학회 우수논문상(2012 · 2016), 뇌신경재활학회 우수 포스터상(2018) 등을 수상했다.
박정렬 기자 park.jungry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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