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반려묘에 물렸을 때 이렇게 조치하세요

인쇄

적절한 '교상' 응급처치법

직장인 김모(서울 노원구)씨는 얼마 전 산책하러 나갔다가 개에게 종아리를 물렸다. 개의 이빨 자국대로 상처가 나서 살이 푹 파였다. 병원에 갔더니 바로 꿰매지 않고 상처를 지켜보며 치료를 해야 한다고 한다. 개에 물린 상처는 왜 바로 봉합하면 안 될까. 인제대 상계백병원 성형외과 남상현 교수의 도움말로 교상 응급처치법을 알아봤다.

교상은 사람을 포함한 동물에 물려서 생긴 상처를 말한다. 최근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의 증가로 교상의 빈도 역시 증가하는 추세다. 교상의 원인 빈도는 개, 고양이, 사람 순이다. 뱀이나 쥐에 물리는 교상도 간혹 발생한다.

피부는 몸의 안과 밖을 구분 짓는 장벽으로, 외부에서 감염원이 들어오는 것을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교상은 날카로운 이빨을 통해 피부 장벽이 순식간에 무너지면서 공격 주체의 구강내균과 피해자의 피부상재균이 피부 장벽을 뚫고 몸속으로 순식간에 들어간다. 교상 직후 이로 인한 감염이 적절하게 조절되지 않을 때 패혈증, 파상풍, 광견병 등과 같은 전신적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때로는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으므로 이를 해결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산소 없으면 더 활개 치는 혐기균
구강 내 존재하면서 감염을 일으키는 균 중 상당수는 산소가 없으면 더 활개를 치는 혐기균이다. 상처를 외상 직후 봉합해버리기보다 열어둔 상태로 소독을 시행해 감염이 조절되는 것을 확인하는 이유다. 교상에 의한 감염이 발생하면 열 또는 열감, 발적, 부종, 통증, 진물 등이 발생한다. 이런 증상이 발생하지 않도록 상처 관리 및 치료, 항생제 치료, 백신 치료를 할 수 있다.

먼저 상처를 통해 신경이나 근육, 인대 등의 연부조직이 다쳤는지 확인하고 필요 시 국소마취를 시행한다. 이후 다량의 세척을 통해 세균의 수를 줄인 다음 지연성 봉합이나 수술적 치료, 소독 치료로 상처 회복을 유도한다. 다만 상처가 깊지 않거나 흉터가 많이 걱정되면 세척 이후 바로 일차 봉합을 시행하기도 한다.

깊은 상처, 항생제 치료로 감염 위험 줄여야
모든 교상에서 항생제 치료가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깊은 상처가 났다면 교상 이후 항생제 치료를 하면 감염의 위험성을 줄일 수 있다. 항생제 주사를 맞는 것이 도움이 되며 3~5일 동안 지속한다. 균주의 항생제 감수성이 파악되면 이에 맞춰 치료를 해준다.

마지막은 백신 치료다. 항상 시행하는 것은 아니지만 교상을 통해 파상풍, 공수병 등이 전파될 수 있으므로 상당히 중요한 치료이다. 특히 인간 교상에서 B형 간염, HIV 바이러스 등이 퍼질 수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 필요하다.
 

< 저작권자 © 중앙일보에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