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루텐 프리 제품이 무조건 좋다? 오히려 건강 망칠 수 있어"

인쇄

밀가루 먹으면 속 더부룩, 글루텐 보다 포드맵(FODMAP) 때문일 가능성 높아

지난 달 글루텐을 제거한 맥주가 국내에 출시되었다는 뉴스가 있었다. 또한 제품 구입 시 ‘글루텐 프리’ 표시를 전면에 하는 등 식품업계는 앞다퉈 ‘글루텐프리(Gluten-Free)’ 를 마케팅 포인트로 내세우고 있다.

반면, 작년에는 스페인의 한 식품연구소가 빵, 파스타, 과자, 시리얼 등 대표적인 글루텐 프리 식품 654종과 글루텐이 포함된 동일 종류의 일반 식품 654종을 조사한 결과를 발표하면서 글루텐 성분을 넣지 않은 '글루텐 프리' 식품이 오히려 비만을 유발할 수 있다고도 했다.                

이와 같이 아직도 밀가루와 밀가루에 포함되어 있는 글루텐에 대한 유해성은 여전히 논란 중이다. 하지만 밀가루를 ‘다이어트의 적’이나 ‘절대 먹어서는 안 되는 곡물’로 매도하는 것은 문제다. 이미 세계 인구의 3분의 2가 밀을 주식으로 하며 수 천 년에 걸쳐 가장 안전한 식품으로 검증이 되었으며, 밀에 함유되어 있는 올리고당과 이눌린과 같은 효소저항성 전분은 장내 박테리아의 건강한 구성을 만드는 데 유익하며 장내에서 이러한 음식 미생물의 상호작용은 암, 염증상태, 그리고 심혈관계 질병 등으로부터 장을 보호해주는 역할을 한다고 알려져 있다.

밀가루만 먹으면 속이 더부룩, 글루텐 소화를 못해서일까?
글루텐은 보리, 밀 등 곡류에 존재하는 불용성 단백질로 장질환 및 알러지를 유발할 수 있는 성분으로 알려져 있다. 글루텐 저항증 중 하나일 가능성이 있는 셀리악 질병(Celiac disease)은 소장에서 일어나는 알레르기 질환으로 장내 영양분 흡수를 저해하는 글루텐과 연관해 일어나는 질환으로 대부분 유아기에 나타나지만, 드물게 성인이 된 뒤 처음 나타날 수도 있다. 물론 밀 알레르기, 셀리악병, 글루텐 과민증에 해당하는 사람들은 밀가루를 피해야 한다.

그러나 이 병은 미국과 유럽, 중동, 남미지역에서 주로 발생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보고된 환자가 단 1명에 불과하다. 이 1명의 환자도 치료를 통해 2개월 만에 정상으로 돌아왔다.   즉, 미국과 유럽 등에서는 약 113명당 1명 꼴로 발병하는 흔한 질병이지만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발병 사례조차 흔치 않은 상황인 것이다.

글루텐 프리 제품이 오히려 건강을 망칠 수 있다?

실제로 의학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 밀가루 섭취가 증가하고 있지만 이로 인한 셀리악병의 발병 증가 연구보고는 없다. 통계에서 나타나듯이 한국인은 유전적 성향이 서구인과 다르고 섭취하는 음식 종류 역시 서구와 달라 환경적 요인도 다르다.

또한 밀가루 섭취는 우리 국민의 건강에 별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효과가 일정치 않은 글루텐프리를 건강식이나 다이어트 식으로 보는 것은 맞지 않다. 일부 제품은 글루텐의 함량만 낮췄을 뿐 당류나 탄수화물은 되레 더 많이 함유한 경우가 많다. 물론 글루텐 프리 다이어트는 글루텐 항체가 있는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식사법이다. 하지만 글루텐 항체 보유자는 70~300명 중 1명으로 한국인은 글루텐 감수성 환자의 유전적 특이성인 HLA DQ2/8 보유자가 적다.

현재 미국에서는 의사의 진단을 받지 않고 글루텐 프리 식단을 하는 사람이 늘어나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추세다. 실제 글루텐 민감성이라고 생각하는 사람 대다수는 사과, 우유, 치즈, 올리고당, 콩 등에 들어있는 포드맵(FODMAP) 성분 때문에 속이 불편한 경우가 많다. 포드맵이란 장에 잘 흡수되지 않는 당 성분으로, 사람에 따라 섭취 후 장에 가스가 차는 과민성 장 증후군을 유발한다. 따라서 전문의들은 글루텐 프리 식단을 시도하기 전에 포드맵 식단을 먼저 권하고 있다. 환자들은 의사의 정확한 진단 후 자신에게 맞는 식단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 글로벌365MC병원 김우준 원장

 

< 저작권자 © 중앙일보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