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기능식품의 당뇨병 치료 효과? '과학적 근거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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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FDA도 당뇨병 건강기능식품 허위 광고 경고

많은 사람들이 당뇨병을 고치기 위해 생활습관을 바꾼다. 식사와 운동요법은 당뇨병 관리의 기본이기 때문이다. 만약 적절한 관리 목표에 도달하지 못하거나 생활 습관 개선이 어려울 경우에는 전문적인 진료를 통해 적합한 약물을 처방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나 국내 당뇨병 환자의 질병 인지율은 70%에 불과하고, 약물 치료를 하는 경우는 63%에 그친다. 여전히 식사요법을 건강기능식품을 복용하는 것으로 여기거나, 나아가 이를 전문 의약품의 대용품으로 아는 경우가 적지 않은 실정이다. 원종철 인제대학교 상계백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진료실에서 체감하는 문제는 상당수의 당뇨병 환자들이 근거가 있는 의학적 치료보다 그렇지 않은 치료에 의존하는 경향이 크다는 것"이라 말했다.
 
당뇨병에 좋은 건강기능식품이 있을까? 미국 국립보완의학통합센터(NCCIH)의 결론은 당뇨병 환자에게 유익한 건강보조식품에 대한 과학적 근거는 매우 취약하다는 것이다.

건강기능식품의 당뇨병 치료 효과는 검증되지 않은 반면 부작용에 관한 정보는 부족해 복용시 주의해야 한다.


알파지방산은 당뇨병신경병증에 대한 효과가 있지만 이는 전문의약품으로 처방받을 수 있다. 크롬도 혈당 조절에 도움이 되지만 콩팥질환 등을 유발할 수 있고 장기 복용 효과는 미약하다. 원 교수는 "한약재·계피가루·여주·인삼·밀크씨슬을 비롯해 마그네슘·셀레니움·비타민을 포함한 그 어느 건강보조제에 대해서도 당뇨병 치료에 관한 명백한 근거를 찾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건강보조식품의 과량 및 장기적인 복용에 대한 과학적 근거는 매우 빈약하며 오히려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어 미국 식품안전청(FDA)에서는 ‘천연 당뇨병 치료제’나 ‘항당뇨병 약제를 대신할 건강보조제’ 등의 허위광고에 대해 강력히 경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당뇨병은 만성질환이지만 꾸준한 생활습관 관리와 약물처방, 정기적인 합병증 검사 등을 통해 이겨낼 수 있는 질환이다. 실제 대한당뇨병학회에 따르면 국내 30세 이상 성인 7명 중 1명이 당뇨병이지만 당화혈색소 기준 혈당 조절 목표에 도달한 경우는 4명 중 1명이었다.  

원 교수는 "건강보조제의 이점은 과학적 근거가 없고 부작용에 대한 정보조차 미비한 실정"이라며 "당뇨병이 있는 경우 의료진과의 전문 상담을 통해 본인에게 적합한 관리를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정렬 기자 park.jungry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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