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떼봐야 심각한지 아는데” 위암 환자 37%, 한 달 이상 수술 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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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암 치료 상향평준화. 한 병원만 고집하는 것 위험할 수도

위암 진단을 받고 한 달 이상 수술을 기다리는 위암 환자가 10명 중 4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상희 의원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암 진단 후 수술 까지 한 달 이상 대기한 위암 환자 비율이 2007년 36%에서 2013년 27%로 감소했다가, 작년에는 다시 37%로 증가했다고 26일 밝혔다. 지역별로는 광주·전남·경북·강원 등이 최근 몇 년 사이 ‘한 달 이상 대기환자’가 증가했다.
 

수술 대기 기간 한 달 이상 초과 비율 [사진 건강보험공단, 김상희 의원실]

일각에서는 이런 대기시간 증가가 대형병원 위주의 수도권 쏠림현상과 연관되어 있다고 지적한다. 암 환자는 큰 병원을 찾고, 이로 인해 대기 시간이 좀처럼 줄지 않는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우리나라의 암 생존율이 70%에 이르고 있지만 선진국처럼 암환자들이 적절한 치료를 받고 있는 지에 대한 모니터링 체계는 부재하다”며 “암 환자의 통증과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수술 대기 기간을 파악, 이를 줄일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종 조직검사, 암 뗀 뒤 이뤄져
위암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는 암이다. 내시경을 활용한 건강검진이 일반화하면서 다행히 10명 중 6명(2014년 61%)은 조기에 암을 발견한다. 이 역시 수술 대기기간이 좀처럼 줄지 않는 이유 중 하나다. 조기 위암 환자의 경우, 대형병원의 이른바 ‘명의’에게 치료받는 데까지 시간이 길어도 위험하지 않을 것이라 여길 수 있어서다. 위험한 생각일 수 있다.

고대 안산병원 위장관외과 이창민 교수는 “내시경이나 CT로 조기 암을 진단받아도 실제 암을 떼낸 후 최종 조직검사 결과가 다른 경우가 종종 있다”고 말했다. 초기 내시경 조직검사는 암 유무를 판단하는 검사다. 위 벽을 얼마나 침범했는지, 주변에 림프절로 암 세포가 전이됐는지는 수술 후 뗀 암 세포를 최종적으로 검사해야 판단할 수 있다. 애초에는 조기 암이라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치료가 단순하지 않은 ‘독한 암’일 수 있다는 의미다.
 

조기 위암도 빠른 치료가 필요하다. [중앙포토]

이 경우 추가로 화학항암치료 등을 받아야 암이 악화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진단·치료가 빠를수록 환자 예후도 그만큼 좋다. 이창민 교수는 “조기 위암이라 해서 치료를 미루는 것은 합리화될 수 없다”며 “환자들이 한 병원을 고집하는 건 위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교수는 “우리나라 위암 의사는 다른 나라에 비해 학회 활동이 상당히 잘 이뤄지고 있는데, 이는 환자가 전국 어느 병원에 가더라도 우수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서로 의견을 교환해 치료를 표준화하기 위함”이라며 “조기 위암의 경우, 수술 실력이 상향평준화된 만큼 주변 병원의 치료 성적도 확인해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박정렬 기자 park.jungry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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