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가슴 열 필요 없는 '폐동맥 인공심장판막' 시판 허가 획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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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정맥 통한 삽입…기존 제품보다 편의성·경제성 커

서울대병원은 태웅메디칼와 함께 개발한 폐동맥 인공심장판막과 스텐트가 2년 간의 임상시험을 거쳐 식약처 시판 허가를 취득했다고 26일 밝혔다.
 

서울대병원과 태웅메디칼이 개발한 폐똥맥 인공심장판막의 모습. [사진 서울대병원]

연구팀은 보건복지부 지원 바이오이종장기사업단을 통해 돼지·소 심장 외막을 이용한 인공심장판막을 개발해왔다. 개흉수술 대신 피부를 통해 간단히 판막을 이식하는 스텐트 개발도 동시에 진행했다. 돼지의 심낭 조직을 여러 단계에 걸쳐 특수 면역 및 화학 고정처리해 면역 반응을 최소화 한 후, 인체 심장 판막과 똑같은 3가닥 판막 조직으로 가공했다. 판막을 감싼 니티놀 스텐트는 자가확장형으로 큰 직경까지 제조가 가능해 폐동맥이 큰 환자에게도 적용될 수 있게 개발했다.

동물실험 시행 후 2016년부터 시작한 임상시험에서, 환자 10명에게 이식한 뒤 6개월 추적 관찰한 결과 효과와 안전성이 입증됐다. 특히 이종이식의 가장 큰 문제점인 면역거부반응이 거의 ‘0(제로)’에 가까워 면역억제제가 필요 없는 수준이었다. 해당 연구는 지난 6월 미국 ‘혈액순환, 중재시술(Circulation, Cardiovasc intervention)’에 소개돼 화제를 모았다.

심장에는 혈액 순환을 조절하는 4개의 판막이 있다. 가장 흔한 판막 질환은 대동맥 판막 협착이다. 이 치료에는 미국 등에서 개발한 '타비(TAVI)'라 불리는 스텐트-인공심장판막이 상용화되고 있다.
 
아시아·유럽 등 상용화 박차

폐동맥 판막은 종전에 풍선으로 불어 폐동맥에 삽입하는 '풍선확장형 폐동맥 판막'이 나왔고 10년 전부터 유럽·미국 등에서 상용화됐다. 하지만 개당 3000만~4000만 원으로 고가인데다, 10년마다 판막을 교체해야 하는데 최초 수술은 가슴을 여는 개흉수술을 해야했다.

반면 이번 서울대병원 연구팀의 '스텐트' 이식 폐동맥 인공판막은 세계 최초 상용화 제품으로 처음부터 가슴 절개 없이 정맥을 통한 시술이 가능하다. 또 스텐트가 견고하고 폐동맥 크기에 유연하게 맞출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향후 환자들의 수술과 경제적 부담을 한결 덜어 줄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대병원 의료진이 스텐트 이식 폐동맥 인공판막 시술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 서울대병원]

서울대병원은 "현재 일본·대만 등 아시아 국가와 유럽에서도 상용화에 대한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유럽 허가를 위해 다음 달 유럽 6개국, 11개 소아심장센터와 만나 임상시험 등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김기범 교수는 “현재 국내 여러 병원에서 추가 임상시험이 진행중이다.내년 초부터 유럽 내 허가임상을 진행해 유럽CE인증을 받으면 환자 삶의 질 향상과 한국 의료기술 세계화에 보다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다음은 김기범 교수와 일문일답.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김기범 교수. [사진 서울대병원]

 질의 : 세계적으로 폐동맥 판막 치환술 시장은?
응답 : “ 풍선으로 불어서 폐동맥에 삽입하는 판막이 10여 년전부터 유럽과 미국에서 상용화되고 있다. 시술료를 제외하고 판막 가격이 개당 3000만원, 삽입을 위한 다른 기구까지 합치면 4500만 원 정도다. 현재 시판 회사인 메드트로닉 사에서 국내 도입을 위해 정부와 가격 조정 중이다. 현재 풍선확장형 폐동맥판막은 전세계에서 약 1만5000명에게 이식됐다. 이번에 허가 받은 인공판막은 기존 제품보다 적응증이 4배 정도 높아 시장성이 더 클 것으로 예상한다.”
 질의 : 해외진출 계획은.
응답 : “ 현재 일본, 대만, 홍콩 등 아시아 주요 센터에서는 이번에 개발한 판막을 빠른 시일내 사용하길 원한다. 유럽CE인증을 받으면 일본과 홍콩은 바로 상용화 가능하다. 대만은 국내 허가만으로도 수입이 가능해 가격 조정만 되면 바로 진출할 수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말레이시아 등도 수입을 바라고 있다. 아직까지 상용화된 판막이 없기 때문에 시장성이 매우 넓다. 제작사인 태웅메디칼 의지가 중요하다.”
 질의 : 대동맥 인공판막도 개발하나?
응답 : “ 피부를 통해 삽입하는 대동맥 판막은 기존에 양실험을 시행했었다. 대동맥 판막은 이미 세계 유수 회사들이 제품을 상용화 해 시장 선점 효과가 없어 진행을 중단한 상태다. 현재 태웅메디칼에서 수술로 판막을 삽입하는 대동맥 판막 동물실험을 진행 중이다.”

박정렬 기자 park.jungry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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