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정밀 건강검진 시스템 갖춘 가족 맞춤형 주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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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성화센터 탐방] 서울성모병원?평생건강증진센터

건강검진은 평생 건강관리의 주춧돌이다. 질병 조기 발견뿐 아니라 유전자 검사 등 첨단 검진을 통해 질병을 예측할 수 있다. 서울성모병원은 30여 년 전 국내에서 처음으로 건강검진센터 문을 열었다. 국내 최초라는 검진 역사에서 다져온 경쟁력으로 가족 단위 맞춤형 검진과 유전자 검사, 안과·정신건강의학과 특화 검진을 통해 차별화한 정밀 검진 시스템을 구축해 나가고 있다. 검사 결과만을 받아 드는 건강검진이 아닌 가족의 평생 건강을 관리하는 주치의로 입지를 다져 나가고 있는 서울성모병원 평생건강증진센터를 찾았다.   

서울성모병원 평생건강증진센터에서 자기공명영상(MRI) 촬영을 진행하고 있다. 센터는 가족 맞춤 검진과 첨단 유전자 검사 등을 통해 정밀 검진을 제공하고 있다. 김동하 기자
 

가족끼리는 생김새뿐 아니라 질병도 닮는다. 발병의 주요 인자인 생활환경과 유전적 소인이 비슷해서다. 가족의 건강 상태와 가족력은 질병의 경고이면서 주요 예측 인자다. 가족 단위 건강검진이 필요한 이유다. 서울성모병원 평생건강증진센터 김영균(호흡기내과) 센터장은 “30대 초반 여성이 가족과 함께 건강검진을 왔다가 외가 쪽에 난소암 가족력이 있는 것을 알고 난소암을 검진 우선 항목에 포함해 받은 사례가 있다”며 “혼자 왔으면 젊은 사람인데다 엄마에 대한 질병 얘기까지는 나오지 않아 난소암에 크게 주목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가족이 건강검진을 함께 받으면 검진 이후 건강관리 지침도 달라질 수 있다. 예컨대 가족 단위 검진에서 가족 구성원 한 명만 콜레스테롤이 높다면 그 사람의 생활습관을 집중적으로 점검해주면 된다. 하지만 2명 이상의 가족에서 콜레스테롤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면 ‘무조건 운동을 많이 하고 식이 조절을 하라’는 판에 박힌 처방이 아닌 다른 각도의 건강관리 지침을 내릴 수 있다. 콜레스테롤이 다른 사람보다 높아지는 이유는 두 가지 경로 때문이다. 한 가지는 먹는 것이 원인이고 다른 한 가지는 몸에서 콜레스테롤을 만드는 장치가 과하게 활동하기 때문이다. 가족 중 2명 이상이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게 나왔으면 그 가계는 생활습관뿐 아니라 유전 특성상 콜레스테롤을 잘 만드는 체질일 가능성이 크다. 김영균 센터장은 “콜레스테롤이 높지 않은 가족 구성원이라도 시간이 지나면 콜레스테롤이 더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라며 “이들에게 나이 들수록 검사를 적극적으로 받도록 하고 콜레스테롤이 이미 높은 구성원에게는 약물 처방을 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가족 단위 건강관리에 효과적
평생건강증진센터는 정밀 건강검진 시대에 발맞춰 유전자 정보를 이용한 질병 위험도 분석 서비스에도 주력한다. 유전자 검사는 정밀의학의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수검자의 유전자를 분석해 어떤 질병에 취약한지 알아내고 위험성이 높은 질환을 예측한다. 예컨대 35세 여성이 건강에 별문제는 없지만 패스트푸드와 음주를 즐기고 공복 혈당이 110㎎/?(정상 99㎎/? 이하)로 공복 혈당 장애 수준으로 나왔다고 하자. 기존에는 운동과 식습관 조절을 권하는 정도의 피드백을 받았다. 하지만 동일한 인물이 유전자 검사에서 당뇨병 위험이 크고 당뇨병과 관련 있는 칼륨 이온 운반 유전자(KCNQ1)에 위험 유전 변이를 보유하고 있다는 결과가 나오면 처방은 더욱 구체적이고 정밀해진다. 인슐린 분비 촉진 효과가 있는 오미자·토마토·둥굴레 등을 권장하는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다. 김 센터장은 “유전자 검사는 생활습관 개선 지침을 수검자가 수용하도록 할 수 있는 신뢰성 있는 참고 지표”라며 “센터에서는 암(남성·여성), 일반 질환(심뇌혈관·부인과·뇌신경 등) 검사 항목을 통해 유전자 검사 다양성을 높였고 한국인에게 자주 발생하는 질병을 중심으로 구성해 최적화된 유전자 검사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가족 단위로 유전자 검사를 받는 것도 추천할 만하다. 김 센터장은 “가족이 모두 유전자 검사를 하면 향후 발생 가능한 질환을 좀 더 정밀하게 예측할 수 있다”며 “유전자 검사는 평생 한 번만 받으면 되고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검진 이후 환경 요인을 제어하도록 장기적으로 조언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라고 말했다. 
  
검진 전문 의료진 검사·판독 
서울성모병원의 또 다른 강점은 안과·정신건강의학과 특화검진이다. 안과는 서울성모병원의 강점 분야다. 서울성모병원 안센터는 각막이식술과 백내장 수술, 망막 질환과 사시, 안성형 등 국내 안과 질환 수술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국내에서 가장 많은 각막이식술과 연간 4000례 이상의 백내장 수술을 시행하고 있다. 이런 강점을 살려 안과 분야 정밀 검진 항목을 만들었다. 정신과도 평생건강증진센터의 주력 검진이다. 김영균 센터장은 “상당히 많은 증상·질환은 정신건강의학과와 관련이 깊은데 진료를 꺼리는 사람이 적지 않다”며 “검진센터에서 정신 건강을 점검해볼 수 있도록 문턱을 낮췄다”고 말했다. 
  
서울성모병원 평생건강검진센터에는 풍부한 임상 경험을 가진 11개 진료과 27명의 교수급 의료진과 130여 명의 숙련된 전문 인력(영양사·운동처방사 등)이 검진의 질을 높이고 있다. 김 센터장은 “위내시경의 경우 임상 경험이 최소 5년 이상인 소화기내과 전문의가 검사와 판독을 한다”며 “오진율이 낮고 질 높은 건강검진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검진센터 의료진은 매주 콘퍼런스를 열고 토론한다. 그러다 보니 검진과 관련한 논문 발표가 활발하다. 일례로 평생건강증진센터 소화기내과 박재명 교수팀은 7년간(2009~2015년) 평생건강증진센터에서 위내시경을 받은 수검자 10만 명을 분석해 ‘위내시경을 오래 관찰할수록 암 발견율이 높다’는 연구결과를 지난해 국제학술지 ‘소화기내과 학회지’에 발표했다. 김 센터장은 “검진 전문 의료진은 무엇이든 검진에 맞춰 생각하기 때문에 수검자의 어떤 점이 향후 문제가 될지 늘 생각한다”며 “수검자의 건강이 악화하지 않도록 더 상세하게 상담하고 습관 개선을 적극 실천하도록 스킨십 온도를 높이는 데도 역량을 발휘한다”고 말했다.

[인터뷰] 김영균 서울성모병원 평생건강증진센터장
 


건강검진이 보편화되면서 검진 항목이 다양해지고 검진을 하는 의료기관도 많아졌다.

검진을 앞두고 어디에서 어떤 검사를 받아야 할지 고민인 사람이 적지 않다. 김영균 센터장(사진)에게 건강검진 선택 시 고려할 점을 들어봤다. 
 
 질의 : 검진 항목 선택 기준을 무엇으로 삼으면 좋을까.
응답 : “연령별·성별에 따라 집중 관리해야 할 건강 분야가 달라 이에 따라 정하면 된다. 60대 이상 부모님에겐 건강한 노후를 영위할 수 있는 시니어 맞춤 검진이 필요하다. 60대 이상 고령자에게 자주 발생하는 뇌혈관·심장·폐 질환을 집중 검진한다. 40~50대 중·장년층은 암 발병률이 높아지는 때인 만큼 암 정밀 검사를 권한다. 위암·폐암·간암·대장암·갑상샘암을 중심으로 남성은 전립샘암, 여성은 유방암 정밀 검사를 권한다. 20~30대의 건강관리는 향후 50년의 건강을 다지는 초석이다. 특히 이 시기엔 건강을 위협하는 각종 환경에 노출된다.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고, 스트레스가 쌓이며 불규칙한 생활과 자극적인 식습관에 노출된다. 하지만 나이가 젊어 방심하기 쉬운 때이기도 하다. 폐 기능, 복부 초음파 같은 기본 검사뿐 아니라 스트레스·흡연·음주로 질병에 취약해진 위·간을 살핀다.”

 질의 : 청소년도 건강검진이 필요한가.
응답 : “스트레스에 노출된 청소년도 건강 문제에서 예외가 아니다. 청소년의 절반 가까이가 스트레스를 경험했고, 이 중 우울증을 호소한 청소년은 3분의 1에 달한다는 통계가 있다. 신체 건강 검사뿐 아니라 종합임상심리검사로 지능·성격·정서와 대인관계를 점검하고 스트레스 평가를 통해 스트레스 지수와 원인을 파악하는 것이 좋다.”
 질의 : 검진센터 선택 시 고려할 점이 있다면.
응답 : “검진 전문 인력이 있는 곳을 선택하는 게 검진의 질을 높인다. 검진 전문 의료진은 검진에만 집중하기 때문에 항상 업데이트되는 기준에 맞춰 검사하고 진단한다. 비용 측면에서 경쟁력이 조금 떨어질 순 있지만 건강검진만을 전문으로 하는 의료진과 시스템이 갖춰진 곳에서 검진을 받는 비용으로 이해하면 좋다. 전문의 외에도 운동처방사와 영양사 등이 검진 이후에 고객의 건강을 평생 관리할 수 있는 곳이 좋다. 이들 인력은 의료진과 역할이 다르다. 영양·운동과 관련한 전문적인 건강관리 지침뿐 아니라 e메일과 문자서비스를 통해 지속적으로 건강을 관리할 수 있도록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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