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떨어진 기온 '급성 후두염' 주의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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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후통과 쉰 목소리가 특징…방치하면 목소리 변하고 성대 궤양 유발

뚝 떨어진 기온에 감기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이 많다. 환절기에 자주 호소하는 감기 증상 중 하나는 목이 붓고 갑자기 목소리가 변하는 것이다. 이는 바이러스·세균 감염으로 후두와 그 주변 조직에 염증이 생긴 급성 후두염 탓이다. 기온 차가 커지면 신체의 면역력이 떨어지고 대기가 건조해져 호흡기 점막이 약해진다.

후두 점막은 코와 입으로 들이마신 공기를 가습하고 이물질을 걸러내는 여과기 역할을 한다. 바이러스와 세균 때문에 염증이 생기면 빨갛게 부어오르고 통증이 발생한다. 주요 증상은 목에 이물감이 느껴지고 침을 삼킬 때 목구멍이 아프며 갑자기 목소리가 안 나오거나 변하는 것이다. 방치하면 인두, 편도, 기관지 등 주변 조직으로 염증이 퍼져 기침, 콧물, 코막힘, 가래 증상이 나타난다. 심하면 숨쉬기 힘들어 지고 발열과 근육통 같은 전신 증상이 동반된다.

급성 후두염은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2~3주 내에 완치되는데, 후두에 최대한 자극을 주지 않아야 빨리 낫는다. 실내에서는 자주 환기하고 가습기를 이용해 습도를 높여 주는 것이 좋다. 충분한 수분 섭취와 말을 삼가는 음성 휴식이 쾌유와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 후두에 자극을 줄 수 있는 흡연과 음주는 물론 맵고 짠 음식은 삼가는 것이 좋다.

필요하면 가글액을 사용하거나 통증이 심할 경우 진통제를 복용한다. 증상에 따라 해열제나 국소소염제, 스테로이드 등이 처방될 수 있다. 급성 후두염도 전염성 질환이다. 기침 증상이 있을 때는 공공 장소에서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하고 외출 후 손 씻기 등 위생 관리에 신경을 써야 한다.

영유아 급성폐쇄성후두염 악화 유의

영유아는 기도가 성인보다 좁아 급성 후두염이 급성폐쇄성후두염으로 진행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미열, 콧물과 함께 컹컹거리는 듯한 기침 소리를 내면서 숨쉬기 힘들어 한다면 전문의를 찾아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특히 급성폐쇄성후두염은 밤에 증상이 더 심해진다. 대처가 늦으면 호흡부전과 질식 등으로 진행될 수 있어 증상이 나타나는 즉시 응급실을 찾아 적절한 처치를 받아야 한다.

급성 후두염을 가볍게 생각하고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으면 만성 후두염으로 악화하거나 목소리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 만성 후두염이 진행돼 성대 내 염증이 심해지면 성대 궤양이나 성대 물혹 등이 생길 수 있으므로 후두염 증상 초기에 전문의를 찾아 진료를 받는 것이 권장된다.

도움말: 고대구로병원 이비인후두경부외과 조재구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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