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숙 과일, 2~7일 상온에서 익혀야 '말랑·달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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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일 맛있고 건강하게 후숙하는 법

키위와 망고, 바나나는 대표적인 후숙 과일로 상온에서 2~7일간 익혀 먹어야 달고 맛있다.

수확한 뒤 익어가는 과일을 ‘후숙 과일’이라 부른다. 대표적인 후숙 과일로 바나나와 망고·키위·토마토·감·무화과 등을 꼽을 수 있다. 익은 과일은 노화하면서 에틸렌 가스를 배출하는데, 이 가스가 함께 놔둔 과실에도 영향을 준다. 가령 바나나 껍질을 까서 덜 익은 키위와 같이 밀폐 용기에 보관하면 에틸렌 가스의 영향으로 키위가 빨리 후숙된다. 후숙 과일이라도 과일마다 후숙 요령과 기간이 다르다. 제대로 익히지 않으면 키위나 아보카도처럼 시거나 떫어 먹기 어려운 경우가 대부분이다.

키위=강원대 원예학과 연구진의 최근 논문에 따르면 골드 키위와 레드 키위, 그린 키위의 후숙 정도를 동일 조건에서 관찰했을 때 골드·레드 키위가 그린 키위보다 빠르게 후숙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먹기에 적합한 정도로 익을 때까지 걸린 시간은 골드 키위가 가장 짧은 2일, 레드 키위는 6일, 그린 키위는 8일에 가까웠다. 그린 키위는 거의 일주일 간 상온에 후숙시켜야 맛있게 익을 수 있는 셈이다. 이 때 후숙할수록 당도도 함께 증가했다. 그린 키위는 10브릭스(Brix, 과일의 당도를 표시하는 단위)에서 13브릭스, 골드는 12브릭스에서 14브릭스, 레드는 13브릭스에서 15브릭스까지 증가했다.
 
바나나=바나나도 후숙시켜 먹는 과일 중 하나다. 연두색 바나나를 산 뒤 며칠간 익히면 노랗게 변하다 검은 반점이 생기기 시작한다. 바나나가 성숙하면서 자연스럽게 생기는 변화로 검은 반점이 생긴 뒤 1~3일 내에 먹는 게 가장 달고 맛있다. 바나나의 경우 기온에 따른 후숙 속도를 비교한 연구가 있다. 약간 쌀쌀한 가을 날씨인 15도에서는 여름 날씨인 25도에서 보관했을 때보다 후숙이 잘 진행되지 않았다. 온도가 높을수록 과일이 더 잘 익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25도에서 보관한 바나나는 후숙 3일째부터 급격히 물렁거리기 시작했다. 후숙할수록 당도는 높아졌지만 높은 기온(25도)에서는 5일이 지나면서 오히려 당도가 줄기 시작했다. 연두색 바나나를 구입했다면 더운 날씨에서는 2~3일, 요즘 같은 가을철엔 4~5일 정도 후에 먹으면 알맞다.
 
무화과·망고·토마토=9·10월 제철 과일인 무화과는 익을수록 말랑해지고 부드러워지며 당도가 높아진다. 익지 않은 무화과는 푸른빛이었다가 전체적으로 붉어진다. 살짝 말랑한 것을 골라 냉장고에 넣고 2~3일 내에 먹으면 된다. 볕이 드는 실온에 두면 1~2일만에 익기도 하므로 무르지 않게 신경 쓴다.
 푸르스름하고 단단한 망고는 3~4일 정도 상온에 두었다 먹으면 알맞게 익는다. 
 토마토는 후숙하면서 영양도 풍부해지고 독성도 줄어든다. 녹색에서 붉은색으로 변한 토마토에는 섬유질이 더 많고 나트륨은 더 적다. 나트륨 함량이 후숙 전에 비해 약 4배 이상 줄어드는 것으로 보고됐다. 후숙 과일 대부분은 실온에 뒀을 때 더 빨리 익고, 냉장고나 김치 냉장고에서는 일주일 이상 보관할 수 있다.
 
한편 파인애플·블루베리·참외·수박 등은 후숙 과일이 아니다. 이런 과일은 상온에 방치했을 때 오히려 쉽게 부패해 못 먹고 버리기 때문에 구매할 때부터 잘 익은 것을 골라 빨리 먹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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