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 커큐민, ‘보라색’ 아로니아… 건기식에 부는 '컬러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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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료별 고유 색상 활용해 제품·브랜드 특징 전달

체내 필요한 영양소와 무기질을 골고루 섭취하기 위해 다양한 색의 식재료로 식탁을 꾸미는 '컬러 푸드족'이 적지 않다. 기억하기 쉽고, 건강에도 도움이 되는 일석이조의 방법이기도 하다. 경쟁이 치열한 건강기능식품 업계도 자사의 제품과 효과를 소비자에게 전달하기 위해 원료의 색을 강조하는 '컬러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한 건기식 업체 관계자는 "기업 브랜드는 물론 제품의 개성과 이미지를 표현하기 위한 마케팅 수단으로 '색'에 관심을 두는 기업이 늘고 있다"며 "복잡한 것을 싫어하고 이미지에 쉽게 반응하는 현대인에게 제품 원료와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컬러 마케팅'만 한 도구가 없다"고 말했다.

컬러 마케팅의 적용 사례는 다양하다. 인도의 치매 유병률이 다른 나리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것이 관찰되면서 주목받는 음식이 바로 카레다. 카레가 노란 이유는 울금에서 추출한 커큐민의 색이 노랗기 때문이다. 노란색의 커큐민은 미국 타임지에서 선정한 10대 슈퍼푸드 중 하나로 특히 뇌 건강에 도움을 주는 성분이다. 다만, 커큐민은 입자가 매우 큰 지용성 물질로 체내 흡수율이 낮고, 특유의 강한 향과 맛으로 섭취가 제한적이라는 단점이 있다. 

한독은 커큐민을 미립자화한 테라큐민을 활용해 다양한 건강기능식품을 선보이고 있다. 테라큐민 역시 커큐민과 같은 노란색 분말인데 커큐민보다 체내 흡수율을 높고, 특유의 맛과 향이 적어 쉽고 간편하게 섭취할 수 있다. 최근 출시한‘테라큐민플러스 기억력개선&항산화&비타민D’는 기억력 개선 및 혈행 개선에 도움을 주는 은행잎 추출물과 항산화와 혈압 감소에 도움을 주는 코엔자임Q10, 뼈의 형성과 유지에 필요한 비타민D 등에 부원료인 테라큐민을 더해 기능성을 강화했다. 테라큐민의 색을 강조하기 위해 제품 패키지에도 진한 노란색을 연상할 수 있는 골드 컬러를 적용했다.
 

베리류의 일종인 아로니아에는 항산화 물질인 안토시아닌 성분이 다른 베리류에 비해 4배 이상 풍부하게 포함돼 있다. 안토시아닌은 블루베리, 가지 등 보라색을 내는 식물에 많은데 섭취 시 심혈관질환의 위험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 정관장 자연 소재 브랜드 굿베이스의 ‘홍삼 담은 아로니아’는 한국인에게 친숙한 홍삼에 아로니아를 더한 건강기능식품이다. 국내산 6년근 홍삼과 폴란드산 아로니아를 첨가한 제품으로 면역 증진 및 항산화 등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제품 패키지에는 아로니아 특유의 보라색 색상을 입혀 아로니아가 주원료임을 강조했다. 새콤달콤한 맛까지 보라색과 잘 어울려 남녀노소 모두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기존에 홍삼 제품과 '컬러'로 차별화를 시도한 제품도 있다. CJ 제일제당 한뿌리의 ‘한뿌리 구증구포 흑삼진액’은 제품 내·외부를 홍삼의 빨간색이 아닌, 흑삼의 검은 빛으로 채워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강화했다. 흑삼 한 뿌리를 통째로 갈아 넣어 주성분인 진세노사이드를 그대로 섭취할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홍삼과 흑삼은 모두 인삼이 주 원료지만 흑삼은 찌고 말리는 횟수가 많고 유효성분인 진세노사이드 함량이 높다. 인삼 자체가 한국인에게 친숙한데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신규 식품원료로 등재되면서 흑삼의 검은색을 강조한 제품도 점차 늘고 있다.


건기식 업체 관계자는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효능 외에도 소비자가 제품을 선택하는 기준이 점점 확대되고 있다”며 “제품과 브랜드 경쟁력 강화를 위해 고유의 컬러를 발굴·적용하고 다양한 기능 성분을 한 번에 담아 종합적인 건강관리가 가능한 제품을 출시하는 등 업계의 전략도 다양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박정렬 기자 park.jungry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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