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반변성 종류·진행 따라 비타민·루테인 효과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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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이후 환자 급증. 사물 찌그러져 보일 땐 병원 찾아 정기 검진 받아야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노인성 안질환 환자가 점점 증가하고 있다. 재가 노인의 경우 10명 중 6명은 시력 장애가 있다는 보고도 있다. 젊을 땐 시력이 나빠도 청각 등 다른 감각이 이를 보완하지만 나이 들면 그렇지 못해 일상생활에 더 큰 어려움을 겪는다. 노인의 날을 맞아 고령층 황반변성 예방법을 소개한다.
 
황반변성은 망막의 중심부인 황반에 변성이 생기는 질환으로, 악화하면 중심시력이 감소하는 시력 장애를 유발할 수 있다. 초기에는 자각증상이 없어 병이 진행된 후에 발견하는 경우가 많으며 한쪽 눈에만 발병한 경우 다른 눈이 시력을 보완해 모르고 지내기도 한다.
 
고령층은 황반변성을 조절저하눈(노안)과 혼동해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두 질환은 몇 가지 차이점이 있다. 노안의 경우 가까운 곳만 잘 보이지 않고 돋보기 안경으로 교정이 가능하다. 반면 황반변성은 가까운 곳과 먼 곳 모두 잘 안보이고 돋보기 안경만으로는 시력이 충분히 교정되지 않는다. 사물이나 글자가 구불구불하고 찌그러져 보이거나 시야의 중심부가 까맣게 보이는 것도 황반변성의 특징이다.
 
특히, 50대 이후 시력에 문제가 생겼다면 암슬러 격자를 활용해 황반변성 여부를 자가진단 해 보는 것이 좋다. 한쪽 눈을 가리고 30cm 거리에서 암슬러 격자를 바라봤을 때 가운뎃점이 잘 보이지 않거나 선들이 휘어 보이고 끊어진다면 황반부 질환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이런 증상이 새롭게 발생하거나 점차 진행되는 경우 병원을 찾아 정밀 진단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50대 이후 시력저하 나타나면 병원 찾아야
황반변성은 예방이 최선의 치료로 꼽힌다. 일단 황반변성이 진행돼 망막 신경이 손상되면 치료해도 시력 호전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황반변성 환자 10명 중 9명은 50대 이상이다. 이 연령대에는 시력 저하를 단순 노안이라 여기기보다 황반변성과 구분을 위해 한 번쯤 병원을 찾아 정밀한 안과 검진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고혈압·고지혈증 등 만성질환과 심혈관계 질환은 황반변성의 위험을 높일 수 있어 이를 앓고 있다면 더욱 눈 건강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자외선과 흡연도 위험 인자로 지목된다. 야외 활동 시 선글라스를 착용하고 담배는 끊는 것이 좋다.
 
눈 건강을 위해 비타민C나 비타민E, 아연, 구리, 베타카로틴 등의 영양소를 섭취해주는 것은 좋지만, 황반변성에 대한 효과는 제한적이다. 황반변성이 없는데 예방 차원에서 먹거나, 황반변성 초기에 병의 진행을 막기 위해 먹는 것은 큰 효과가 없다. 루테인도 마찬가지다. 건양대 김안과병원 김재휘 교수는 “건성 황반변성이 어느 정도 진행된 경우에, 루테인을 기본으로 한 약을 장기간 복용하면 습성 황반변성으로 진행되는 것을 막아주는 효과가 있다”면서도 “하지만 루테인은 첫째, 습성 황반변성인 경우 복용한다고 눈이 좋아지지 않고 둘째, 어느 정도 진행한 건성 황반변성에서 효과가 있는 것일 뿐 황반변성 예방을 위해 먹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황반변성은 조기에 발견해 주사제 등으로 치료하면 증상이 악화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병원을 선택할 때는 황반변성 치료 경험이 풍부한지, 안구 CT나 형광안저혈관조형 등 황반변성 검사가 가능한 병원인지를 따져보는 게 좋다. 정확한 치료를 위해 초기 진단 후 한두 명 정도 다른 전문의를 찾아볼 순 있지만, 자주 병원을 바꾸는 것은 연속성 있는 치료를 방해할 수 있어 피해야 한다.
 
김재휘 교수는 “약을 먹어도 눈이 자꾸 나빠지는 것은 영양소 문제가 아니라 치료가 필요한 상태인데도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않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황반변성은 암처럼 의사와 환자가 함께 오랜 시간 관리하며 적절한 때 맞춤 치료를 해야 하는 질환이다. 꾸준히 관리하면 개선할 수 있으므로 증상이 있을 땐 주저하지 말고 병원을 찾아 치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박정렬 기자 park.jungry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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