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연휴에 해외 여행 떠나는 당뇨병 환자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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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상황 대비한 장거리 여행 가이드

명절 연휴에 해외여행을 준비하는 사람이 많다. 당뇨병 환자는 해외여행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있다. 여행 중에 혈당이 오르락내리락하면 응급 상황이 발생하기 쉽다. 인제대 상계백병원 당뇨병센터 고경수 교수의 도움말로 당뇨병 환자가 알아두면 좋은 건강 정보를 짚어본다.

▶여행 전
여행 일정이 결정되면 떠나기 전에 담당 의료진으로부터 병명과 복용 중인 약품의 성분명이 기재된 영문 진단서나 처방전을 받아두도록 한다. 영문 진단서에는 당뇨병뿐만 아니라 동반 질환, 병용 약물의 성분명 리스트가 모두 들어있는 것이 바람직하다. 당뇨병 합병증 중 망막병증을 앓고 있거나 최근 망막 레이저 치료를 받은 환자는 비행기 여행 시 압력 차이 때문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담당 의료진에게 항공 여행 가능 여부를 미리 확인하는 게 좋다.

▶짐 싸기
복용 약, 인슐린 주사, 혈당 측정기, 저혈당 대비 약품 등 평소 치료에 필요한 물품을 체크리스트로 만들어서 빼먹지 않도록 챙긴다. 필요한 약품이나 물품은 여행기간보다 넉넉하게 준비하도록 한다. 공항 검색에 대비해 가능하면 원래의 용기에 담아가도록 한다. 약품과 당뇨병 관련 용품은 하나의 가방에 넣어 항상 소지한 채로 기내에 탑승하도록 한다. 부치는 짐의 파손이나 분실의 위험을 덜고 화물칸의 급격한 온도나 기압 변화로 인슐린 주사의  변질을 막기 위함이다.

여행 일정을 확인해 활동에 적절한 신발을 준비한다. 자칫 발에 생길 수 있는 상처를 예방하기 위해서다. 신발의 스타일보다는 평소에 편하게 착용한 신발을 신고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새 신발을 신고 가는 것은 피한다. 많이 걷는 일정이라면 발에 생길 수 있는 물집이나 굳은살을 고려해 여분의 신발을 가져가서 번갈아 신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인제대 상계백병원 당뇨병센터 고경수 교수는 “예기치 않은 응급상황 발생을 고려해 당뇨병 환자라는 영어판 인식표(I have diabetes)를 항상 몸에 지니고 다니는 게 좋다”며 “여행자 보험 질환에 당뇨병도 해당되는지 미리 확인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공항 검색대를 통과할 때는 미리 약품이나 당뇨병 관련 용품을 진단서나 처방전과 함께 따로 꺼내놓으면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2016년 이후 미국 공항 검색대에서는 당뇨병 환자의 인슐린이나 기타 액체 형태의 약물은 총 부피가 100mL 이상이 되더라도 허용한다.

인슐린은 X-선 검색대를 통과하더라도 문제가 생기지 않지만 환자가 원하면 손으로 하는 검사를 요청할 수 있다. 인슐린 펌프나 지속형 혈당 모니터링 기계를 착용한 환자는 X-선 검색대나 금속 탐지기를 통과하지 말고 손으로 하는 검사를 요청하도록 한다. 인슐린 펌프를 착용 중인 환자는 여행 중 펌프가 고장 날 경우를 대비해 인슐린 주사와 용량을 미리 숙지하고 필요한 양을 소지하도록 한다.

▶비행 중
하루 24시간을 기반으로 하는 당뇨병 약물 용량 및 용법은 시차가 없는 남북 방향으로의 여행은 문제가 없지만 시차가 나는 동서 방향의 여행은 약물 용량과 용법에 조정이 필요하다.

인슐린 주사를 맞는 당뇨병 환자는 동쪽으로 여행 시 하루가 짧아지게 되므로 인슐린 용량을 줄여야 하며, 서쪽 방향으로 여행 시에는 그 반대의 원칙이 적용된다. 도착한 다음날 아침부터는 기존 우리나라에서 투약하던 대로 여행지 시간에 맞춘다.

현실적으로는 시차가 3시간 이내면 기존 약물의 용량이나 용법을 조절할 필요가 없다. 서쪽으로의 여행 시에도 기존 인슐린 용량을 그대로 맞은 후 출발하는 것이 권고된다. 다만 3시간 이상 차이가 나는 동쪽으로 여행 시에는 도착한 후 첫 날은 짧은 하루를 보내는 만큼 기존 인슐린 용량에서 10% 감소해 주사하는 것이 저혈당의 위험을 낮출 수 있다.

경구혈당강하제를 복용 중인 환자는 5시간 이상의 시차가 나는 지역을 여행할 계획이라면 담당 의료진과 미리 상의하는 것이 좋다. 애매한 경우라면 비행 중에는 약물 복용을 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오히려 안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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