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맥이 유발하는 병 ‘통풍’…똑같이 먹어도 남자에게 흔한 이유는?

인쇄

20대 남성 통풍 발병률 82% 증가

통풍은 바람만 불어도 아플 정도로 통증이 심하다. 흔히 비만 중년 남성이 잘 걸리는 질병으로 알려졌다. 통풍은 과도하게 높아진 혈중 요산이 결정 형태로 관절·신장 등에 쌓이면서 염증을 일으키는 병이다. 심한 통증, 고열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만성화 하면 발가락·발목·무릎·손가락 등에 통풍 관절염이 발생해 관절이 뒤틀린다. 강동경희대병원 류마티스내과 이상훈 교수의 도움말로 통풍에 대해 알아봤다. 
 

통풍은 요산 관리가 핵심
남성은 여성보다 통풍에 취약하다. 강동경희대병원 이상훈 교수는 "남성은 여성보다 근육이 크고 세포량이 많아 기본적으로 요산이 많이 만들어진다"고 말했다. 게다가 여성과 달리 신장에서 요산이 몸으로 재흡수되는 것을 억제하는 여성호르몬이 없다. 최근엔 비교적 젊은 남성의 통풍 발병률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실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2년 20대 통풍 환자는 1만 882명이었지만 지난해에는 1만 9842명으로 82% 증가했다. 같은기간 30대 남성환자도 3만7965명에서 6만 3221명으로 66%증가했다. 

통풍은 음식의 영향을 민감하게 받는다. 통풍의 원인인 요산은 본래 땀이나 대·소변으로 배출된다. 요산은 음식으로 섭취한 핵산(퓨린)이 몸에서 처리되는 과정에서 만들어진다. 따라서 핵산이 많은 음식을 섭취하면 혈중 요산 농도가 올라간다. 퓨린은 쇠고기·돼지고기 같은 고기류와 천엽·간·허파 같은 내장류, 고등어 같은 어류에 많다. 술은 요산이 소변을 통해 빠져나가는 것을 방해한다. 술을 즐기는 남성에게 통풍 발병률이 높은 이유다. 

통풍 치료는 요산 관리가 핵심이다. 식생활습관 개선으로 혈중 요산 수치가 높아지지 않도록 한다. 통풍을 유발하는 원인을 최대한 피하기 위해서다. 통풍이 진행하면서 생긴 통풍 관절염은 약으로 관절염 염증·통증을 없애고 관절 변형을 막는다.

혈관·신장 상태도 살펴야
통풍에 걸렸다면 고혈압·당뇨병 같은 신체 건강상태를 점검해야 한다. 통풍은 심각한 만성질환을 알리는 일종의 경고등이다. 통풍 환자는 대사증후군·콩팥병·심혈관 질환 등으로 인해 일반인 보다 사망할 위험이 크다.  2007년 국제 학술지 ‘순환’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남성 5만129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통풍 환자는 일반인보다 사망 위험은 28%, 심혈관 질환에 의한 사망 위험은 38%, 심근경색증 발병 위험은 59% 높았다. 

2011년 대한류마티스학회지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통풍 환자는 고혈압, 당뇨병 같은 만성 대사성 질환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았다. 연구팀은 2005년부터 2008년까지 3개 대학병원에서 통풍으로 치료 중인 환자 136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고혈압 36%, 당뇨병 11%, 협심증 8.1%, 심부전 6.6%, 고지혈증 4.4% 순으로 기저질환을 동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통풍에 걸렸다면 합병증 증세가 있는지 확인하고 통풍과 함께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신장 상태도 살펴야 한다. 요산은 신장을 통해 배설된다. 만일 혈중 요산 수치가 높은 고요산혈증 상태라면 신장이 요산을 배출하다 신장이 망가질 수 있다. 반대로 만성신부전으로 통풍이 생기기도 한다. 이상훈 교수는 "신장과 요산은 서로 밀접하게 연관이 있다"며 "통풍을 치료할 때 신장이 어떤 상태인지 살피고 안전한 약제를 선택해 치료해야 한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중앙일보에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