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어깨 질환 … 통증 같아도 원인·치료법 달라

인쇄

[전문의 칼럼] 아주대병원 재활의학과 윤승현 교수


윤승현 교수

어깨가 아픈 이유는 다양하다. 40~60대는 흔히 오십견으로 불리는 유착(성)관절낭염과 회전근개 손상이 어깨 통증 원인의 50% 이상을 차지한다. 그 외 힘줄 주변에 석회가 생기는 석회(화)건염, 어깨 주위 근육에 통증이 생기는 근막통증후군도 흔하다. 20~30대의 경우 습관성 탈구가 어깨 통증의 원인이다. 
  
유착관절낭염은 팔뼈와 어깨뼈 사이 관절주머니에 염증이 생겨서 어깨 관절이 굳는 병이다. 발병 초기(1~2개월)에는 움직임과 상관없이 가만히 있어도 항상 어깨가 아프고 뻣뻣하다. 발병 4~6개월쯤에는 통증이 조금 감소하지만 어깨가 결리는 느낌 때문에 팔을 올릴 수가 없다. 이때 환자 스스로는 물론 남이 도와줘도 아파서 팔을 올릴 수 없을 만큼 운동 범위가 줄어든다. 
  
중년에게 유착관절낭염만큼 흔한 질환이 회전근개 손상이다. 어깨의 운동을 담당하는 근육을 회전근개라고 한다. 회전근개 손상은 어깨의 힘줄을 많이 써서 생기는 퇴행성 변화다. 오래 쓴 밧줄의 겉이 너풀너풀해지고, 더 쓰면 조금씩 끊어지기 시작하는 것과 같다. 무거운 물건을 들려고 하면 통증이 있다. 힘이 떨어지지만 도움을 받으면 팔을 올릴 수 있다. 
  
석회건염도 어깨 통증의 흔한 원인이다. 통증이 서서히 나타나는 대부분의 어깨 질환과 달리 석회건염은 통증이 매우 심하고 갑자기 나타나기 때문에 응급실을 찾는 경우가 많다. 석회건염은 어깨 통증이 없으면 미리 치료할 필요 없다. 석회는 대부분 몸에 자연스럽게 흡수되기 때문에 치료가 잘 되는 편이다. 
  
유착관절낭염, 회전근개 손상, 석회건염은 대개 수술 없이 약물·운동·주사 치료 같은 보존적(비수술적) 치료로 해결된다. 주사 치료는 주로 항염증제인 스테로이드를 사용한다. 많은 양을 주사하면 어깨의 퇴행성 변화를 가져올 수 있지만 꼭 필요할 때 적절한 용량을 처방하면 통증을 빠르게 줄여준다. 유착관절낭염에서는 좁아진 관절주머니를 펴주는 수압팽창 치료, 회전근개 손상인 경우 힘줄의 퇴행성 변화를 막고 약해진 힘줄을 강화해주는 프롤로 치료를 한다. 
  
아직까지 유착관절낭염이 왜 생기는지 이유는 잘 모르지만 덜 사용하는 어깨(오른손잡이의 경우 왼쪽 어깨)에 잘 생기는 것으로 보아 평소 스트레칭을 자주 해주는 것이 질환 예방에 도움이 된다. 특히 갑상샘 질환자나 당뇨 환자의 경우 발병률이 높으므로 갑상샘 호르몬이나 혈당 수치를 잘 관리해야 한다. 회전근개 손상은 어깨를 과하게 사용하거나 잘못된 자세에서 잘 나타난다. 접영·테니스·배드민턴 등 팔을 어깨 위로 올리는 동작이 많은 운동을 한 후에 어깨 통증이 심해지지 않는지 확인해야 한다.

< 저작권자 © 중앙일보에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