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골이 수술 후 재발했을 땐 ‘물리치료’ 효과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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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개념 치료 ‘상기도 근기능강화운동’

상기도 근육 강화 운동은 목젖 부위의 근육을 강화시켜 잠잘 때 기도가 막히는 것을 방지하고 코골이를 완화시킨다.

#올해 초등학교 6학년인 김준석(가명) 군은 어릴 적부터 코를 심하게 골았다.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으로 깊게 잠들지 못하고 뒤척이며 깨는 빈도가 잦았다. 6세가 되던 해 편도선 및 아데노이드 절제술을 받았지만 효과는 오래 가지 못했다. 다시 코를 골기 시작한 김군은 피로감과 두통을 호소했다. 집중력 저하로 학업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다 최근 ‘상기도 근기능 강화 운동(일명 코골이 물리치료)’라는 것을 알게 됐다. 병원에 다니며 진료를 받은 지 두 달째, 코골이와 수면무호흡 증상이 수술 직후보다 더 호전됐다.
 
유난히 코를 많이 고는 사람이 있다. 코골이는 어떤 원리로 발생하는 것일까. 우리가 숨을 쉴 때 목젖과 혓바닥 같은 구조물이 길을 잘 비켜주면 공기가 기도로 잘 들어가는데, 이 길을 ‘숨길’이라고 한다. 잠을 자고 있을 때는 이런 구조물을 지탱하는 근육이 힘을 잃고 쳐진다. 심하면 목젖과 혓바닥이 뒤로 쳐져 숨길까지 막는다. 이 때 기도가 좁아져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이 발생한다. 이렇게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은 상기도의 근육과 직접 관련돼 있다. 따라서 규칙적인 운동으로 근육을 수축시키면 늘어짐을 방지해 코골이 완화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지난해 신의료기술로 인정 받은 치료법
그동안 소아 코골이·수면무호흡 치료는 편도선 및 아데노이드 절제술이 보편적인 해결책이었다. 수술한 직후에는 증상이 개선됐지만 재발률이 70%가량 발생할 만큼 장기적인 효과는 낮았다. 구조적인 문제뿐 아니라 혀뿌리와 목젖 부위의 상기도 근기능도 코골이의 중요한 요소였기 때문이다.
 
상기도 근기능 강화 운동은 이 부위의 근육을 강화하는 치료법이다. 수술 전후를 막론하고 수면 중 기도를 확보하는 데 도움을 준다. 김군을 치료하고 있는 을지대 을지병원 이비인후과 김호찬 교수는 “코골이 수술이 불가능한 경우나 수술을 한 뒤 이런 상기도 근기능 강화 운동을 실천하면 증상 개선에 큰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수면무호흡의 치료 기구인 양압호흡기를 사용할 때 불편감도 이 운동으로 줄여줄 수 있다.
 
상기도 근육 강화해 수면 중 기도 열어
상기도 근기능 강화 운동의 대상은 모든 코골이 및 수면무호흡 환자이다. 특히 편도절제술을 받은 뒤 코골이 증상이 재발한 소아에서 매우 효과적이다. 습관적으로 코가 아닌 입으로 숨을 쉬는 경우에도 이 운동이 도움이 된다. 이렇게 입으로 숨을 쉬게 되면 안면 골격 성장에 영향을 줘 미운 얼굴이 되기 쉽고 성인이 되서도 심한 코골이를 앓게 될 가능성이 높은 편이다.
 
상기도 근기능 강화 운동은 지난해 7월 ‘신의료기술’로 인정받았다. 김호찬 교수는 “올해 2월부터 을지병원에서도 이 치료법을 시행 중”이라며 “대상에 따라 성인용과 소아용으로 구분하고 1,2차 교육 과정을 마친 뒤 2~4회 30분간 언어재활사와 운동 방법을 배우는 형식으로 진행한다”고 말했다. 1차에는 난이도가 낮은 방법을, 2차에는 조금 더 어려운 방법을 알려준다. 교육과정을 마치면 수면다원검사 등을 통해 치료 효과를 확인할 수 있다.  김 교수는 “이 치료의 핵심은 환자 개개인의 구조적 특성을 반영해 치료 프로토콜을 맞춤형으로 변형시키는 것”이라며 “이렇게 훈련 받은 방법을 3개월간 스스로 꾸준히 시행하면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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