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 코를 많이 고는 사람이 있다. 코골이는 어떤 원리로 발생하는 것일까. 우리가 숨을 쉴 때 목젖과 혓바닥 같은 구조물이 길을 잘 비켜주면 공기가 기도로 잘 들어가는데, 이 길을 ‘숨길’이라고 한다. 잠을 자고 있을 때는 이런 구조물을 지탱하는 근육이 힘을 잃고 쳐진다. 심하면 목젖과 혓바닥이 뒤로 쳐져 숨길까지 막는다. 이 때 기도가 좁아져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이 발생한다. 이렇게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은 상기도의 근육과 직접 관련돼 있다. 따라서 규칙적인 운동으로 근육을 수축시키면 늘어짐을 방지해 코골이 완화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지난해 신의료기술로 인정 받은 치료법
그동안 소아 코골이·수면무호흡 치료는 편도선 및 아데노이드 절제술이 보편적인 해결책이었다. 수술한 직후에는 증상이 개선됐지만 재발률이 70%가량 발생할 만큼 장기적인 효과는 낮았다. 구조적인 문제뿐 아니라 혀뿌리와 목젖 부위의 상기도 근기능도 코골이의 중요한 요소였기 때문이다.
상기도 근기능 강화 운동은 이 부위의 근육을 강화하는 치료법이다. 수술 전후를 막론하고 수면 중 기도를 확보하는 데 도움을 준다. 김군을 치료하고 있는 을지대 을지병원 이비인후과 김호찬 교수는 “코골이 수술이 불가능한 경우나 수술을 한 뒤 이런 상기도 근기능 강화 운동을 실천하면 증상 개선에 큰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수면무호흡의 치료 기구인 양압호흡기를 사용할 때 불편감도 이 운동으로 줄여줄 수 있다.
상기도 근육 강화해 수면 중 기도 열어
상기도 근기능 강화 운동의 대상은 모든 코골이 및 수면무호흡 환자이다. 특히 편도절제술을 받은 뒤 코골이 증상이 재발한 소아에서 매우 효과적이다. 습관적으로 코가 아닌 입으로 숨을 쉬는 경우에도 이 운동이 도움이 된다. 이렇게 입으로 숨을 쉬게 되면 안면 골격 성장에 영향을 줘 미운 얼굴이 되기 쉽고 성인이 되서도 심한 코골이를 앓게 될 가능성이 높은 편이다.
상기도 근기능 강화 운동은 지난해 7월 ‘신의료기술’로 인정받았다. 김호찬 교수는 “올해 2월부터 을지병원에서도 이 치료법을 시행 중”이라며 “대상에 따라 성인용과 소아용으로 구분하고 1,2차 교육 과정을 마친 뒤 2~4회 30분간 언어재활사와 운동 방법을 배우는 형식으로 진행한다”고 말했다. 1차에는 난이도가 낮은 방법을, 2차에는 조금 더 어려운 방법을 알려준다. 교육과정을 마치면 수면다원검사 등을 통해 치료 효과를 확인할 수 있다. 김 교수는 “이 치료의 핵심은 환자 개개인의 구조적 특성을 반영해 치료 프로토콜을 맞춤형으로 변형시키는 것”이라며 “이렇게 훈련 받은 방법을 3개월간 스스로 꾸준히 시행하면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중앙일보에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