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자외선, 피부만 보호하면 그만? 눈에 더 치명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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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는 햇빛 반사 심해 주의해야

기록적인 폭염이 계속되고 있다. 여름철 강한 자외선은 피부뿐만 아니라 눈에도 치명적이다. 눈은 우리 몸 장기 중에서 피부와 함께 외부에 직접 노출돼 자외선의 공격에 취약하다. 자외선이 눈의 가장 바깥쪽에 있는 각막부터 수정체·망막 세포까지 침투한다. 눈의 각막 세포가 화상을 입거나 사물을 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시각 세포가 서서히 망가지면서 시력이 떨어진다. 대표적인 여름 휴가지인 바다·수영장은 자외선 반사가 심해 더 주의해야 한다. 누네안과병원 최철명 원장의 도움말로 여름철 주의해야 할 눈 건강에 대해 알아봤다.
 

자외선에 지속적으로 노출된 눈은 빠르게 늙는다. 우선 각막이 손상된다. 특히 한꺼번에 강한 자외선을 받으면 눈도 피부처럼 화상을 입는다. 바로 광각막염이다. 눈 안에 모래가 들어간 것처럼 따갑고 이물감을 호소한다. 시야가 흐려지고 눈물을 계속 흘리기도 한다. 다행히 하루 이틀 정도 쉬면 자연스럽게 치유된다.

자외선은 각막 세포만 파괴하는 것이 아니다. 눈에 닿은 자외선은 각막을 넘어 수정체·망막까지 깊숙이 침투해 단백질 변성을 일으킨다. 이렇게 변성이 심해지면 수정체가 혼탁해져 빛을 잘 굴절시킬 수 없다. 특히 대표적인 휴양지인 바다·수영장 등은 햇빛 반사가 심해 다른 곳보다 자외선의 강도가 세다. 누네안과병원 최철명 원장은 “나이가 들면 노화로 자연스럽게 수정체가 굳으면서 혼탁해지는데 자외선이 이 속도를 가속해 백내장 진행을 재촉한다”고 말했다. 백내장이 심해져 나타나는 실명의 20%는 자외선이 원인이라는 분석도 있다. 

시야가 구불구불하게 휘는 황반변성을 야기하기도 한다. 황반은 수정체 뒤쪽에 위치한 망막의 중숨부위다. 시세포가 밀집돼 있어 시력의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이 곳에 문제가 생기면 시야 중심부가 휘어져 보인다. 실제 을지대 안경광학과 이군자 교수팀이 2011년부터 2012년까지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토대로 45세 이상 남녀 6219명을 분석한 결과 자외선 노출 시간에 비래해 황반변성 발생 위험이 커졌다. 특히 햇빛을 하루 5시간 이상 쬐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황반변성 발생 위험이 30% 이상 높았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땀을 많이 흘린다면 녹내장에 주의해야 한다. 땀띠나 햇빛 알레르기를 치료하기 위해 사용하는 스테로이드 연고가 녹내장을 발병·악화시킬 수 있어서다. 스테로이드 성분이 안압을 높여 시신경이 손상을 유발한다. 만약 녹내장을 앓고 있거나 망막이 약해 안압 상승 위험이 큰 고도근시 환자라면 스테로이드 약을 사양하기 전에 안과 전문의와 상의하는 것 좋다. 
 


선글라스 색 짙으면 자외선 차단 역효과
여름철 눈 질환을 막으려면 자외선을 차단하는 것이 최선이다. 야외 활동을 할 때 반드시 모자·선글라스를 착용한다. 최 원장은 “가장 효과적으로 자외선을 차단하는 것은 선글라스”라고 말했다. 모자는 눈으로 들어오는 자외선의 50%만 차단하지만 선글라스는 99% 막을 수 있다. 다만 선글라스를 고를 땐 본연의 기능을 고려해야 한다. 첫째 자외선 차단 여부다. 선글라스 렌즈에 자외선 차단 기능이 있는 필름이 코팅돼 있는지 확인한다. 가능한 UV400마크가 있는지를 확인하고 구입한다. 유아 선글라스도 마찬가지다. 아이는 성인에 비해 상대적으로 동공이 크고 수정체가 맑아 자외선 노출에 더 신경써야 한다. 

둘째는 선글라스 렌즈의 농도다. 선글라스를 착용한 상태에서 눈동자가 들여다보일 정도인 75~80%가 적당하다. 흔히 색이 짙으면 자외선도 잘 차단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이는 오해다. 물론 렌즈 색이 짙으면 가시광선 투과율이 떨어져 눈부심이 적다. 빛이 눈으로 직접 들어오는 것을 줄여줘 눈의 피로도를 덜어준다. 하지만 농도가 너무 짙으면 오히려 동공이 확장돼 자외선 유입량이 늘어날 수 있다. 또 주변 사물을 정확하게 식별하지 못한다. 장애물을 제대로 보지 못해 팔다리가 긁히거나 넘어질 수 있다.

색도 중요하다. 선글라스 렌즈에 사용하는 색은 검은색부터 회색·갈색·녹색·노란색 등 다양하다. 선글라스의 색은 주변 사물의 색상 인지와 관련이 깊다. 따라서 선글라스를 착용하는 장소·목적에 맞춰 적합한 색을 골라야 한다. 일반적으로 평소 착용하기 무난한 색은 회색계열이다. 다양한 색의 가시광선을 골고루 흡수해 색의 왜곡현상이 적다. 그만큼 자연에 가까운 색을 보여준다. 녹색 계열은 적색·청색 가시광선을 흡수해 망막에 상이 정확하게 맺히도록 한다. 낚시나 골프처럼 한 곳에 집중해 봐야 할 때 착용한다. 갈색 계열은 빛이 흩어지는 파란색을 흡수해 시야를 선명하게 해준다. 바닷가에서 활동할 때 쓰기 적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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