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이야기]주사로 인한 감염 막으려면 '이것' 주의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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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안전하게 주사 맞는 법

일러스트 최승희 choi.seunghee@joongang.co.kr

최근 주사와 관련된 사건이 많았습니다. 신생아 사망, 집단 C형 감염, 집단 패혈증 사건 등이 크게 이슈화 됐죠. 모두 정맥 주사를 통한 감염이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특히 집단 C형 간염과 패혈증 사건은 의원급 병원에서 발생해 더욱 충격이었습니다. 평소 누구에게나 생길 수 있는 일인 셈이니까요.
대부분의 환자는 이런 일에 ‘속수무책’이라고 생각할 것입니다. 하지만 주사 맞는 과정을 잘 알고 나면 환자가 모니터링 할 수 있는 부분도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의료진과 환자가 함께 ‘이중확인’ 할수록 더 안전해지겠지요. 이번 약 이야기에서는 약을 투여하는 여러 경로 중 ‘주사’의 안전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먼저 주사의 종류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주사는 투여 경로에 따라 피하·근육·정맥 주사로 나눕니다. 약의 종류와 환자의 신체 상황 등에 따라 다른 투여 경로로 맞게 되죠.
 
피하 주사는 45도 각도로 기울인 주사기를 팔뚝 등의 피하지방층에 삽입합니다. 보통 30분 이내에 효과가 나타나며 대상포진 백신 같은 일부 예방 주사와 헤파린(혈액응고제)·인슐린 등을 이 경로로 맞습니다. 헤파린·인슐린 주사 후에는 피부를 문지르면 안 되는데, 헤파린의 경우 출혈로 멍이 들 수 있고 인슐린은 너무 빨리 흡수돼 저혈당이 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근육 주사는 엉덩이 윗부분이나 팔뚝에 90도 각도로 맞습니다. 근육 층은 피하보다 혈관이 많아 약 10분이면 약의 효과가 나타납니다. 진통·소염 주사와 독감 예방 주사가 대표적이며 주사 후 그 부위를 가볍게 문지르면 약물 흡수를 도울 수 있습니다.
정맥 주사(Intravenous Injection, IV)는 응급 상황에서 약물을 빨리 주입하거나 일정한 농도와 정확한 용량으로 지속적으로 투여할 때 사용합니다. 혈관에 직접 투여하므로 금세 효과가 나타나죠. 대신 감염의 가능성이 높고 반응 정도도 심각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건 어떤 주사든 주사기 준비부터 삽입까지 모든 과정에 ‘무균 상태’가 유지돼야 합니다.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서지요. 특히 정맥 주사는 잘못 됐을 경우 피해가 클 수 있어 더욱 주의해야 합니다. 지금부터 정맥 주사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정맥 주사는 팔뚝, 손등 같은 신체의 ‘말초 정맥’이나 쇄골 아래 같은 큰 ‘중심 정맥’에 맞습니다. 약의 종류, 환자의 상태에 따라 바늘 굵기와 주사 부위를 결정하죠.
주사 과정은 간단합니다. 편히 누운 상태에서 주사 맞을 부위의 피부를 소독한 뒤 멸균된 삽입관(카테터)을 정맥에 꽂고 테이프 등으로 이 부위를 밀봉(드레싱) 합니다. 그리고 수액이나 필요한 약을 주입합니다.
그런데 이 때 다양한 요인으로 감염이 생길 수 있습니다. 환자 피부에 서식하던 균이 내부로 침투할 수도 있고, 오염된 소독제가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습니다. 연결한 삽입관 부위가 오염되기도 합니다. 주사 바늘 부위에 붙여 둔 테이프에 틈이 생겼거나 젖었을 때도 세균이 자라기 쉬운 환경이 됩니다. 오염된 주사제나 주사기를 통해 감염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모두 정맥 주사를 맞을 때 항상 눈 여겨 봐야 할 부분들입니다.
 

바늘을 삽입한 부위에 통증이 느껴지거나 저혈압, 오한·발열이 생겼다면 감염의 신호일 수 있습니다. 감염이라면 항생제 치료를 하게 될 것입니다. 피해는 크고 작게 나타납니다. 우선 치료 기간과 의료비가 증가하겠죠. 환자의 건강이 안 좋은 상태였다면 패혈증 등으로 수일 내 사망할 수 있습니다.
건강한 사람도 안심하면 안됩니다. 감염 관리가 잘 되지 않는 병원에서 정맥 주사를 맞으면, 감염 되고도 모르고 지나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가령 오염된 주사기·주사제 등을 통해 간암의 원인인 B·C형 간염 바이러스, 에이즈의 원인인 HIV 바이러스에 감염 돼 우리도 모르는 새 서서히 병이 진행될 수도 있는 일이니까요.
그래서 주사와 관련된 모든 과정에서 무균의 원칙이 중요한 것입니다. 의료진이라면 당연히 지켜야 하며 이를 위해 병원 내 감염관리 교육도 받습니다. 그리고 이 때, 환자·보호자도 감시자의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자신이 정맥 주사를 맞게 됐다면 감염 예방을 위해 씻지 않은 손으로 주사 줄을 만지지 않습니다. 주사 부위에 붙인 테이프(드레싱)가 젖지 않게 조심합니다. 축축한 환경에서는 세균이 서식하기 더 쉽기 때문이죠.
세균이 침입할 수 있는 모든 통로도 봉쇄해야 합니다. 테이프가 헐겁거나 삽입관이 느슨하거나 빠진 경우 담당 간호사나 의사에게 빨리 알려 조치를 취하도록 합니다.
한 가지 더 있습니다. 주사를 준비하는 의료진이 손을 씻지 않았거나 일회용이 아닌 주사기를 사용하는 것 같다면 바로 의문을 제기하도록 합니다. 국제의료기관평가위원회(JCI)는 병원 진료 과정에서 의문이 생기면 적극적으로 질문하라는 ‘Speak Up(스피크업)’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환자의 안전을 위해 질문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또한 바늘을 꽂는 치료는 최대한 피합니다. 주사 대신 먹는 약으로 바꿀 수 있는 상태라면 바로 바꿔야 합니다. 바늘이 혈관에 꽂힌 상태가 지속될수록 감염의 확률은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더불어 질병 예방이나 치료 목적이 아닌 미용 등을 위한 정맥 주사를 무분별하게 맞는 것 역시 피하기를 권합니다.
 

도움말: 질병관리본부 의료관련감염 표준예방지침(2017), 대한의료관련감염관리학회장 김미나(서울아산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교수), 건국대 병원 감염관리팀장 최정화
 
※ 약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으면 메일로 보내주세요. 주제로 채택해 '약 이야기'에서 다루겠습니다.(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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